[프라임경제] 엔터주(엔터테인먼트주의 속칭)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가수 비가 제이튠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전량 매도해 주가가 급락하는 등 홍역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연예인 관련 뉴스나 연예인을 투자자로 동원해 관심을 모으는 경우가 많았지만 연예인의 인기가 기업 실적과 바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엔터주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 왔다. 아울러 엔터주의 대부분은 우회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실한 상장회사를 인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전 회사의 부실한 재무구조를 이끌고 나가기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일시적 뉴스가 곧바로 수익성을 보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체력이 약해 가격이 급락하는 경우 보유를 오래 하기 부담스러운 특징이 있는 것.
하지만 일부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지속적인 수익을 내기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수익창출능력에 힘입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 눈길을 끈 바 있는 SM엔터테인먼트가 한 예다.
한편 배용준이 대주주로 있는 키이스트(054780) 역시 실적과 관련 눈길을 끈 데 이어, 안정적 수익 추구 모델 구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배용준 테마주' 1인기업식 업계 관행의 그림자 지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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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배용준의 인기는 키이스트에게는 후광인 동시에 한류열풍이 사그라든 이후의 수익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사진은 일본에 욘사마 바람을 불러온 드라마 '겨울연가'> | ||
하지만 키이스트는 지난해 매출액 128억원, 영업이익 7억원, 순이익 105억원을 기록하며 수년간의 적자경영에서 벗어났다. 키이스트는 2008년 23억원의 영업손실과 5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 금년 1분기 실적을 봐도 매출 81억원에 영업이익 6억원으로 전년도 매출의 반 이상을 이미 달성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인기인 1명에 사실상 기대는 1인기업식 경영이나 주먹구구식 경영 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키이스트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종록 전 대표가 영입돼 2009년 7월까지 만 1년여간 일하던 때는 '배용준 테마주'의 거품이 빠져 4만원 넘게 치솟았던 주가가 3000원대로 밀린 이후였다. 연예계 관련 인사들이 CEO를 맡는 폐쇄적 구조가 여전히 유효하던 때다. 표 전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로 비용관리 효율화에 관심을 기울였다. 판매관리비(특히 접대비) 지출 감소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1억9000만원대에 달하던 접대비는 이후 6400만원 수준(2008년)으로 떨어졌다가 2009년에 9100만원대로 관리되고 있다. 전체판관비 지출규모 역시 같은 기간 38억원->39억원->23억원대를 그리며 비용절감 효과를 보이고 있다.
금년 5월에는 신필순 회계사를 신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신 대표는 삼일회계법인과 네오플럭스를 거친 재무 및 투자 전문가다.
◆캐스팅 영향력에 다각화와 안정성 겸비
배용준 테마주라는 장점이자 한계를 지운 데 어느정도 성공했다는 징표는 매출액을 분석해 보면 나온다.
엔터주의 매출액은 제품 매출액, 용역 매출액, 로열티 이익 등으로 쪼개 볼 수 있다.
배용준이라는 키워드는 키이스트의 원동력임에 틀림없다. 특히 키이스트가 일본 내 계열사인 디지털어드벤처를 꾸려나가는 데에는 배용준의 후광이 절실하다는 평이다. 디지털어드벤처는 2009년 엔터테인먼트 전문방송채널 'DATV'를 출범시켰다. 방송채널 사업권에 대한 일본 총무성 공식 허가를 받는 등 장기 포석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배용준 효과를 활용하는 것과 배용준 외에 수익 모델이 딱히 없는 것은 다르다.
흑자 전환에 즈음한 용역 매출과 로열티의 수익 기여도를 보면,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제품 매출의 경우 31억원->30억원->49억원대로 점증세를 보이고 있고 로열티 수익은 같은 기간 54억원->46억원->35억원대로 하강 그래프를 그림을 알 수 있다.
통상적으로 해외 수익은 저작권 관련 수익 등의 비율이 높아 로열티 수익으로 인식된다. 배용준 효과의 일본 내 수익이라는 효과가 롱런하고는 있지만, 어느 정도 효과 하락으로 가고 있다는 풀이다.
이때 관심을 갖고 볼 부분은 용역 매출액. 출연료, 모델료 등으로 구성되는 용역 매출액은 큰 의미를 남긴다. 2007년부터 흑전 기록이 나오는 2009년까지 500만원에서 11억원대로, 33억원대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사실상 수익성 강화를 주도해 왔다.
이는 이 기간 동안 소속 연에인들이 활발히 활동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해당 기간 동안 이 회사 소속인 이나영, 최강희, 이지아 등이 선전했고 2010년 기준 이들 유력 연예인들이 순조롭게 재계약을 맺으면서 이적 관련 문제가 많은 업종 특성과 달리 안정적 수익을 내는 데 밑거름이 됐다.
키이스트가 꾸준히 공연·광고·방송 출연을 통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시스템이 반열에 진입했다는 뜻이다.
키이스트 소속 연기자들의 경우 연기자나 가수들의 일명 '예능 종속(본업보다 쇼프로그램에 끌려가거나 이를 주무대로 삼게 되는 왜곡 현상)' 현상에서도 상당 부분 벗어나 있고, 이같은 긍정적 구조는 아이돌 가수(SS501) 출신으로 연기에도 뜻을 둔 김현중을 이적, 입사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막 회사 적을 옮긴 김현중과 함께 MBC '장난스런 키스'에 소속 신인 정소민을 함께 캐스팅 성사시킨 것도 한 회사에서 남녀 두 주연자리를 장악한 케이스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케이스가 '표종록 대표 체제' 시대에 깔기 시작한 인맥 관리형 영업 패턴에서 벗어난 구조로도 버틸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한 방증인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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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키이스트 주가그래프(증권전문사이트 팍스넷) | ||
◆안정적 투자자 확보+일본 시장 강점 살려 나갈지 눈길
소프트뱅크에서 투자를 받은 점도 키이스트의 재정 상황 악화를 막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키이스트는 소프트뱅크기업구조조정1호조합이 2006년부터 투자를 하며 인연을 맺었다. 조합 보호예수 기간 만료에 물량 부담 우려로 주가가 하락하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2007년 자사주를 매입해 주기도 하고 소프트뱅크벤처스/소프트뱅크코리아 상무가 키이스트의 감사로 활동하는 등 지금도 돈독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든든한 투자선이 없어 불안감을 주는 엔터주의 한계를 일부 해소하고 있는 셈이다. 배용준이 안정적인 투자 의사를 가진 대주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키이스트가 특정인 테마주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연예인들이 다수 있는 회사로 인되고 있는 가운데, 김현중의 일본 진출 추진 등을 성공시켜, 회사 강점을 향후 성장 동력 마련과 연결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하겠다. 키이스트는 최근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나 60일선의 지지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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