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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랠리 뒤엔 '복불복 유럽'?

금리인상 영향 버텨낸 '국제자금흐름 호조'전제 붕괴가능성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7.12 11:19:36

[프라임경제] 우리 증시가 미국 실적 기대감으로 인한 랠리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12일 한국은행이 유럽지역에 대한 적젆은 불안감을 표명해 이에 대한 증시 연관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한국은행 이상우 조사국장은 12일 '2010년 하반기 경제전망(수정)' 설명회에서 경제전망치 수정에 우리 당국이 유럽지역에 적잖은 불안감을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국장은 "내년경제성장은 올해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로 4.5% 성장에 그치겠지만 기조적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오늘 경제전망치는 유럽지역 등의 적지않은 불안감을 내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과 이로 인한 출구전략 시동이라는 큰 이슈를 한 차례 겪으면서도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중에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우리 증시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소폭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에도 12일 아침장까지 크게 악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속설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지만, 이 상황을 떠받치고 있는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발언이 12일 아침 한국은행 고위당국자 입에서 나온 셈이다. 

◆"기준금리 영향은 제한적" 합창+외인 추세적 랠리 中

외국인은 12일 오전 현재 사흘째 순매수에 나서면서 실적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오전 11시 기준 외국인은 90억원 이상을 매수하면서 순매수 행진을 하고 있다. 외국인의 추세적 매수세 전환 여부가 시선을 모으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외국인의 투자 흐름은 기준금리 인상 자체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12일 한양증권은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양증권 김치형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상이 경기회복을 저해하지 않는 점진적인 출구전략이라면 정상화 과정이라고 진단하면서  대내외적으로 투자심리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런 예측에 현상황이 부합하고 있는 것. UBS증권 역시 "이번 금리인상은 코스피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내재 ROE가 10.4%에 불과한 등 가격이 비싸지 않고, 가파른 경기 침체가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 이슈가 부각된 이후에 제기된 솔로몬투자증권의 전망치도 "올해 하반기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다시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긍정적 전망' 전제조건은 유럽 경제 안정…일부에선 경고음

하지만 이들 발언은 미국과 유럽지역 안정 등 국제경제 사정을 깔고 판단한 것이어서, 유럽 지역이 불안에 휩싸이는 경우 전망이 기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사진=현재 여러 증권사가 증시 호조를 전망하고 있지만, 유럽 경제 안정이나 이에 기반한 미국 증시의 호재 등이 전제요소로 언급되고 있다. 월말 유럽 상황변화에 따라 주춧돌 자체가 빠질 수도 있는 셈이다.>
위에서 언급된 한양증권 보고서의 경우 주요국 증시가 안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스페인의 연이은 국채발행 성공 등을 유럽 리스크는 진정의 징표로 보고서는 언급하고 있다.

솔로몬투자증권 역시 2000포인트 상회설의 기저 에너지로 '글로벌 자금 흐름이 활발해질 것'을 꼽고 있는 상황이고, UBS증권도 경기 전반의 흐름이 우호적일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선방하려면 급한 경기 악화가 없다는 점이 충족되어야 한다. 즉 1999년 이후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00년 2월과 202년 5월, 2005년 10월 등 총 세 차례였는데, UBS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앞의 두 차례의 경우 코스피는 부정적으로 반응했고, 마지막 한 차례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한 바 있다"는 것이다.

앞의 두 경우를 보면 2001년,2003년 기준금리가 조정된 경우에는 가파른 경기 둔화가 작용해(IT 버블 붕괴로 인한 미국 경제 침체, 카드대란) 증시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고, 내재 ROE가 각각 18% 및 13%에 달하는 등 밸류에이션이 높았지만, 마지막 금리 인상기에는 완만한 경기 둔화가 있었고 내재 ROE가 11.3%에 그치는 등 밸류에이션이 더 양호해 랠리가 가능했다.

◆일각에선 '유럽 상황'에 이미 주목하기도

이에 따라 실적 랠리 이후를 조망하기 위해서는 유럽 등 경제 사정을 감안해야 하는데, 위기 가능성이 국내외에서 제기되고 있어 증시에 유입된 해외 투자자금의 성격 변화를 점칠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기준금리 인상 등 현재 상황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는 중에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최근 원자재가격 상승과 큰 폭의 환율변동 등 대외 경제불안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는 인식을 내비친 바 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 경제에 유럽의 국채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국내외에서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IMF의 보고서를 인용, 현재 상황을 감안했을 때 미 경제의 미래가 백악관이 생각하고 있는 만큼 낙관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보다 엄격하고 신중한 재정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지난 2개월간 장기채권과 단기채권 간의 수익률 차이가 줄어드는 등 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한 조율이 이뤄지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따라서 실적 랠리를 즐기는 중에도 이달 23일 유럽의 25개 주요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자산 건전성 심사) 결과 발표나 스페인 국채 만기 등으로 인한 미국 등의 연쇄 반응 상황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투자자 나름의 출구전략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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