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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주가,그룹 재무개선 최후통첩에도 굳건?

玄 경영권악재 가능성과 주주이익은 별개? 실적기대감 힘컸다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6.17 11:01:05

[프라임경제] 여신 회수 가능성 등 재무구조 개선 약정 관련 불안감이 현대그룹 주변을 감돌고 있는 가운데, 그룹의 주력업체격인 현대상선(011200)의 주가는 17일에도 큰 흔들림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오전 장 출발에는 상승 흐름을 보이다 일부 오르내림을 반복, 10시 50분 현재 보합을 보이고 있다.

채권단 등은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을 거부하는 있는 현대그룹에 대해 최악의 경우 다음 달부터 여신 회수 등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여서 이같은 흐름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현정은, 현대건설 매수 실패·상선 경영권 흔들 위기

현대그룹은 현재 재무개선 약정 체결을 하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렇게 약정 체결을 거부하는 있는 현대그룹에 대해 채권단은 압박을 시작할 태세다. 이르면 17일 채권은행들이 모여 현대그룹 제재를 논의하는데, 최악의 경우 다음 달부터 여신 회수 등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52조와 55조 등에는 기업이 재무구조개선약정 이행하지 않거나 불응하는 경우 해당 기업에 대해 여신회수, 신규여신 취급중지 등의 제재조치를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현대그룹이 약정 체결을 끝내 거부할 경우 채권단은 다음달부터 신규 대출을 중단하거나 기존 여신을 회수하는 등의 구체적인 조치에 들어가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현대그룹의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2조1746억원이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은 해운업 특성상 채무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재무개선 대상으로 언급되는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이처럼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에 대한 푸대접만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의 매각절차가 재개되는 문제가 같이 맞물려 있기 때문.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대표가 "이달(6월) 중 현대건설의 매각을 마무리짓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0년 일명 '왕자의 난'을 겪으면서 2001년 계열분리 돼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받았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 특히 현정은 회장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현재 현대그룹은 매출의 60% 이상을 현대상선에 의존한다. 또 자산으로 따지면 그룹의 80% 가량을 차지한다고 알려졌는데, 현대상선의 소유권 문제 관리에는 현대건설 인수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그룹의 중핵인 현대상선 지분을 보면, 현대엘리베이터가 22.0%를 소유하고 있는 등 '현정은 우호지분'이 40%가량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이 17.60%를, 또 현대중공업의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7.87%를 갖고 있다. 문제는 이 현대중공업 지분이 '안티 현정은' 세력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다는것. 

현대그룹 현정은 체제는 출범 초기(고 정몽헌 회장 자살 직후)에 정상영 명예회장의 KCC와 경영권 분쟁을 겪었고, 현대중공업과도 2006년 불편한 상황을 겪었다.

현대 국민주 운동과 유상증자 등 그때마다 정면돌파로 문제를 풀었지만, 언제 다시 현대상선 경영권이 불안한 상황에 말려들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현대건설이 소유하고 있는 8.30%의 현대상선 지분은 '경영권 분쟁 발생시 캐스팅보드 역'을 하는 셈이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 속에 오히려 상승 기대감?

현대그룹이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강요당하면, 이처럼 절실한 현대건설 매입 작업에 차질이 크다. 구조조정, 자산매각 등 군살빼기를 수반하는 재무구조 개선 상황에 M&A작업에 불가결한 신규대출은 언감생심이기 때문.

하지만 현대상선 주가는 이처럼 현대그룹 주력기업의 경영권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도 큰 흔들림이 없다. 이는 이미 재무구조 개선 약정 리스크가 주가에 반영된 데다, 혹시 범현대가로 현대건설이 매각되고, 이후 현대건설 지분을 통한 현대상선 흔들기가 수반되어도 오히려 주가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마저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영권 분쟁으로 오너는 피가 마르지만 주주들은 이에 수반한 지분확보 랠리로 오히려 재미를 본 사례가 없지 않다. 

2009년 9월에는 '적자' 행진으로 시들했던 김종학프로덕션(현재 '더 체인지') 주가가 두달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급등한 바 있다.

당시 박석전 예스큐 홀딩스 대표가 주식 22만6710주(1.84%)를 추가 매입, 경영권 분쟁에 뜨거운 불을 지피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예를 들어, 2009년 9월 20일 주가는 10.56%, 21일 주가는 5.73% 상승 마감했다). 적자경영 상태를 이어오고 있던 김종학프로덕션 주가가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였음을 감안하면 주주들에게는 상당한 선물이 된 셈이다.

제약명가 동아제약 역시 2007년 8월 경영권 분쟁으로 7거래일 동안 23%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동아제약 경영권 다툼은 서울북부지방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이 제출되는 등 법정 공방이 지분확보 전쟁의 '백미'로 활용되기도 했다.  법원이 임시주총 소집을 허가한다면 양측의 지분확보 경쟁은 치열해 지게 되므로 지분 경쟁에 따른 기대감 상승 효과가 이 뉴스에 급격히 작용한 것이다.

이번 기본 틀에 있어서는 현대그룹 재무약정-현대건설 M&A 건도 같은 문제라는 것. 현대그룹이 숙원사업이던 현대건설을 놓치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현재 주력기업인 현대상선 경영권마저도 방어하지 못하는 지경을 가정할 수도 있지만, 일반 주주들에게는 이는 현실화되어도 일종의 이벤트일 수 있는 것. 이미 2006년 현대중공업과 현대그룹 간의 대치 상황에 대해서도 시장에서는 '시동생의 난'으로 현 회장 측을 안타깝게 보기보다는 '재벌들의 지분 경쟁'쯤으로 보는 냉정한 기류가 형성돼 있다는 평가가 나왔었다는 점도 참고 사항이라고 할 수 있고, 1분기 실적 개선 뉴스, 2분기에도 지속적일 것으로 보이는 해운업 업황 개선 기대감 등도 있다. 이달 25일까지 채권단이 연장해준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데드라인까지 주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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