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엔터테인먼트주 중 대장주로 꼽히는 에스엠(041510, SM엔터테인먼트)이 최근 주가 상승을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에스엠은 국내 대표적 음반기획사로 1995년 사업을 시작해 2009년 현재 가요음반 시장점유율 25.77%를 차지하고 있다. 1996년 소년그룹 H.O.T를 시작으로, S.E.S·신화·보아·동방신기 등 '아이돌 산업'에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시장 지배력을 자랑해 왔다.
◆'어닝 서프라이즈' 덕 주가 승승장구했지만…
에스엠의 주가는 최근 급등세를 보이며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수 쌍끌이를 기록했고, 14일 장중에는 1만4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같은 가격대는 한달여 만에 두 배 가량 오른 것. 지난 2005년 12월 이후를 되짚어 보면 이같은 현상은 더 두드러진다. 에스엠 주가는 2007년 8월 무렵에는 3000원선을 기록했고(최근 이 회사의 대표상품 중 하나인 소녀시대가 데뷔할 무렵암) 금융 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2008년 10월 27일에는 865원까지 급락한 바있다.
최근 가격 상승은 놀라운 1분기 실적과 3D 사업 기대감 등이 합쳐진 결과물이다. 지난달 13일 발표된 1/4분기 실적을 보면, 에스엠은 1/4분기에 227억원 매출, 1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58%, 471%의 성장세를 나타낸 것이다.
1분기 영업이익을 떼놓고 보면 지난해 1년간 번 이익 규모 전체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더욱이 삼성 등과 3D 사업 협력을 발표한 것도 매수세를 지속적으로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호실적 뒤엔 동방신기 효과 감퇴 우려
하지만 15일 주가 상승 흐름이 꺾인 데다, 16일에도 하락 흐름을 보이면서(전일대비 -2.45% 마감) 이같은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리는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0년 1분기 매출액을 보면, 음원 판매 항목인 제품 매출액은 28억원, 공연이나 광고모델이나 출연료 등의 수입에 해당하는 용역 매출액은 49억원, 해외 로열티는 146억원대다. 전년 동기와 대비해 보면, 로열티 수익이 전년동기대비 세 배 가량 늘어 눈길을 끈다.
가장 큰 우려 요인은 이번 실적에 가장 큰 동력원 중 하나인 해외로열티 수익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가다. 가장 가깝게 연결되는 변수는 에스엠의 인기 상품 중 하나였던 동방신기.
이렇게 높은 해외 로열티 수익 성장은 첫번째로는 동방신기의 일본 활동, 슈퍼주니어·소녀시대 등의 아시아지역 라이센스 앨범 발매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향후 이같은 동방신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팬들은 최근까지도 동방신기에 대해 'MTV 뮤직어워드 저팬' 베스트그룹 비디오상을 몰아주는 등 애정을 과시하고 있지만, 동방신기 노예계약 등 법적 분쟁으로 인해 향후 일본 활동의 원활함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1분기까지 반영된 성과가 사실상 마지막 동방신기의 해외로열티 수익일 수도 있는 것.
이번에 들어온 해외로열티의 거의 60% 정도가 동방신기 한 팀을 통해 나왔다는 분석과, 동방신기의 일본 활동 중단이 무려 600억대의 손실을 야기한다는 4월 산케이신문 연예뉴스 전문 사이트 ZAKZAK의 보도 등을 겹쳐 보면, 향후 에스엠의 수익 구조에 우려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대표상품 소녀시대, 몸값 못한다 논란과 유통기한 임박 우려?
용역 매출 수익 역시 우려를 낳고 있다. 사실상 1분기에 활동한 에스엠 소속 그룹은 소녀시대뿐. 소녀시대 외에 1분기에 활동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슈퍼주니어나 에프엑스, 샤이니 등의 활동을 모두 더하게 되는 2분기 실적, 혹은 그 이후 올해 총결산에서는 상당히 견조한 흐름을 점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바꿔 해석하면, 소녀시대 한 팀이 소속사에서 갖는 비중과 역할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소녀시대에 크게 기대고 있는 에스엠의 상황과 대조적으로 소녀시대의 이른바 유통기한 리스크가 높아지는 상황은 우려할 만 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소녀시대는 그간의 활동에서 주요 강점으로 가져온 귀여운 이미지를 'Oh' 무렵(멀게 잡으면 '소원을 말해 봐'부터) 급격히 탈피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소녀시대는 데뷔 이후 일정하게 이미지가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소원을 말해 봐'에서 마린룩 등 제복을 이용한 패티쉬 포인트 공략 논란을 낳았고, 그 다음 앨범인 'Oh'에서는 이전보다 노골적인 애정 갈구 현상, '런 데빌 런'에서의 성적 매력 강조 현상 등 일련의 흐름이 이전보다 훨씬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단독 콘서트에서는 소녀에서 숙녀로 변하고 있다는 영상이 나오기도 해 일시적 일탈이 아닌 지속적 컨셉트 변화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는 상업성을 극대화하는 흐름이며, 보기에 따라서는 소녀 이미지를 더 이상 시장에 내놓기에는 막내 이상 모든 멤버가 20대로 접어든 상황에서 힘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온 전략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소녀시대의 상품 가치는 기대치보다 낮다는 평을 얻으면서, 과연 이같은 전략을 구사하면서도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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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소녀시대는 음원시장에서 이전엔 경쟁상대가 안 됐던 카라 등과 대등경쟁을 펴는 입장이 됐을 뿐 아니라, 광고 시장에서도 인기도와 광고효과가 불일치하는 '거품'의 사례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사진은 라면 CF 출연 스틸샷.)> |
음원 시장에서도 이전의 독보적 위치와 달리 금년 2월에는 2NE1, 카라 등의 파상공세에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월 9일에는 기습적으로 발표된 2NE1의 신곡 '날 따라 해 봐요'가 음악전문사이트 몽키3(www.monkey3.co.kr)의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해 소녀시대의 'Oh' 독주가 깨졌고, 같은 달 17일에는 카라의 '루팡'이 몽키3 실시간차트 1위에 오르면서, 소녀시대는 2NE1과 카라와 대등경쟁을 하는 수준으로 방어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방증하기도 했다.
또다른 대표상품인 슈퍼주니어도 강인의 군 입대 문제, 한경의 소송 문제 등으로 13인조에서 10인조로 컴백을 하는 등(5월) 인력구조가 변경돼, 지난해 3월 발매한 정규 3집 앨범 '쏘리쏘리'의 열기를 향후 지속해 나가려면 앞으로 상당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디지털음원 수입 극대화 등은 아직 요원
일각에서는 에스엠을 바라볼 때, 상대적으로 타엔터테인먼트사에 비해 수익 구조가 분산된 이점과 디지털음원 시장 등 차세대 먹거리 부문에서의 선전 가능성 등을 높게 점치기도 한다.
신영증권 같은 경우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에스엠을 업계 1위의 음반기획사로 평가하고, 디지털음원 시장의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서 신영증권도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듯, 아직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실체를 잡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LG경제연구원의 '공짜 늪에 빠진 디지털 컨텐츠 디지털적 차별화의 길' 분석을 살펴 보자.
LG경제연구원 김종대 책임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제공되는 콘텐츠가 동일할 경우, 예를 들어 종이책의 활자를 그대로 디지털화한 e-Book, CD의 음악을 그대로 디지털화한 MP3, 영화 필름을 그대로 디지털화한 동영상 파일과 같은 경우는 자기 잠식 효과(Cannibalization)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즉, 한 소비자가 2가지 콘텐츠를 모두 구매할 확률은 매우 낮으므로, 디지털 콘텐츠의 판매량만큼 아날로그 콘텐츠의 판매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설혹 디지털 콘텐츠의 가격을 낮춤으로써 신규 고객 유입을 유도한다고 하더라도, 아이튠즈 스토어의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신규 고객 유입으로 인한 매출 증가가 디지털 콘텐츠의 단가 하락과 아날로그 콘텐츠에서 디지털 콘텐츠로의 구매자 이동에 따른 매출 감소 모두를 상쇄하고도 남을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음원 시장이 새 영역이고, 에스엠이 이 분야에서 기대를 모으기도 하나, 자신의 다른 영역 수익 감소를 차지하는 '제 살 깎기 식 성장 착시'로 끝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디지털음원 시장에서의 수혜를 노리기엔 아직 저변이 넓지 않음도 문제다.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돼 '다운 방식에 의한 음악 즐기기'가 아닌 '접속에 의한 음악 감상'으로 상황이 이전돼야 하는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전체 휴대폰 시장의 16.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ATLAS Mobile Index 등 참조).
6월 HP 슬레이트 출시와 삼성전자의 태블릿 PC가 국내시장에 추가적으로 나올 경우 등 디지털음원 시장에 대한 저변 확대 기대 요인도 아직은 시장 수요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에스엠 수혜 효과'를 논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결국, 에스엠은 향후 기대치를 모두 앞당겨 씀으로써 주가 상승을 (일부) 미리 누렸다고도 볼 수 있고, 대표 상품들의 매출 효과와 이로 인한 실적 유지 내지 상승에 대해 여러 변수가 작용함으로써, 당분간 주가가 근래 한 달여 같이 크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수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에스엠 주가 흐름엔 새로운 상승 모멘텀이 나타날 때까지 시간과의 싸움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15일과 16일의 주가 하락은 일시적 문제가 아닐 수 있음을 염두해 둬야 할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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