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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챙기기에도 하락행진하는 LGD

中공장허가발표 코앞·긍정적 전망에도 실적우려 등에 '고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6.09 12:50:16

[프라임경제] LG디스플레이(034220)의 하락세가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정오 기준 전일대비 -3.45%를 기록 중인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일에도 3.20%, 8일에는 4.22% 급락하는 등 최근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중국의 LCD 시장에서 큰 이익을 얻을 수혜주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중국은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이구환신 정책'(以舊換新, 즉 헌 물건을 새롭게 바꾸도록 하는 소비촉진)을 확대 추진 중이다. 업계는 이에 따라 전자업종,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하이닉스 등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대만 업체들이 이 수혜 대상에서 밀릴 것이라는 관측까지 겹쳐지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8일 LG디스플레이가 중국내 TV업체들의 대만산 패널 구매 축소 움직임에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보고서를 내는 등 전반적으로 LG디스플레이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가격은 좀처럼 기세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가 약세는 중국에 LCD공장을 세우는 허가 결정이 임박하면서 LG디스플레이가 일종의 관망세로 들어선 것으로 풀이할 여지도 있다.

중국 정부는 당초 3월말로 알려진 예정 시점보다 LCD공장 설립 허가 발표를 늦추며 뜸을 들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광둥성 광저우에 4조7000억원을 들여 8세대 LCD 유리기판 생산공장을 건립하는 내용의 신청서를 중국 정부에 냈고, 삼성전자는 장쑤성 쑤저우시와 합작해 2조6000억원을 투자, 7.5세대 LCD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짓겠다고 신청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 중국공장 허가권 오히려 불리?

일부에서는, 7.5세대 공장 설립을 신청한 삼성보다 8세대 공장을 세우기로 한 LG가 우세하다고도 분석한다. 

하지만 중국 현지 분위기는 꼭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여러가지 문제로 한국 업체 중 하나만 허가를 내 줄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연말 중국 언론 보도를 보자. '중국증권보'는 중국 LCD 생산설비의 중복투자를 통제할 움직임을 전한 바 있다.

중국증권보의 보도에 따르면, 샤오화 중국 공업정보화부 정보사장은 한 논단에서 중국의 LCD생산설비가 중복투자돼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셰친이 디스플레이리서치 부총재의 경우는 아에 2013년 중국 LCD TV 시장규모가 4천500만대로 추산된다면서 이들 TV가 모두 32인치라고 가정하면 8세대 생산라인 3개만 있으면 된다고까지 발언했다. 셰 부총재는 32인치와 42인치, 55인치가 각각 3분의 1씩 차지한다고 봐도 8세대 생산라인 6개만 있으면 수요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증권보는 전했다.

결국 중국은 LCD 문제에 있어서 해외 업체들이 이구환신의 과실을 취하는 문제에 긍정적이지 않으며, 이후 산업 재편 가능성 등도 모두 종합, 심혈을 기울여 전체 판세를 그리는 데 고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해외 업체에 대한 허가는 미룬 상황에서 자국 LCD 기업인 BOE, IVO, TCL에만 각각 4조원 규모를 투자할 8세대 설립을 승인한 상황에 위의 보도 내용을 겹쳐 보면, LG디스플레이식의 접근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볼 여지가 있다.

◆중국에서 밀리면 그 다음은? 문제 多 

'혹시' 중국 공장 허가 문제에서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밀렸을 경우, 이 문제는 동아시아 LCD 판세에도 영향을 끼치겠지만, 삼성전자 대 LG디스플레이라는 구도에서는 더 큰 충격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만 있지 않다. LG디스플레이가 향후에 시장 상황을 낙관할 메리트가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2009년 세계 LCD패널의 시장점유율 면에서 삼성전자는 27.6%, LG디스플레이는 24.9%를 차지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추가 투자를 통한 공격적 경영이 매섭다. 삼성전자는 올해 LCD에 당초 계획보다 2배 가까이 늘린 5조원을 투자해 LCD 공급 부족 해소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계획을 성사시키면, 내년도 8세대 생산캐퍼는 기존 26만장에서 약 월 33만장 이상의 캐퍼를 확보하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가동 계획 중인 계획을 모두 합쳐 월 약 29만장 이상의 생산규모를 확보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델레웨어주 연방법원에서 대만 업체와 붙은 특허소송에서 패소하는 등, LG디스플레이는 세계 곳곳에서 경쟁사들과 힘겹게 경쟁하고 있는 중이다.

◆원자바오 방한, 직접 챙긴 구본무 對 이윤우 참석한 삼성電…'CEO주가'는 어디로?

LG디스플레이가 다른 계열사와 유기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보다 중구난방식 경영 방식을 보여온 문제로도 민감한 시기에 주가 피해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LG디스플레이는 LG이노텍과 LED 문제에서 따로 중국에 LED 공장을 세우거나, TV 공장을 지어 LG전자와 경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경영 다각화라기 보다는 교통 정리가 안 된 모습을 보인다는 소리도 듣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 5월말 직접 원자바오 방한시 면담, LCD 문제를 당부한 일화도 의욕적 자세와 LG디스플레이 밀어주기라는 긍정적 측면에서의 분석도 가능하나, 이처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남모르는 고민 때문에 회장이 나서서 디스플레이 계열사를 챙기기로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른바 'CEO 주가'라는 논리에 따르면, 유능한 CEO의 발령 혹은 그의 행보가 관심을 모으는 데 따라 주가가 긍정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LG디스플레이는 지금 그룹 회장의 후광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움직이는 셈이다.

이는 시장의 불안감은 단순히 일회적 이벤트로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자 구조적 문제임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2분기 실적 악화 우려, 외국인은 심각하게 본다 

외국인의 LG디스플레이 경향도 목격된다. 이같은 이탈에는 실적 우려감이 겹쳐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기대치에 밑돈다는 우려가 돌면서 다가오는 5~6월 디스플레이 비수기를 견디기가 더욱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존재하는 셈이다. 일찍이 시장에서 추정한 9000억원 안팎의 2분기 영업이익이 결국 무산될 수도 있다는 것.

이런 영향일까? LG디스플레이는 8일 외국인 매도에 이어 9일에도 외국인 순매도 창구 1위를 기록하는 등 우려 대상이 되고 있다.

이처럼 하락을 거듭하는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국내 중요 전자업종의 기업 가치에 대한 시장 특히 외국인 판단을 가늠해 볼 요소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아울러, CEO와 주가의 효과라든지, 반사적 이익에 대한 기대라는 문제가 갖는 한계에서도 관심을 끄는 소품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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