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권의 가장 큰 이슈인 KB금융 차기 회장 선출 문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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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따르면, 압축된 11명의 후보 중 상위권은 대체로 이전에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인물과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일찍부터 언급되던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 등이 15일 열릴 회추위 인터뷰 참가 의사를 밝혔다.
◆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 거론은 되지만…
이 전 행장은 이번 추천 과정의 ‘다크호스’다. 회장 후보 선정에 있어 공모가 아닌 외부 추천방식을 택하면서 유력권으로 진입했다.
이 전 행장은 대구은행을 성공적으로 운영했고 후배에게 길을 터 주고 물러나는 등 그간 행보에 대한 호평이 많다.
그러나 지방은행장 출신이라는 한계가 발목을 잡고 있다. KB금융이 새 회장을 맞이하면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M&A전이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돼 왔다. KB금융 수장으로 ‘스케일이 작은’ 인물이 발탁되는 경우에 대한 우려가 높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 ‘대조적인 맞수’ 어윤대 vs 이철휘 구도 압축
임석식 KB금융지주 회추위 위원장이 지난 5월 “관료 출신도 회장 후보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힌 점은 이런 관점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미 전임 회장인 황영기 전 회장이 낙마하는 과정과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회장직을 포기하는 과정에 관치 논란이 불거져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이같은 발언이 나오기 어려웠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관료 출신을 반드시 뽑기 위한 포석으로까지 볼 것은 아니지만, KB금융 차기 수장 선출 문제에 ‘그래도’ 관치 논란을 걱정하기 보다 중량감 있는 인사를 뽑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기류가 내외에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반영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여기엔 전직 관료 출신, 넓게는 정권에 가까운 비중있는 인물까지가 포함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해당하는 인물들인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과 이철휘 캠코 사장은 2강이라는 점 외에도 대조적 이력으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어 위원장은 학자 출신으로 대표적인 ‘실세’ 인물. 이 사장은 관료 출신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어 위원장은 고려대 총장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의 교육부장관 감으로도 거명됐다. 이 대통령이 국가브랜드의 체계적 관리를 중시하면서 어 위원장을 보낸 것을 두고 두터운 신임은 여전하다는 평가를 내리는 이도 있다. 금융통화위원으로도 활동한 바 있는 대표적 ‘고대 인맥’. 어떤 사정으로든 관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나라 금융상황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방패’로 꼽히는 이유다.
하지만 부인의 부동산 문제로 교육부장관이 되지 못한 점, 고려대 총장 재선에 실패하는 등으로 ‘수신제가’에 실패했다는 꼬리표가 남았다. 한국은행 총재감으로도 거명됐으나 이런 문제가 계속 잔상을 남겨 결국 김중수 전 OECD 대사에게 밀린 것으로 관측된다.
이명박 정부에서 여러 요직 후보로 누차 언급돼 온 화려한 경력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회전문 인사’, ‘돌려막기 인사’의 대표적 케이스인 어 위원장이 결국 요직 안착에 성공했다는 비판이 집중될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지방선거 패배로 뒤숭숭한 상황에 KB로서나 정부에도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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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철휘 캠코 사장에 대한 금융권의 지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
이철휘 사장은 서울대를 나와 17회로 재무부와 관세청 등을 거쳐 2008년부터 캠코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특히, ‘일본통’으로 꼽히는 전문성과 공적자금 회수에 1등 공신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 사장은 그간 한국자산신탁, 대우인터내셔널의 예정 매각 타이밍을 앞당기는 전략으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꾀했다.
하이닉스,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M&A 건이 불발되는 등 분위기가 안 좋은 시기에 거둬낸 성공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외환은행, 우리금융 등 은행권 M&A전에서 KB금융을 지휘하게 되면 매각하는 쪽의 속내를 가장 정확히 꿰뚫어 협상전략을 구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이번 여당의 지방 선거 패배로 인해 하반기 정국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MB식 코드 인사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권 일각에서 일고 있어 어윤대 위원장 보다 이철휘 사장에 대한 무게 추 이동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렇게 색깔과 성격이 다른 여러 인물들이 최종인터뷰에 응할 것으로 좁혀지면서, 이들의 대조적 성격 중 어느 요소가 KB금융에 가장 효과적으로 필요하고 녹아들 수 있을지, 회추위의 판단과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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