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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는 24일 석유(에너지부문)부문과 화학부문을 내년 1월 1일자로 분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에너지는 석유·화학사업 분사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다각화된 각 사업 영역에서 선택과 집중을 위해 분할을 추진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SK그룹 차세대 먹거리 분야로 주목
SK그룹에선 근래 sk텔레콤의 빛에 가려져 있던 SK에너지가 치고 나오는 모양새다. 통신부문이 이미 레드오션으로 접어들어 성장 한계를 보인지 오래인 데다 카드와의 융합을 외치며 하나SK카드를 출범시켰지만 첫해 작황이 아직 가시적 성공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는 등 컨버전스 효과를 당장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
반면 SK에너지는 자원개발과 2차전지 등 신성장동력으로 무장하고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한 2차전지분리막(LiBS)을 축으로 2차전지 사업을 확대하는 등 그룹 차세대 먹거리를 마련할 영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고 주가도 근래 "주가가 기업 청산가치에 근접한 가운데 3분기 이후 정유 시황이 추가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대우증권 18일자 보고서)이 나오는 등 상승 기대감을 모으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SK에너지는 사업부 분할과 함께 중간 지주사 체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사전정지작업 이미 진행, 유사경험 有
SK에너지는 지난해 연말 R&C(Resources&Chemicals)부문을 화학CIC(Company In Company)와 자원개발본부로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해 구조를 조정하는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SK그룹 측면에서 볼 때도 SK E&S를 중간지주사 체제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등 중간지주에 대한 이해도와 노하우도 어느 정도 축적돼 있다는 평이다(SK E&S는 지난 1999년 국내 최초로 지주사 형태로 설립됐다. 대한도시가스, 부산도시가스, 충남도시가스, 영남에너지서비스 등 9개 국내 자회사와 SK E&S 홍콩 등 해외 자회사가 그 휘하에 있다).
◆한진해운 사례 등 볼 때 재무구조 개선 등 유리한 점 존재
아울러 이같이 분리 작업을 하게 뒤면 SK에너지는 발목을 잡는 요인인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28.5% 포인트 감소한 151.2%로 큰 폭으로 축소된 바 있다. 아울러 유연한 자본지출 계획 등, SK에너지의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와 노력 등으로 무디스 신용등급을 '부정적' 등급에서 최근 올려받는 데 성공한 바 있다.
SK에너지와 유사하게 중간지주로 전환한 경우를 그룹 밖에서 찾으면 한진해운이 한진해운홀딩스와 한진해운으로 분리한 사례가 있다.
특히 한진해운홀딩스로의 분리는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약정 체결 여부 결정 와중에 추진돼 더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런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재무구조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구조조정 단행의 의미가 내포됐다고 분석했었고 한편에서는 당시 물동량과 운임의 하락으로 매출이 줄어들던 상황에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자금 조달이 보다 용이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한진해운홀딩스로 분사한 이래 한진해운은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성공저긍로 끌어모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용은 통합 계상으로 털고 재무구조 개선 효과 획득
증권가에서는 이번 분리로 재무적 측면에서의 불리성은 상쇄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씨티그룹은 "기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2011년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되면서 모든 사업부문의 성과가 통합 계상될 것"이라며 부정적 평가 가능성을 낮게 봤다.
우리투자증권도 25일 보고서를 통해 "장기적으로 분할된 기업의 독립경영 체제가 강화될 것이다. 기업 지분 매각 등을 통한 자본유치가 이뤄질 경우 각 기업의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지분매각 등이 구체화될 경우 기업가치에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분사 발표가 기업가치 상승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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