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아차 노조가 이번 임단협에서 기아차의 경영권 침해 논란은 물론 혼류 생산 등 현대기아차그룹 해외 진출 전략 전반에 제동을 걸 태세를 보이면서, 노조와 현대기아차그룹의 긴장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번 혼류 생산에 대한 노조 동의 요구와 함께 기아차 노조가 원하고 있는 현대차-기아차 간 혼류 생산 봉쇄를 모두 관철하게 되면 현대기아차그룹은 경영 탄력과 경쟁력 강화를 통한 위상 제고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근래 주주총회를 통해 현대차 등기이사로 등극했지만 아직 그룹 공동대표에 오르지 못한 상황인 정의선 씨의 승계 절차에도 악영향이 우려되는 등, 고 정주영 회장 시대부터 이어져 온 노조와의 악연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정의선 vs. 노조: '능력있는 정의선이 떳떳하게 상속' 그림에 노조가 난도질?
지난 3월 주주총회와 이에 연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의선 씨는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과 공동대표직에 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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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2010년 북경 모터쇼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 |
이는 그간 대기업들의 변칙 상속과 경영권 방어를 위한 비리 문제에 관한 세간의 비판을 의식, '정의선 체제'만큼은 의혹을 피하면서 천천히 그리고 탄탄하게 구축하고 싶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이후에 의선 씨는 그룹 성장과 관련된 중요 발언을 여럿 쏟아내면서 뉴스케이커로 떠올랐다. 미국 내 판매 목표 달성을 자신하는가 하면, 중국 북경 모터쇼에 들른 자리에서는 중국 내 목표치 달성에 관한 전망을 내놔 주목받았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 번 공동대표 등장을 미룬 이유를 충족하기 위한 포석, 즉 '정의선이 챙기는 해외 진출 사업의 성과'를 발판으로 향후 '정의선 체제'를 준비하겠다는 해석을 더 공고히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를 내는 주요 발판 중 하나인 해외 진출 강화, 특히 혼류 생산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이번 기아차 노조가 '현대차-기아차 간 혼류 생산 금지, '해외 진출에 대한 생산비율 조정협의' 등으로 전면 백지화될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다.
기아차 노조의 요구조건으로 현대기아차그룹 전반의 차세대 동력 구상이 물거품이 되면, '정의선 체제'는 현재 삼성그룹의 이재용 씨 후계구도가 "뚜렷한 경영 성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표류하는 상황과 유사한 궤적을 그릴 수도 있어 보인다.
◆정몽구 vs. 노조: 구속 등 어려운 상황에도 떼쓴 깊은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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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정몽구 회장> |
정 회장은 과거 비자금 조성 문제로 구속되었는데 2006년 정 회장 구속 상황에서도 현대차노조는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 구도를 만든 바 있다. 현대차 노조는 당시 "기본급 대비 9.1% 임금 인상, 당기순이익 대비 30% 성과급 지급, 직무·직책수당 인상, 월급제 및 호봉제 실시, 무상주 배분 등을 실시하라"고 요구하며 울산공장 주간조 조합원 2만여명이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당시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360억원의 생산차질을 빚게 됐다고 현대차는 밝힌 바 있다.
한편 강성 노조에 골머리를 앓던 현대차 측은 회사 간부를 내세워 노조 간부의 금품 매수를 시도하는 등 고육지책을 동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2003년 금품 수수 사건이 후에 수사기관의 추궁을 받는 등 노조 문제로 끊임없이 골머리를 앓아 왔다.
◆고 정주영 회장 vs. 노조: "회사를 힘들게 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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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고 정주영 회장 생전 영상으로 만든 현대중공업 광고> |
고 정 회장은 실제로 현대중공업 측이 1989년 노조 간부들이 세미나 중이던 산장을 습격한 '식칼 테러 사건'의 배후로 꼽히고 있고, 현대중공업의 골리앗 크레인 시위 등으로 게속 대립 구도를 걸었다.
이처럼 고인에 대한 평가를 후하게 할 수 없는 상황 때문일가? 현대중공업 노조는 정몽준 의원(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선 출마와 관련한 성명을 내면서 고인의 생전 행보에 짠 평가를 내놨다. 당시 노조는 "92년 대선이 끝나고 최 아무개 사장이 비자금 조성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현중 노동자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이후 문민정부 아래서 현대가 겪은 어려움은 세상이 아는 사실"이라면서 고인의 정치적 욕심으로 회사가 힘들어졌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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