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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2분기 실적 '황색등' 우려

자산건전성 등 지주별로 고민 존재…영업경쟁 한계 부딪혔나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5.03 11:08:29

[프라임경제] 금융지주사들이 1분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2분기에는 실적이 이번 분기만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하나금융지주 발표로 시작된 금융지주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는 전반적으로 NIM(순이자마진)의 개선과 '예상을 상회하는 컨센서스'로 요약됐다. 이는 국제 금융위기 국면에서 일부 금융지주의 경우 NIM  문제로 고심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국면으로 풀이된다.

◆조선 등 구조조정으로 악화 우려

하지만  일회적 요인에 따른 실적 효과가 2분기부터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가 많고, NIM 개선이 지속될지도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는 점은 우려를 낳고 있다. 예대율 규제 정책에 따른 외형 문제가 보이는 반사적 이익이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 뿐이라는 우려다. 아울러 대기업 채권도 부실화 우려가 존재하는 점에서 안심하기 이르다는 것.

실제로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원화대출 잔액은 한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은행권은 대기업대출을 4월 말 44조원 수준으로 늘려, 넉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소기업대출이 3월과 4월 두 달간 1조800억원 이상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다. 가계신용대출 역시 작년 12월 이후 다섯 달째 감소세를 유지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대기업 쪽으로 눈을 돌리는 양상이다.

그러나 2/4분기에는 조선업종과 건설업의 구조조정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대기업 대출이라고 해도 안정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추가 충당금 전입 등의 예상을 낳는 대목이다.

   
   
◆자산건전성  등 '황색신호' 켜져 지주들 속앓이

개별 금융지주사별로 보면 여러 문제가 존재한다.

먼저 1/4분기 순익 5730억원을 거둔 우리금융의 경우 '자산건전성' 우려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3일 우리금융의 1/4분기 실적에 대해 "높은 수익성을 보였지만 자산건전성은 불안정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금융 3개 계열사 은행의 합 기준으로 신규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68%로 전분기 대비 1% 이상 급등했다.

아울러 1/4분기 조선·건설업구조조정이 예정되어 있는 점도 추가 충당금 전입도 우려를 낳고 있다. 성원 등 건설업종 여신과 오리엔트조선 등의 조선업종 여신이 부실화로 이미 부담을 안은 상황에서 설상가상 우려를 낳는 대목.  

KB금융은 ROE 제고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3일자 대우증권 보고서는 KB금융에 대해 1분기에는 기대 이상의 수익을 냈지만 아직 정상화 수준에 도달하지 않아 ROE 제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2분기 예상 순익은 전년 동기대비 381.8% 증가하지만, 전기 대비로는 7.5% 감소한 5297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법인세 환급 요인 등 일회성 요인이 없고, 순이자마진 개선 효과가 약화될 것이란 점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지주의 경우 나무랄 데 없는 실적이라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HI투자증권 등). 하지만 SK증권의 경우  NIM의 지속적 개선 등 긍정적 가능성을 전망하면서도, "1/4분기 대손비용은 경상적 수준보다 낮은 2140억을 시현했다. 다만 2/4분기 부실채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대손비용이 다소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하는 등 부실채권으로 골머리를 앓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1분기에 있었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2분기 수익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19일 이번 1분기 실적에 대해 "SK C&C 지분 매각 차익 290억원과 360억원 상당의 무수익여신(NPL) 매각에 따른 이익, 삼성생명 관련 98억원 세금 환급이 실적 호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지만, "수익성 개선폭이 제한적이고 합병 성장 기회가 불확실하다"며 "하나SK카드사가 출범했지만 국민 1인당 평균 4장의 카드를 보유하는 등 국내 카드 보급률이 이미 높은 상태인데다 인수를 통해 고객 기반을 늘리기 위해선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릴린치 역시 "하나SK카드의 기여분을 제외할 경우 은행의 마진은 2.0%하다. 다른 은행과 비교해 경쟁적인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전반적인 이익 개선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M&A 등 돌파구 모색 필요 더 높아져

이같은 상황은 전반적으로 금융권이 은행, 카드 등 대부분 영역에서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정리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들의 살아남기 차원에서의 M&A 경쟁을 더 치열하게 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볼커 룰 등 해외 문제를 주시하면서 한동안 잠복했던 은행권 몸집 키우기(M&A)가 다시 주요 관심사로 부각될 수 있다는 것. 우리금융의 민영화 계획이 6월 중 발표되면 우리금융에 대한 긍정적 작용 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인수주체들(금융지주사들)이 상업성과 수익성을 보다 강도 높게 추구할 수 있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향후 2분기 경쟁은 개별영역에서의 영업 경쟁 뿐만 아니라 한동안 소강상태로 들어섰던 M&A 관련 뉴스들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하는 양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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