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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복합영업 바람,왜?

통합영업 메리트 늘어나고 제도 격변기 겹쳐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4.19 11:10:43

[프라임경제] 복합영업 바람이 금융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우리 금융권은 한차례 복합금융플라자 설립 등을 중심으로 한 복합영업 시장을 경험한 바 있다.

당초 금융위기 여파로 플라자 중심 영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는 했지만, 2010년 들어 영업 환경에 다시 훈풍이 돌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복합상품 개발과 영업망 융합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의 영업이 '백화점식 경영'의 모양으로 흘러갔다면 점차 전문화와 종합 설계·판매로 가닥을 잡는 모습이다.

◆은행권, 계열사 돕고 영업력도 강화 복합상품·영업 '관심'

은행권은 심도있는 고객 분석과 상품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복합상품 개발과 복합영업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우선 KB금융지주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있다. KB금융지주는 국민은행의 비중이 높다는 고민거리를 해결하고 다른 금융계열사들과의 균형적 성장을 도모하는 데 골몰해 왔다. 이에 본격적인 계열사 간 시너지 획득에 나서는 방안으로 관계관리 시스템을 수술하는 데 크게 공을 들였다.

우선 그룹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인 KB e-시너지시스템 구축이 완료돼 계열사간 통합 캠페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계열사간에 흩어진 고객의 거래실적을 모두 통합해서 고객등급을 산정하고, 이에 따라 우대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룹 통합우대고객제도가 현실로 다가왔다. 은행 MVP고객은 KB투자증권 주식매매거래시 기본수수료 대비 30% 이상 할인된 수수료를 적용 받을 수 있으며, 증권 MVP고객도 은행 MVP고객과 동일하게 영업점 주요고객(VIP)라운지 서비스를 제공받는 등, 은행과 보험, 증권 사이의 장벽을 무너뜨려 서비스를 통합제공하는 것.

   
  <사진=부유층용 점포 속성을 벗어나 복합점포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KB금융의 도곡동PB센터>  

KB금융지주는 이와 더불어, 복합점포 운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압구정PB센터에 은행 증권간 교차판매, 공동영업, 복합상품 판매가 가능한 복합점포를 개설한데 이어, 도곡PB센터에 2호점을 열어, 은행업무 뿐 아니라 주식 직접투자, 채권, 랩어카운트, 사모펀드 등 원스톱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복합상품 개발이 눈에 띈다.

우리은행은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인 '우리V오토론'을 준비 중이고,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출시, 재미를 본 '신한 마이카 대출'의 뒤를 이어 카드와 은행 대출을 연동한 복합상품인 '신한 에스모어(S-MORE) 마이카 대출'을 출시했다.

'에스모어 마이카 대출'은 에스모어 체크카드로 차를 구매하고 카드 대금은 은행 대출에 연동해 결제하게 돼 은행과 카드의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이미 출시돼 인기를 끈 바 있는 '신한 에스모어 카드'와 유사한

   
  <사진=신한은행은 카드와 융합된 상품인 에스모어 마이카 대출을 설계해 출시했다.>  
선상에 있는 복합상품이다.

산업은행은 예금 모집인 제도 도입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같은 산은금융그룹 소속사인 대우증권과의 영업 협력 필요성이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다행히 산업은행의 금융융합화 파트너인 대우증권은 증권 부문에서 탁월한 역량을 쌓아온 바 있다. 이렇게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영업력과 IB 인력망을 연계하게 되면, 계열사간에 시너지를 배가시킬 수 있는 복합상품 출시와 산업은행이 이전에도 장기로 삼아온 메가딜(Mega Deal) 추진 등에서 두각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험사 복합금융은 '공정거래법 개정' 등 맞물려 정중동

보험권의 복합금융 추진은 이런 은행권의 활동보다는 좀 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한화금융플라자는 대한생명과 한화손해보험, 한화증권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면서 닻을 올렸지만, 현재 한창 때보다는 3개 점포를 축소해 27개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생명의 금융플라자(WM 센터)는 VIP 재무상담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보험사 중심 금융플라자가 복합영업을 포기하거나 명맥만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동양생명의 경우 재무 설계를 원할 경우 해당 FC 외에도 법률과 상속, 세금문제 등의 전문 영역에 대한 협력 지원을 도모할 수 있다.

더욱이 이들 일반 그룹사에 속하는 금융사들의 경우에는 그간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철저한 분리를 고수해 온 지주회사 제도가 대변혁을 앞두고 있어, 향후 일반그룹사의 금융 활동이 넓어질 때 다시금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 허용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이미 국회 정무위를 통과했고 본회의 계류 중이기 때문. 이에 따라 동양그룹과 한화그룹은 금융회사를 소유하는 일반기업그룹의 딜레마를 극복하고(금융사를 거느릴 중간지주사만 만들면 되는 구조가 된다), 지주회사 설립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이런 제도 변화를 앞두고 가장 적극적으로 금융권 진출을 모색 중이며, 복합금융영업 시대 개막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 C&C는 이미 지난 연말 SK증권의 차세대 시스템의 기치를 들어 SK그룹 복합금융시대의 준비가 끝났음을 알렸다.

아울러 하나금융그룹과 지분 협력을 통해 카드업에 진출(하나SK카드 설립)하였을 뿐만 아니라, 보험독립판매법인(General Agency: 통칭 GA)에도 진출, 과거 보험업을 영위했던(SK그룹이 갖고 있던 보험사는 넘어가 현재 미래에셋생명이 됐음) 영광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GA는 특정 보험회사에 제한받지 않고 여러 보험회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신영업 채널인 만큼, SK그룹이 가진 SK마케팅앤컴퍼니와 GA 팍스넷의 노하우가 다시 중소규모 보험사를 설립한 것과 같은 영업 이익을 가져올지도 주목된다.

이처럼, 예금 모집인 제도의 표류 사정이나 중간 지주회사 설립이 가능해지는 등 제도가 격변하면서 금융기관들이 각자의 일희일비 상황을 모두 금융융합영업으로 뚫으려는 모양새다. 금융 관련 투자를 하거나 산업체를 소유할 수 있는 길이 다각도로 열리면서 상품과 판매 채널 역시 더욱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해지면서 금융권 발전에도 긍정적 기대를 모을 것으로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보험과 은행, 증권사간에 최근 퇴직연금 출혈 경쟁을 하는 등의 일부 과다경쟁이 불거지는 등 부작용도 차차 드러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 역시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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