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LG전자의 ‘맥스폰(MAXX, 모델명: LG-LU9400)’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3월초 출시된 맥스는 출시 10일 만에 개통수 1000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스마트폰 열풍 속에서 이 같은 판매 호조는 확실히 기현상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맥스폰이 기존 풀터치폰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성능 프로세서와 무선 인터넷 환경인 와이파이(WiFi)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이라는 데 원인을 찾는 이가 많다. 한 마디로 비(非)스마트폰으로 스마트폰 세상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 콘셉트가 발매 초기 눈길을 확실히 끌어당겼다는 것.
약 20개의 콘텐츠를 내려 받아 바탕화면에 깔아 놓고 사용할 수 있는 점이나 ‘핑거 마우스’ 등의 노력도 돋보인다는 평이다. 스마트폰의 필요를 인정하면서도 막상 각종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상품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방증이다.
◆프리징 현상과 리부팅 문제에 불만
하지만 이 같은 초반 열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사용자들의 원성이 속속 부각되고 있기 때문. 특히 맥스폰의 불만 사항으로 언급되는 것은 ‘프리징 현상’이다.
원래 컴퓨터가 작동 중에 갑자기 멈춰서는 일을 말하는 프리징 현상은 스마트폰 등 휴대폰에서도 일어난다. 그런데 맥스폰 사용자 중에 이 프리징 현상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이가 많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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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LG전자는 아레나폰과 뉴초콜릿폰에 이어 맥스폰에 대한 대대적 마케팅에 나섰다.> |
해결책으로는 다른 전화로 맥스폰으로 전화를 걸거나, 배터리를 빼 전원 공급을 끊었다가 다시 연결하는 방법이 알려져 있다. 결국 사용하던 해당 작업은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보다도 빠른 속도’를 주요 강점으로 내세웠던 판매 전략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스냅드래건을 장착해 속도를 높여도 이 같은 장애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면 오히려 다른 제품보다도 느리다고까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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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리부팅과 프리징에 대한 원성을 쏟아내고 있는 맥스폰 구입자들> |
문제는 이 같은 현상들은 이미 핵심제품으로 내세웠던 아레나폰에서도 원성을 샀던 오류라는 데 있다. 사용자들은 “프리징 등은 아레나폰 때부터 있던 현상”이라며 무신경한 후속 모델 출시를 비판하고 있다.
◆불만 도외시하다 주저앉기 반복
문제는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돌이켜 보면, 이처럼 소비자 불만 요인을 제거하지 않거나 시류를 제대로 읽지 않고 출시한 제품들이 적지 않았다는 데 있다.
초반에는 유명 연예인 등을 내세워 강한 마케팅을 펴 어느 정도 치고 나가다가 결국 기술력에 대한 불만으로 주저앉은 아레나폰이나 뉴초콜릿폰 등의 전례가 있는 것이다.
아레나폰은 2009년 6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안승권 사업본부 사장이 직접 “50만대 가량 판매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그 다음 야심작인 뉴초콜릿폰도 ‘원조 초콜릿’에 훨씬 못 미쳤다는 평이었다.
이 같은 전략핵심무기들의 실패원인으로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뉴초콜릿폰은 스마트폰 시대가 몇달 뒤에 본격적으로 열리는 데 무심하게 대응, 출시됐다는 평을 들었다. 무선통신망(OZ)을 개방했을 뿐, 국내용 제품에는 와이파이를 넣지 않은 모델을 출시했다는 점이 악재가 됐다는 것. 고객 타게팅에 실패해 시장의 반응이 신통찮았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아레나폰의 경우도 KT와 LG텔레콤용 모델에는 MP3의 디지털저작권장치(DRM)를 풀었지만, 최대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 모델에서는 이같은 장점요인이 제외되는 실책이 있었다. 아울러 디빅스(DIvX) 감상시 별도 동영상 인코딩을 거쳐야하는 단점도 판매 열기를 스스로 상쇄했다는 평이다.
다시 맥스폰 이야기로 돌아가 보기로 하자. LG전자로서는 스마트폰들을 본격 출시하기 앞서 스마트폰 시장의 틈새 공략을 하는 모델로 맥스폰을 내세운 셈인데, 잦은 오류 문제로 불만을 사면 오히려 틈새 시장 공략이 아닌 모호한 위치 설정으로 인한 판매 부진을 겪을 수 있다.
◆밀어내기식 출시 ‘배짱 마케팅’ 비난도
이런 와중에서도 LG전자의 휴대폰 시장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안 본부장은 금년 1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지적하면서 “LG전자가 불균형 해소에 앞장설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맥스폰에서처럼 ‘이전 모델에서도 있던 오류가 개선 없이 다시 반복된다’는 지적이 계속되거나, 아레나·뉴초콜릿폰처럼 시장의 관심 방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밀어내기식 출시가 반복되는 한, ‘시장 불균형 해소’에 LG전자가 선봉에 설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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