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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은 건 아예 안 달려 나오는 모토로이

유투브문제 논란거리 아예없애…이어폰 마개도 없어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3.09 10:16:10

[프라임경제] 미국계 휴대폰 회사 모토로이에서 출시한 '모토로이'폰이 기능 부실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좋은 기능을 탑재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을 수 있음에도 마지막 마무리 배려에 2% 부족함을 느끼게 하거나, 정부 당국과 미국 포털사이트간의 껄끄러운 분쟁에 말려들어 아예 특정 기능을 차단당하는 등 뭔가 세심한 배려가 부족다는 것. 

◆유투브관련 구글 방침에 순응, 韓소비자 권리 방치?

유투브 논란이 새삼 재론되고 있다. 정부의 본인 실명인증제 요구에 우리 나라 포털들을 순응했지만 미국에 기반을 둔 구글은 이에 반발한 바 있다. 이 여파로 구글은 한국인이 국가(지역) 코드를 한국으로 지정한 채로는 유투브에 게시물을 올리지 못하게 조치했다.

그런데 KT가 애플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MB 정부와 구글간 유투브 분쟁이 다시 부각된 것이다. 아이폰에 탑재된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을 통하면 '한국'으로 국가 설정을 해도 동영상이 올려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불법 여부 논란이 8일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방송통신위원회까지 검토에 나섰다.

문제는 이렇게 아이폰이 유투브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그나마 SK텔레콤과 모토로라가 손잡고 출시한 모토로이는 잠잠하다는 것이 마냥 좋은 일이냐는 데 있다.

모토로이는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이다. 즉 안드로이드는 구글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모토로이의 경우 구글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실명인증제에 반발한 구글은 안드로이드폰의 한국 시장 진출로 인해 불편한 문제의 재발을 차단하기 위해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모토로이 국내 출시 전 유튜브 동영상 올리기를 지원하지 않기로 한 데에는 구글측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바꾸어 말하면, 모토로라는 구글측 정책에 적극 순응, 모토로이 한국 시장 진출 상황에서 우리 소비자들이 이와 관련된 권리 행사 문제를 알아서 판단할 여지를 원천 봉쇄한 것이 된다.

따져 보면, 본인 인증제와 유투브 동용상 게시 문제에 있어, 국가 코드를 한국으로만 하지 않으면, 즉 세계로 맞추고 올리는 데에 대해서는 이미 불법으로 판단할 여지가 없다고 해도 무방한 실정이다.

방통위만 해도, 8일 아이폰으로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행위가 인터넷 본인확인제 저촉인지 여부를 검토했지만, 일단 불법이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검토를 더 해야겠다는 모호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

아울러, 청와대 역시 한국 국적을 표기하지 않는 방식으로 유투브에 이명박 대통령 홍보 동영상을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정도가 되면 유관기관의 권위 있는 해석에 따른 행동으로 면책(책임 조각, 책임 소멸)이 돼 사실상 수사기관의 처벌 추진이 어렵다. 

결국 구글은 주로 논란의 사전 차단, 부수적으로는 한국 시장에 대한 일종의 보복성 조치로 이같은 정책을 편 것으로 보이는데, 모토로라가 이런 우리 나라 통신계의 속사정과 모토로이 고객들에 대한 배려를 생각했다면 협상을 충실히 해 반영했어야 한다는 것.

   
  <사진=위에서 내려다 본 모토로이. 3.5이어폰 송출구에 고무마개가 없이 출시됐다.>  
◆3.5 이어폰 사용하게 해준 건 고마운데, 마개는 왜 없나?

한편, 모토로이에서 빠진 기능(및 부속) 중 아쉬움을 남기는 것으로 이어폰 송출구 마개가 있다.

모토로이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이른바 3.5이어폰, 즉 일반적으로 워크맨 등에서 사용하는 이어폰을 사용하게 한 부분이다. 근래에 일반 휴대폰이든 스마트폰이든 기기가 작아질 수록 이어폰을 전용으로 출시하는 게 일반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모토로라사에서는 이에 따른 일정한 불만을 고려, 모토로이에서 3.5이어폰을 사용하게 기기를 설계함으로써, 모로토이 사용자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유사시 교체도 용이한 셈이다. 나름대로 호평도 따른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모토로이는 이어폰 송출구에 마개를 채용하지 않아 아쉽다는 소리가 나온다. 기기의 위에 붙은 데다 고무 바킹(마개)가 없으므로, 미세먼지가 들어가기 쉽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는 이미 다른 기사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모토로이 자체가 미세먼지 유입에 약한 것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간단히 넘겨 볼 일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실제로도 통계를 보면(2009년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언급) 서울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런던이나 도쿄 등 선진국 도시들보다 월등하게 높다. 서울이 55㎍/㎥(2008년)인데 비해 런던은 34㎍, 파리는 30㎍, 도쿄는 25㎍라는 것(이상은 2007년 자료).

이런 상황에서 미국식 기준으로 상부에 바킹없는 송출구를 뚫어놓은 것은 한국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환경을 감안하지 않아 아쉽다는 것이다.

결국 모토로이는 각종 버그 문제와는 별개로, 소비자 만족 정책(CS 영역)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모토로라사가 한국형 스마트폰이라는 고유 영역과 안드로이드폰 시장을 개척하고 만족도 높은 휴대폰을 만드는 회사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이같은 점들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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