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휴대폰 제조업체가 국내에 상륙시킨 '모토로이'가 당초 기대만 못한 성적표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아이폰이 KT와 손잡고 진출, 먼저 '스마트폰 시대 본격 개막 돌풍'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이 열풍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법 뒤를 따랐다. 그중 한 갈래는 삼성전자의 반격이 제법 만만찮게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더욱이 SK텔레콤과 미국계 휴대폰업체 모토롤라와 손잡고 모토로이를 선보이자 이 모토로이 문제 역시 아이폰 열풍에 상당히 위력적인 '맞바람'으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몰라도 모토로라의 모토로이는 '찻잔 속 태풍'이 되는 게 아니냐는 성급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모토로이, 월8만원 내고 반드시 잡을 메리트있나?
모토로이 등 스마트폰 역시 1개월당 사용부담이 일정액 이상인 요금제를 선택, 감수하면 무료폰을 받을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 사용자가 월 8만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하는 소비자에게 모토로이를 무상지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 가격대의 요금제를 택하면, 삼성전자의 T옴니아2를 쓸 수도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에서는 옴니아팝을 내놨다. 모토로이의 정도의 요금제(4만원대) 기능이 '조금 다이어트된' 스마트폰을 쓸 수도 있는 '차선책'이 있는 것.
일단 가격 경쟁력이 강하지는 않은 셈이다. LG텔레콤으로 통신사를 고르면서 삼성전자의 오즈(OZ)옴니아를 구매하면 월 7만5000원짜리 '더블75' 요금제로 무료 휴대폰을 받을 수도 있다. 더욱이, 오즈옴니아는 다른 이동통신사에서 출시되는 옴니아2 시리즈와 다른 장점도 있다. 처음부터 기본 운영체제로 윈도모바일6.5가 들어가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이용하기에 속도가 빠르고(일명 터치 속도) 응용 프로그램 작동이 원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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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토로이> |
◆성능면에서도 큰 메리트 없었다
결국 SK텔레콤+모토로이라는 조합은 적잖은 보조금을 지출하기는 하면서도 큰 고객 유인의 갈고리(Hook) 효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더욱이 모토로이의 CPU 속도는 600MHz로 경쟁 제품인 옴니아2보다 느리다. 800만화소대의 카메라는 분명 강점이다. 하지만 일단 스마트폰을 이해할 때 컴퓨터가 아닌 휴대폰쪽에 방점을 찍는 우리 시장의 상황 속에서 이런 단점은 분명 걸림돌이다.
결국 이런 점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파트너 통신사에서 더 많은 보조금을 주는 등으로 전략을 짜는 것도 일종의 방법이었을 텐데, 과연 그렇게까지 공세적으로 출혈을 감수할 의지가 SK텔레콤에 있었을지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안드로이드마켓 때문에 결정적으로 서비스에 관심이 약하다는 느낌을 소비자들에게 준 대목이다.
◆안드로이드마켓 문제가 기세 죽였다?
얼리어댑터들이 왜 애플의 스마트폰 제품(아이폰)에 열광했는가를 돌이켜 보면,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무궁무진한 흡인력을 짐작할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많은 관심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어차피 하드웨어 경쟁은 이미 어느 정도 정체된 상황에서 무한한 소프트웨어 시장의 창출이라는 '블루 오션'을 열었다.
하지만, 모토로이가 주요 무기로 선정했어야 할 안드로이드마켓은 이같은 장점을 빨리 입소문내는 데엔 실패했다.
발매 초기에 "안드로이드마켓은 국내에 정식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무료 애플리케이션만 개방돼 있는 상태"라는 단서가 붙어버려, 상당한 제약을 안고 싸움에 나선 셈이 됐기 때문. 3월말에나 유료 애플리케이션들도 개방된다는 소식은 예비 소비자들을 많이 실망시켜 어느 정도 이탈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만약 SK텔레콤이 'T스토어'를 통해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 하였다면, 이야기는 좀 달랐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SK텔레콤측이 밝히기를 꺼릴 정도로 모토로이 판매량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준이 아닌 상황이다. 모토로이는 예약판매부터 SK텔레콤의 기대에 못 미쳤다. SK텔레콤은 예약판매 5만대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절반쯤이었다는 것.
문제는 이제 SK텔레콤이 삼성전자 안드로이드폰 신제품을 줄줄이 출시한다는 데 있다. 모토로이가 아이폰과 맞붙어 고전한 상황이 결국 기사단이 본격적인 백병전을 벌이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한 게 아니었느냐는 풀이도 가능한 대목이다.
KT와 LG텔레콤도 스마트폰 공세를 예고한 상황에서 모토로이의 입지는 좁아만 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모토로라측이 자랑하는 미적 감각(디자인 감각) 역시 모토로이만큼은 비껴간 것 같다는 점도 마지막 일격을 가한다. 여성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남성적 느낌이라는 모토로이의 디자인에서 이전에 나오던 '내구성은 어떻든 디자인은 모토로라'라는 평은 힘을 잃는다는 것. 이같은 난제들을 안고 있는 모토로라에게는 이번 3월은 春來不似春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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