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가 국내 시장에서 모토로이를 출시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이다.
모토로라는 국내 휴대폰 시장 개척 단계부터 상륙해 판로 개척을 꾀해 온 미국계 회사로, 이미 2007년 팬택앤큐리텔을 제치고 국내 점유율 3위를 달성한 바 있다. 그러나 통화 품질, 내구성 면 등에서 적잖은 논란을 낳아 왔다.
특히 모토로라 계열 제품은 뒷면이나 접합부(배터리 접합부분 등)가 약하다는 불평이 제기되고 있다.
일명 '배컴폰'이라고 불리는 휴대폰(모델번호 V9M)이 사용기간이 만 1년이 되기 무섭게 수지접합 부분이 떨어지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현재 논란이 되는 것은 2009년 봄 생산된 V9M 휴대폰들.
◆검정 뒷뚜껑 벗겨지면 백색 금속판 드러나
V9M 모델은 메탈릭 느낌을 낸 데다, 디자인이 호평을 얻어 상당량이 시장에 풀린 상태다. 금속재 느낌을 주는 앞부분과 달리, 뒷면은 검은 플라스틱류 뚜껑으로 덮여 있다.
그러나 이 모델은 만 1년쯤 되면 혹은 그보다 못해 후면 플라스틱 코팅이 벗겨지는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 A양(28·경기도 광명시)의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A양은 이 전화기를 사용한지 약 8개월만에 뒷면이 벗겨져 흰 금속판이 드러나는 흉한 상태가 돼, 휴대폰을 바꿔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 |
||
<사진=모토로라 V9M 제품이 코팅 부분이 빠르게 파손돼 빈축을 사고 있다.> |
![]() |
||
물론 개인 사용 여하에 따라서는 흠집이 날 수도 있고, 그 정도에도 어느 정도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이렇게 큰 면적으로 벗겨지는 일은 다른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예를 생각해 보면 드문 경우다. 특히 사용기간에 시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제조연월일을 참조해 최대한 길게 사용 기간을 잡아봐도 2009년 4월에 제조돼 현재 기준으로 만 1년도 못 되는 상황.
![]() |
||
<사진=껍질을 벗다니 이건 휴대폰이 아니라 양파? V9M폰의 벗겨진 후면> |
결국 멋을 한껏 부려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기는 했지만, 만 1년만에 실망감이 극대화되고 있는 것.
◆이미 다른 모델도 '허물벗는다' 지적
![]() |
||
<사진=모토로라 MS700폰> |
이미 2007년에도 유사 사례가 지적되고 있었던 것이다.
MS700, 일명 '크레이저'폰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때에도 모토로라 휴대폰은 디자인 감각 때문에 호평을 얻었지만 후면 부분 파손 문제가 '세티즌' 등 소비자 모임들에서 논의된 바 있어 이런 점을 모토로라가 인지하거나 했을 수 있음에도 개선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모토로라는 우수한 디자인 감각으로 인해 한국 소비자들의 눈길과 손길을 당기고는 있지만, 이를 받쳐주는 품질, 그 중에서도 디테일한 내장 강도 문제(내구성) 때문에 불만을 사고 있다.
지금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V9M 모델만 해도, 국내시장에서 2008년 한해에만 48만대가 판매됐고, 그 다음해인 2009년에도 'SK텔레콤 출시 휴대폰 중 최다 판매모델로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기있는 모델이었다. 이런 만큼 불만이 터져나오는 경우 국내 시장에서의 인지도 추락 등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임에도 안일한 고객만족 방침으로 일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 |
||
<사진=모토로라 내구성 문제, 특히 후면 코팅 파손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몇몇 모델에서 거론되던 것이다. 사진은 2007년에 제기된 '껍질벗는 배터리' 논란> |
◆편한 한국 시장 분위기에 젖어 안주하나?
이처럼 모토로라가 국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가인 제품을 빅히트 모델로 만드는 데 치중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리메이크하는 데 열을 올려온(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내구성 등에 대한 연구개발에 소홀하다는 우려를 산) 것도 이해 못할 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근래에 모토로라가 휴대폰 사업 부진으로 신제품 개발에 애를 먹자, 2G 제품 중 적당한 것을 인기제품으로 밀어붙이거나(V9M-배컴폰이 그 예일 것이다), 이를 새단장, 3G로 내놓는 데 치중(V10-뉴배컴의 경우)했었다는 것.
실제로, 그간의 한국 시장은 연간 4~5종 정도의 소수 모델로 연간 최소 100만대 이상의 물량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모토로라로서는 대단히 편하고 매력적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40~50만원대 보급형 휴대폰으로만 만족하기엔 부족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모토로라가 모토로이를 출시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한국 휴대폰 시장을 보면, 스마트폰에 대한 호기심과 기존 메이커들에 대한 불만과 이탈 가능성이 극대화된 '아이폰 정국'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끊임없이 모토로라 몇몇 휴대폰 모델들이 내구성 논란이 나오는 것은 자칫 모토로라가 시장 전반을 잃는 서곡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대책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