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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벗는 모토로라폰…네가 '양파'냐

'흉하게 껍질벗는 폰' 다수 모델서 불만 제기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3.04 14:23:46

[프라임경제]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가 국내 시장에서 모토로이를 출시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이다.

모토로라는 국내 휴대폰 시장 개척 단계부터 상륙해 판로 개척을 꾀해 온 미국계 회사로, 이미 2007년 팬택앤큐리텔을 제치고 국내 점유율 3위를 달성한 바 있다. 그러나 통화 품질, 내구성 면 등에서 적잖은 논란을 낳아 왔다.

특히 모토로라 계열 제품은 뒷면이나 접합부(배터리 접합부분 등)가 약하다는 불평이 제기되고 있다.

일명 '배컴폰'이라고 불리는 휴대폰(모델번호 V9M)이 사용기간이 만 1년이 되기 무섭게 수지접합 부분이 떨어지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현재 논란이 되는 것은 2009년 봄 생산된 V9M 휴대폰들.

◆검정 뒷뚜껑 벗겨지면 백색 금속판 드러나

V9M 모델은 메탈릭 느낌을 낸 데다, 디자인이 호평을 얻어 상당량이 시장에 풀린 상태다. 금속재 느낌을 주는 앞부분과 달리, 뒷면은 검은 플라스틱류 뚜껑으로 덮여 있다. 

그러나 이 모델은 만 1년쯤 되면 혹은 그보다 못해 후면 플라스틱 코팅이 벗겨지는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 A양(28·경기도 광명시)의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A양은 이 전화기를 사용한지 약 8개월만에 뒷면이 벗겨져 흰 금속판이 드러나는 흉한 상태가 돼, 휴대폰을 바꿔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사진=모토로라 V9M 제품이 코팅 부분이 빠르게 파손돼 빈축을 사고 있다.>   
   
   

물론 개인 사용 여하에 따라서는 흠집이 날 수도 있고, 그 정도에도 어느 정도 편차가 있을 수 있지만 이렇게 큰 면적으로 벗겨지는 일은 다른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예를 생각해 보면 드문 경우다. 특히 사용기간에 시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제조연월일을 참조해 최대한 길게 사용 기간을 잡아봐도 2009년 4월에 제조돼 현재 기준으로 만 1년도 못 되는 상황.

   
  <사진=껍질을 벗다니 이건 휴대폰이 아니라 양파? V9M폰의 벗겨진 후면>  
결국 메탈릭 느낌을 강조해 내놓은 제품에 굳이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검정 플라스틱면을 후면에 굳이 채용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리송하다. 참고로 LG전자는 2007년 '샤인폰'을 출시하면서, 전후면 모두를 금속성 재질로 통일한 적도 있어 이것이 기술적으로나 미학적으로나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멋을 한껏 부려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기는 했지만, 만 1년만에 실망감이 극대화되고 있는 것.

◆이미 다른 모델도 '허물벗는다' 지적

   
  <사진=모토로라 MS700폰>  
더욱이 이같은 모토로라 휴대폰이 '허물을 벗는다'는 지적은 처음 나온 게 아니다.

이미 2007년에도 유사 사례가 지적되고 있었던 것이다.

MS700, 일명 '크레이저'폰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때에도 모토로라 휴대폰은 디자인 감각 때문에 호평을 얻었지만 후면 부분 파손 문제가 '세티즌' 등 소비자 모임들에서 논의된 바 있어 이런 점을 모토로라가 인지하거나 했을 수 있음에도 개선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모토로라는 우수한 디자인 감각으로 인해 한국 소비자들의 눈길과 손길을 당기고는 있지만, 이를 받쳐주는 품질, 그 중에서도 디테일한 내장 강도 문제(내구성) 때문에 불만을 사고 있다.

지금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V9M 모델만 해도, 국내시장에서 2008년 한해에만 48만대가 판매됐고, 그 다음해인 2009년에도 'SK텔레콤 출시 휴대폰 중 최다 판매모델로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기있는 모델이었다. 이런 만큼 불만이 터져나오는 경우 국내 시장에서의 인지도 추락 등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임에도 안일한 고객만족 방침으로 일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사진=모토로라 내구성 문제, 특히 후면 코팅 파손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몇몇 모델에서 거론되던 것이다. 사진은 2007년에 제기된 '껍질벗는 배터리' 논란>  

◆편한 한국 시장 분위기에 젖어 안주하나?

이처럼 모토로라가 국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가인 제품을 빅히트 모델로 만드는 데 치중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리메이크하는 데 열을 올려온(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내구성 등에 대한 연구개발에 소홀하다는 우려를 산) 것도 이해 못할 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근래에 모토로라가 휴대폰 사업 부진으로 신제품 개발에 애를 먹자, 2G 제품 중 적당한 것을 인기제품으로 밀어붙이거나(V9M-배컴폰이 그 예일 것이다), 이를 새단장, 3G로 내놓는 데 치중(V10-뉴배컴의 경우)했었다는 것.

실제로, 그간의 한국 시장은 연간 4~5종 정도의 소수 모델로 연간 최소 100만대 이상의 물량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모토로라로서는 대단히 편하고 매력적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40~50만원대 보급형 휴대폰으로만 만족하기엔 부족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모토로라가 모토로이를 출시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한국 휴대폰 시장을 보면, 스마트폰에 대한 호기심과 기존 메이커들에 대한 불만과 이탈 가능성이 극대화된 '아이폰 정국'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끊임없이 모토로라 몇몇 휴대폰 모델들이 내구성 논란이 나오는 것은 자칫 모토로라가 시장 전반을 잃는 서곡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대책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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