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B금융이 정권 및 기업과 대립각을 세우려나?
숙명여자대학교 고승의 교수가 3일 KB금융의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된 상황이 많은 이야깃거리를 낳고 있다.
![]() |
||
| <사진=숙대 고승의 교수> |
고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MBA, 오클라호마대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관료로 일한 경험도 있다.
숙대 교직원 선교회 회장직을 역임한 기독교 신자이며, '연탄은행'에 기부 활동을 하는 등 봉사활동에 숙대 교직원들이 힘을 보태는 데에도 촉매 역할을 한 바 있다. 고 교수는 민간배드뱅크인 연합자산관리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하지만 고 교수가 눈길을 끄는 것은 다른 점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기업가들에게 호의적인 경영학이라는 학문 특성과 달리, 기업의 구조에 날카롭게 메스를 들이댄 바 있는 강골 학자라는 점이 눈에 띄기 때문.
고 교수는 신문 칼럼을 통해(2001년 10월 24일 한겨레신문)"경제의 구조조정의 초점은 중소기업 경영자의 규율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분율이 별로 높지 않은 기업집단의 소유경영자가 기업집단의 방대한 자산을 전제적으로 통제함으로써 초래될 수 있는 비효율의 개선에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이라고 재벌기업들의 비효율과 오너 가문에 의한 지배를 비판했다.
또 2003년에는 학교 홈페이지에 '소로스 부시 그리고 미국의 실체'라는 다분히 비판적 시각의 글을 올려 미국 경제와 다국적 금융 사냥꾼들에 대한 자기 시각을 숙대 학생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이 '보기에 따라서는' 반기업적인 정서에 매몰된 학자를 사외이사에 선정한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사외이사들의 전횡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식으로 잣대를 들이댄 금융당국에 대한 소극적 저항으로 풀이할 수도 있는 대목이기 때문. 더욱이 이번 정권은 친기업 정부(비지니스 프렌들리 정부)를 자임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는 평가다.
또 앞으로 KB금융과 국민은행이 기업들과 거래 관계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고 교수가 나름의 비판적 시각으로 문제적 거래에 비판을 가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