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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 구한 윤증현…출구전략도 완치?

[윤증현 취임1년]공로 불구 유럽發 더블딥 우려등 숙제多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2.09 07:56:12

[프라임경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취임 한돌을 맞았다. 윤 장관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속에서 재정 정책의 키를 잡고 한국 경제를 이끌어 왔다. 

지난 1년간은 전임 강만수 전 장관의 바톤을 이어받아 많은 것을 이룬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제 경제 위기 극복의 매듭 준비, 그리고 아직 가능성이 남은 더블딥에 대한 준비라는 과제들이 남아 있다. 반환점을 잘 돈 대신 러스트 스퍼트를 어떻게 관리할지 숙제가 남아 있는 셈이다.

◆재정 투입으로 위기 잡고, 외환부족 논란 잠재워

   
  <사진=기획재정부 수장으로서 한국 경제 위기 극복을 지휘해 온 윤증현 장관(제공: 기획재정부)>  
한국 경제 전반이 침울한 지표를 받아들어 낙남 분위기에 젖어 있을 때 등장한 윤 장관은 성장률 회복이라는 큰 숙제를 풀었다.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2009년 1분기 전기대비 성장률이 0.1%로 나왔다. 플러스로 전환이라는 쾌거를 이루면서, 상대적으로 극복 속도가 빠르지 못한 일본 등 선진국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이후 분기마다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우리 국내총생산(GDP)은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또 전임자 시절에 쌓인 '정부 정책을 믿을 수 없다'는 냉소주의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 추경예산을 확보해 확장적 재정정책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는 경제 회복을 위한 자금 유통 활성화라는 촉매 역을 하기엔 충분한 양이었다. 경기 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각종 세제 지원대책을 살피고 지난해 5월부터는 노후차 교체시 개별소비세 및 취·등록세 감면도 시행하는 등 기업 활동에 지원 사격을 충실히 해 냈다.

그 결과, 수출이 빠르게 개선되고 경상수지 흑자가 411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성적표가 급격히 개선됐다. 그 효과로 외환보유액도 지난해 말까지 270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이로써 파이낸셜 타임즈 등 외신이 우리 경제를 불안하게 보던 요인들을 제거, 외신 보도로 인해 손해를 보는 사태를 거의 대부분 극복했다. 

금융기능 정상화를 통해 실물경제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추진한 것도 공적이다. 지난해 4월에는 외평채 30억불을 발행했으며 한미통화스와프도 올해 2월까지로 연장했다. 20조원 규모의 은행자본확충펀드 및 구조조정기금(40조 원)을 조성해 은행의 체력을 강화해 놓은 덕에 이런 기업 지원 활동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중소기업 대출 및 보증에 대한 만기연장과 신용보증 확대 등을 통해 신용경색을 완화하기도 했다.

◆'고용없는 성장' 아쉬워, '재정 수도꼭지 잠그기'도 과제

하지만 이 같은 빠른 치유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고용없는 성장'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는 윤증현號의 한계로 읽힌다.

고용탄력성, 즉 경제성장에 비춰 본 고용 유발 효과가 높아지기는 커녕 점차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결국 잠재적 실업자 포함 '실제로 노는 인구' 400만명 시대 개막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대기업들이 정부 당국이 원하는 만큼 고용 창출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 재정 지출을 주무기로 해 온 그간의 정책을 언제까지고 펼 수 없기 때문에 이제 출구전략을 준비하는 한편 기업 역할을 강화하도록 독려해야 하는 이중고가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윤 장관과 기획재정부는 재정 지출의 구조조정을 다음달 하순 본격적으로 개시할 전망이다. 중복 지출, 효과가 없는 사업 등을 정리, 경제회복을 위해서라는 대의명분으로 진행해 온 여러 지출 사업을 상당 부분 조이겠다는 것.

이는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정부 당국이 출구 전략을 검토하겠다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는 유의미한 대목이라 눈길을 끈다.

하지만, 윤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정부는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대외 위험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고 민간 주도의 경기회복 흐름이 본격화되지 않아 당분간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지속해야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하는 등 윤 장관 스스로도 필요성은 인정하나 시기를 판단키 어려운 고뇌에 빠져 있다.

앞으로 이 시기 선택을 잘 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일본의 전례(장기 침체)를 답습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존재한다.

한편, 스페인과 그리스 등의 경제 위기로 인한 유로존 공동 공황 가능성, 그리고 이 여파로 인한 세계 경제 더블딥도 문제다. 유럽에서 들어온 투자자금이 다시 빠져나갈 가능성 때문에도 그렇지만, 이에 따라 더블딥과 출구 전략 시나리오를 동시에 마련해 둬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졌기 때문.

이에 따라, 윤 장관은 이제 1년간 회복, 다져놓은 체력을 바탕으로 더블딥 우려와 출구전략 준비 및 단행이라는 샅바싸움에 다시 나서야 할 처지다. G2, 즉 미국과 중국의 경제 주도권 경쟁 틈바구니에 낀 경제적 특수성을 극복하고 과제를 완수할 수 있을지 윤 장과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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