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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를 패드라 부르지 못하고"? 상표訴 '화제'

전혀다른업종과는 가능성0…소형전자기계간 분쟁은'예측불허'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1.29 09:30:14

[프라임경제]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은 태블릿(휴대성을 강화한 일종의 컴퓨터. 마우스나 키보드 없이 화면 터치로 입력을 해 부피를 넷북보다 부피를 줄였다)인 '아이패드'.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상표 분쟁이 불거지면서 애플의 마케팅 전략에 일부 차질이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의 컴퓨터 제조업체인 애플과 후지쓰가 아이패드라는 이름을 놓고 상표권을 다툴 태세다.

2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후지쓰는 이미 2003년부터 자사의 소형 컴퓨터 기기에 같은 이름을 쓰겠다면서 미국 내 출원등록을 추진해 왔다. 더 큰 문제는 미 특허청이 등록을 망설인 이유. 아이패드는 후지쓰가 탐내기 전에도 매그텍이라는 또 다른 업체가 비밀번호 입력 키패드에 같은 이름을 붙여 출원한 바 있다는 것. 결국 분쟁에 분쟁이 얽힌 상황이 됐다.

이 경우 처리는 어떻게 될까? 서로 상품 영역이 조금씩 다른 상황에서도 상표 등록과 사용이 전혀 불가능한 것일까? 영역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대강의 그림은 우리 나라 등 외국 판례를 보고서도 유추해 낼 수 있다. 부동산 제도 등 '토속성'이 강한 법영역과 달리 상사법 분야나 특허, 기술관련 영역, 공정거래법 등은 서로 영향을 긴밀히 주고받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기계간의 분쟁만 문제될 듯

   
  <사진=넷북을 능가할 신비한 기계로 칭송받고 있는 애플사의 '아이패드'>  
애플측은 후지쓰의 아이패드 상표 독점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내달 28일까지 법원에 이의신청을 낼 예정이다.

물론 아이패드라는 이름은 세계적인 기계업체 독일 지멘스에서도 사용 중이고(엔진에 이름이 붙어 있는 사례가 있다) 캐나다에서는 브래지어 등에도 쓰이고 있다. 하지만 브래지어 등 영역이 전혀 다른 상품과는 분쟁 우려가 적을 것으로 보이고, 다만 입력장치 등 전자기계쪽에서 혼동 가능성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유사업종 아니면 상표 써도 괜찮아

실제로 우리 나라 대법원은 세계적인 패션업체 휴고보스가 제기한 상표권 소송에서 2009년 12월, 너무 흔한 단어로 된 상표의 경우 유사상표성을 부정한 적이 있다.

휴고보스는 특허청장을 상대로 낸 상표등록 거절 결정 취소소송을 냈는데, 요지는 2006년 5월 '휴고보스 에너자이즈(HUGO BOSS energise)' 상표를 등록하려던 휴고보스측 신청에 대해 이미 'ENERGIZE'란 상표를 다른 업체가 등록돼 있다는 이유로 거절한 처분은 부당하다는 것.

이에 대해, 특허법원은 "'energise' 부분은 우리나라 고교 기본어휘 3000 단어에 속해 있는 쉬운 단어인 'energy'의 동사형으로 신체나 피부 건강 등과 관련해 많이 사용되고 있고, '피부에 활력을 주다' 정도로 쉽게 인식될 수 있어 식별력이 미약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고 대법원도 이를 그대로 인정했다.

영역이 상표가 아닌 상호(상법상 상호 문제와 부정경쟁방지 문제로 적용 영역이 상표와는 약간 달라짐)에 대해서도 유사한 논지가 형성, 널리 법조에서 사용됨도 발견되고 있다.

2010년 1월에는 세계적 저명 패션 브랜드인 '버버리'를 전혀 업종이 다른 '노래방 상호'로 사용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바 있다. 대전지방법원에서 영국 버버리사가 충남 천안지역 노래방 업주를 상대로 한 부정경쟁행위 금지 및 2000만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기각했다. 버버리사는 국내 대리인을 통해 2008년 8월 버버리라는 이름이 들어간 노래방 간판을 내릴 것 등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업주가 응하지 않자 소송을 냈지만 "노래방 상호가 버버리 상표와 비슷하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부정경쟁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노래방 측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후지쓰의 소형 컴퓨터 기계나 매그텍의 입력장치가 태블렛이라는 '일종의 입력처리장치'와 어느 정도 기능과 영역이 겹치고, 이로 인해 상표를 선점한 자들의 이익을 침해할 것인지가 이번 분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패드라는 명칭 대신 다른 2세대 버전을 볼 수도 있는 문제여서, 얼리 어댑터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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