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그간 연임 여부를 놓고 세계 경제계의 관심 대상이 돼 왔던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결국 연임성공 카드를 얻었다.
버냉키 의장 인준안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전체회의를 통과, 연임이 확정됐다.
미 상원은 이날 찬성 77 대 반대 23으로 인준안과 관련한 토론종료 표결을 마쳤고, 재임 인준 표결에서는 재적 과반수 찬성으로 인준안이 통과됐다.
◆인화는 강점, 서브프라임 위기 해결에도 功 평가
그간 버냉키 의장의 업무 스타일에 대해, 연준 내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는 평가를 외신들은 내린 바 있다.
지난 번 의장이었던 그린스펀의 경우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신에 가까운 이미지였다면 이보다 카리스마가 약한 편이라는 평가도 있다.
대공황 관련 전문가인 점 때문에 이번 파생상품과 부동산 문제가 결합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예방과 진단, 초동 대책에 느렸다는 평가도 있지만 어쨌든 해결 공로가 있다는 평가 역시 뒤섞여 나타난 바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성…백악관과 정책 당국에 끌려다닐 가능성도
이렇게 호평과 악평이 갈리는 가운데,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위치에 있다는 점 역시 그가 위상 확보를 위해 해결할 숙제다.
일례로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誌는 버냉키 연임에 대한 사설을 통해 그의 정치적 민감성을 공박한 바 있다.
즉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를 정치적 압력에 너무 민감(too susceptible to political pressure)하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자산버블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유동성을 신속히 거둬들여야 하지만, 연준이 그러한 의지를 보여줄지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냉혹한 평가 뒤에는 연방 상원 내 포진한 민주당 의원들이 그에 대한 염임 지원을 했지만 사실상 이는 민주당의 정책(오바마의 정책)에 협조하는 것을 전제로 한 '조건부지원'이었다는 점을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일례로, 리드 미 상원 민주당원내대표는 "버냉키가 향후 (소기업과 소비자들의) 대출 이용이 가능하도록 노력을 배가(redouble)할 것이고, 조만간 이 같은 계획의 윤곽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고, 자신은 이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대해 "연준이 1년여 동안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해왔고, 1.25조달러 어치나 모기지담보증권을 사들였는데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는 것인가?"라고 되묻고, "(버냉키가) 추가로 1.25조달러 어치를 사들이고, 제로금리를 앞으로 14개월간 더 연장하려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결국 시장의 믿음이 강고(그린스펀의 경우 이 부분에 대한 전폭적 지지가 있었다. 물론 후에 그린스펀은 자기 정책이 잘못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불러온 배경 중 하나가 됐다고 시인하기는 했다)하거나 정치적인 지지가 강해야 하는데, 버냉키는 시장의 사랑과 정치권의 관심 모두 '당분간 재정정책을 더 유지하는 데 협력한다는 전제 하에' 받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풀이할 수 있다.
◆출구전략 구사해 새 거품 방지할 수 있을지 촉각
결국 당분간 민주당측 요구대로 정책 추진을 하는 데 협력하는 한편, 출구전략을 구사할 시점을 찾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버냉키 연준 2기'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버냉키 의장으로서는 이에 대해 미국과 세계 경제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할 전망이다.
버냉키 의장이 집중할 앞으로의 '4년간 임기 핵심과제'는 새로운 거품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연준이 양적완화 및 제로금리 정책을 통한 시장 개입으로부터 스스로 발을 빼내는가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중앙은행이 아니면서도 중앙은행역을 하고 있는 특수성을 지녀온 연준이 버냉키 대에 이르러 강한 역할과 위상 변화의 시험대에 서고 있다. 오히려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승화시키는 연임 기간이 될 수 있을지 버냉키 의장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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