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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여온 비은행 강화 포기하나? 푸르덴셜 인수서 물러앉아
KB금융은 푸르덴셜증권 인수전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27일 알려져(본입찰 불참) 그간 외쳐온 증권업 강화와 보험 진출 등 비은행 부문 먹거리 마련 노력을 제대로 경주하지 못할 정도로 내부 혼란에 빠진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그동안 KB금융은 푸르덴셜증권의 유력 인수 주체 후보로 손꼽혔다. 경영진이 비은행 부문 확대 필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했고 KB투자증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내외에서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 KB가 푸르덴셜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로는 리더십이 실종되고 조직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다는 점이 꼽힌다. 이는 KB금융을 현재 이끌고 있는 강정원 행장이 각종 논란으로 당국과 소원한 상태에서 움츠리기로 들어간 여파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 잡을 기회까지 날릴까?
문제는 이같은 증권 인수 실패를 놓고 외환은행 인수 작업도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염려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외환은행은 그간 탄탄한 영업망(특히 기업 금융 부문)과 함께 특화된 능력을 갖추고 있어 사이즈에 비해서도 상당한 매력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은 지주 출범 전인 국민은행 시절에도 한 번 외환은행을 거의 다 잡았다 포기한 적이 있어서 애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과거 인수전에서도 의욕적으로 나섰던 인물이 바로 강 행장이고, 현재도 강 행장 주변의 구심력 저하가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다.
문제는 또 있다.
황 전 회장 시절 만들어 놓은 실탄을 모두 쓸 만큼(예를 들어 1억원대 증자)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다. 은행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잠정집계한 결과, KB금융의 주력기업인 국민은행이 상당한 내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이 1조원 가량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다른 은행들은 대개 약진했지만, 은행권 맏형격인 국민은행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지난해 대략의 순이익은 우리은행 1조원 △신한은행 7500억원 △기업은행 7100억원 △국민은행 6800억원 △SC제일은행 4200억원 등이다. 국민은행이 상당히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이익 순서다.
결국 인수전을 위해 쌓은 자금이라고는 해도 함부로 집행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것.
◆대주주 ING 눈치도 봐야
한편 얼마 전 제1주주로 떠오른 ING의 입김 역시도 KB금융이 검토해야 하는 대상이다.
ING의 의사를 대변하는 창구 역할이었던 자크 켐프 사장은 3월 임기가 만료되므로, 결국 얼음이 풀리는 시기까지는 여러 문제 때문에 ING측과는 긴밀하고 속도감 있는 의사 교류 대신 인수인계 준비 모드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강 행장 자신이 기자들에게 "최근 대주주들과 이야기해 본 적이 없다. 기회가 닿으면 이야기하겠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거취 문제로 시달리느라 다른 여러 문제에 대한 대주주들과의 긴밀한 의사 협력이 많이 없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하는 등 실제로 이같은 가능성이 현실 문제가 되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켐프 사장의 후임자 문제가 빨리 결정되어야 인수전의 본격적 재개 내지는 내실 다지기 중 선택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ING는 론 반 오이엔 아태지역 보험 부문 지역총괄 사장을 차기에 추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빠른 후임자 교체와 서로간의 대화 물꼬 트기를 하고 나서야 KB금융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강 행장이 차기 회장과 바톤 터치를 하는 외에도 기타 여러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터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장애물 경주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지, KB금융의 2010년 외연 확대 과정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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