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언어유희 "상시적 상황과 다르나 외압은 아냐"

[프라임경제]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직을 포기한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이 회장 후보 추천 과정 등에 대한 최근 행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 관심을 모았다.

강 행장은 11일 티타임을 겸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일련의 사건 배경 설명과 함께 과잉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김중회 KB금융지주 사장에 대한 사장직 해임 등 인사 파동과 함께, 이에 앞서 일어난 KB금융 회장 추천 과정상의 각종 외압 논란에 대한 설명을 하려는 자리였다. 또 금년도 최대 금융계 화두인 은행간 M&A 특히, 외환은행 인수전과 관련된 지속적 추진 의지를 내외에 천명하려는 것으로도 간담회 목적이 분석된다.

강 행장은 "행장 임기가 10월말까지이니만큼 이를 마칠 것"이라면서도 "(김중회 사장 경질로 인한 공석 때문에 생긴) 신임 지주 사장 임명 건은 차기 회장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사장직 인선에 대한 개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는 당국과의 대립각을 부득이 세운 상황에서 1:1 정도로 상황을 종료, 화해 제스처를 보내려는 것으로 보여 특히 주목된다.

또 "외환은행 인수 문제는 적당한 매물이 나오고, 그게 내 임기 중이라면 당연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해 의욕을 불태우기도 했다.

한편 강 행장은 다른 지주 회장 후보들이 사퇴한 가운데서 자신만 회장 후보로 단독으로 남고, 또 절차가 게속 진행된 데 대해 당국이 불편함을 내비치고, 아울러 절차의 속도 조절을 주문한 문제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에둘러 드러내기도 했다.

강 행장은 "감독 문제 외에 자체적인 회장 선임 절차 등에까지 당국이 속도 문제를 언급한 것은 어쨌든 외압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 번 회장 추천 과정이 비상시적인 면이 있었다고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절차는 아니라는 것으로, 이는 외부 의사로 인해 문제가 보통 절차와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강 행장은 "비상시적이라고 해서 외압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외압설 정면 인정은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아울러 청와대 외압설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국가적 일을 하는 곳"이라면서 "금융기관 인사에까지 개입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는 만약, 이런 외압이 있었다면 극히 비정상적인 일을 벌였다는 항의를 외압 주체에게 전하는 셈이 돼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