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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 한화 63시티, 위기대응 수준 드러나

직원들 고객대피유도 요령 부족…수족관 사고시 참사 우려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1.09 18:55:51

[프라임경제] 9일 63시티(옛명칭 대한생명 63빌딩)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 일부 시설이 사용 불능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으나, 직원들의 위기 대응 능력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혼란을 오히려 부추긴 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밀집시설물에서 위기 상황시 고객들을 안심시키고 대피를 신속히 유도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큰 참사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수라장 분위기 고객들 통제 안 했나 못 했나

   
  <사진=침수 사고가 나자 사고수습에 63시티 직원들이 나섰으나 극히 우려스러운 모습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9일 물난리가 난 곳은 아이맥스 영화관. 영화 상영 일정에 따라 오후 3시30분부터 7회차 관람객들이 입장해 있었던 상황이었다.

문제가 생긴 것은 3시 50분경. 물이 극장 뒤에서부터 넘치면서 뒷줄에 앉은 일부 관람객부터 웅성거리기 시작한 것. "빨리 일어나"라는 외침과 계단을 타고 아래로 물이 넘쳐 흐르면서 모두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관람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갈 길을 찾기 시작했고, 일부는 바닥에 내려놓은 짐이 젖는 등 피해를 입기도 했다.

문제는 이때 다수 고객들이 영화 관람 전 안내대로 움직이지 않고 상부 출입구로 이동했다는 것. 일부 관람객이 하단 출입구로 이동해 외부로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각 출입문으로 산발적으로 고객들이 쏟아져 나와 사고 보고 역시 다각도로 이뤄진 것.

그러나 이같은 위험 상황에서도 일단 안전 대피를 진행해야 하는 직원들의 능력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여러 경로로 문제 발생과 항의가 쏟아지자, 혼선이 빚어지면서 사고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콘트롤 타워 부재 현상의 전형을 보여주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사고 발생 후 10여분까지도 "왜 직원들이 먼저 대피를 시키지 않았는가", "환불을 해 달라"는 요구 등이 엉켜 아이맥스 영화관 입구가 아수라장이 됐다.

이 와중에 물을 닦아 내려는 직원들이 도착했지만, 장비래야 평소 청소에 쓰는 대걸레, 쓰레기통 등 닦고 물을 담을 장비나 그릇이 마땅찮은 상황.

항의가 이어지고 청소 작업 중인 직원들이 뒤엉켜 복잡해진 상황에서 '일단 대피' 지시로 가닥을 잡긴 했지만, 역시나 절도 있는 피난 요령 지도나 대피 안내가 이뤄지지 않았다. 파란 테이프를 걸어 사고 구역 출입을 통제하고 "일단 이동하시라"는 권유가 있었으나, 일부 관람객들은 이번엔 화장실을 들락거리거나, 바닥에 내려놨다 젖은 물건을 확인하느라 부산을 떨었고, 이런 항의나 통솔 거부 인원에 대해서는 대피 유도에 다시 시간이 소요됐다.

◆위기 속 문제 다각도 발생하자 '나도 몰라라 반응'

실제로 노트북 컴퓨터가 물에 젖은 관람객이 아이맥스 영화관 매점 앞에서 컴퓨터를 일단 켜고 상황을 점검하자 모 직원이 "여기 계시면 안 된다"고 했으나, "지금 물에 젖어서 상황 점검을 하는 게 아니냐"는 항의가 돌아오자 머쓱해져서 어정쩡하게 자리를 뜨는 등 직원들 스스로도 누가 누구를 어떻게 어느 시점까지 모두 어디로 이동시켜야 하는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이런 경우 하다못해 직원이 휴대전화로 물품 피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확보하고, 일단 대피부터 하도록 지시하는 게 가장 적절한 대응 반응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관람객이나 직원 모두 위기상황 속에서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한 것.

절도있는 자세로 안심을 시키면서, 또 돌발 상황 발생시에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상의 답을 제시하면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기대조건을 63시티 직원들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절도있는 자세로 통제 불능인 고객들을 제압하기도 해야 하지만, 자신들이 패닉인 상황이라 이런 통제는 아예 불가능한 것.

◆방제 대책 따로 없이 청소 아줌마가 일처리?

특히 처리 문제에 제대로 된 도구 없이 다른 일을 하던 직원들이 달려오고, 주력은 청소 용역 여직원들이 물걸레질을 하는 등 모습을 보여준 점도 눈길을 끈다.

대걸레나 쓰레기통 등을 동원해 물을 훔쳐내거나 퍼나르려는 시도가 고스란히 노출된 것. 

특히나 63시티는 과거 63빌딩으로 불리던 시절부터 수족관 시설(현재 명칭은 씨월드)로 이름이 높은 곳이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물을 많이 쓰는 공간이고, 만약 사고가 날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씨월드에서 사고가 났다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고, 비단 씨월드가 아니라 해도 씨월드를 운영하는 곳이니만큼 예상 침수량도 다른 빌딩보다는 더 커 피해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도 각별한 대응 능력을 한화그룹측에 요구하게 되는 배경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관람객들을 물론 이용 고객 전반에 대해 한화그룹 산하 (주)63시티의 직원 위기 능력 배양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함께, 위기 대응 능력 저하 우려 등도 드러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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