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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정기예금 시장 울렁증 도졌나?

'고객=은행장 팬클럽' 취급도 모자라 경쟁력 낮은 상품 출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0.01.05 17:15:29

[프라임경제] 정기예금 유치전에 자신감을 잃었나? 369정기예금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하나은행이 최근 들어 초조함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상황은 재작년 정기예금 설계 및 출시면에서 이상 행보를 보인 점과 연관돼 하나은행이 정기예금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돼 있는 고질병을 앓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런 상황 속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속속 상품을 내놓고 특판 전쟁을 치르고 있다. 예대율 챙기기에 혈안이 된 금융당국의 잣대에 맞추기 위해서는 정기예금 유치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오는 29일까지 '하나 투게더 정기예금'을 판매한다. 1년제인 이 상품은 이자를 만기에 한꺼번에 받는 만기일시지급식으로 가입할 경우 연 4.9%의 금리를, 매달 이자를 받는 월이자지급식으로 가입할 경우 연 4.8%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한편 신한은행은 4일부터 1조원 한도로 일반 정기예금보다 금리를 더 주는 '2010년 희망 새출발 정기예금 특별 금리 행사'를 실시한다.

1년제는 연 4.9%, 2년제는 5.1%, 3년제는 5.2%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만기일시지급식과 월이자지급식 중 한가지를 택할 수 있는데 월이자지급식의 경우 금리가 연 4.8∼5.1%로 0.1%포인트씩 낮아진다. 인터넷 가입도 가능하다.

한편 우리은행은 기존 정기예금 상품인 '키위 정기예금'에 금리를 상승시켜 특판 전쟁에 대응 중이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막상 내용을 들여다 보면 다른 경쟁사에 비해 밀린다는 평가다. 우선 신한은행의 상품에 비해, 중도해약시 이율이 낮다. 하나은행의 투게더 상품은 1년 기한 상품인데, 1년내 해약시 적용 이율이 무이자, 0.5%, 1.0% 등으로 단조롭게 구성돼 있다. 신한은행의 특판 행사 희망 새출발 상품의 경우, 무이자, 0.5%, 1%, 2% 등으로 세분돼 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중도 이탈하는 소비자의 경우 중간이자 면에서 하나은행측의 경쟁력이 훨씬 밀린다는 것.       

아울러, 가입조건 면에서도 희망 새출발 행사의 민트 정기예금의 경우 300만원부터 시작하나, 하나은행은 500만원 이상이라는 점도 불리한 조건에 더 큰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의욕만 앞세운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점은, 중간에 돈을 인출하는 소비자에게도 고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인 '하나 369 정기예금'을 이 특판 상품과 동시에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369 정기예금보다는 불과 0.49%밖에는 이율이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결국 같은 집안 상품끼리 싸움을 벌이는 공격능력 분산 상황을 하나은행이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것.

결국 4대 금융지주사 중 맷집이 가장 약하고 은행 M&A 대전 등을 앞두고 경쟁에 초조함을 느끼면서, 고객 챙기기를 하기에 힘이 부친다는 점만 스스로 드러내는 '자충수'를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사진=하나은행 김정태 행장이 조이투게더 상품 가입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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