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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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0 18:06:02
[프라임경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대우건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승자의 저주'를 만들어낸 '원인'이 됐을 뿐더러,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처리 문제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라는 중요한 문제를 만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민영화 추진'이라는 문제를 언젠가 풀어야 할 산업은행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세간의 관심 대상이다.
◆산업은행 주도 인수 가능성도
매각이 무산된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이 지분의 '50%+1주'를 인수하게 된다.
금호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3조5000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올해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행사가격이 3만1500원을 밑돌면 차액을 보전해 주기로 했다(이른바 '풋백옵션 계약').
산업은행은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금호생명도 인수할 계획이다.
◆대우건설, 현대건설 전철 밟을라?
문제는 대우건설 주식 50%+1주를 인수하게 되는 산업은행이 민영화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데 있다.
우선 금융위원회가 내년도 민영화 추진에서 우리금융을 산업은행보다 앞세울 뜻을 밝힌 바 있기는 하지만, 산업은행으로서는 대우건설을 오래 끌어안고 있기 어려운 입장이다. 과거 산업은행은 현대건설 문제로, 외환은행 등과 낯을 붉힌 경험이 있다.
2000년 5월 이후 현대그룹 유동성 위기가 현대건설로 번지자 최대주주 및 일가는 현대선설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고 같은 11월 1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마련했다.
이때 산업은행, 외환은행 등이 부담을 안았다.
기업인수합병(M&A)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인 현대건설이지만, 일단 발을 담근 상황에서 산업은행은 쉽게 빠져 나오지 못했다. 2008년 봄에는 외환은행과 산업은행의 신경전이 치열해지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2008년 3월 25일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후 26일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발표 직후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보다 대우조선의 매각을 추진하는 산은을 압박하는 보도자료를 내는 등 서로 긴장감이 감도는 대치상황까지 갔던 것. 당시, 외환은행은 보도자료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착수 관련 산은이 매각을 사실상 중단하고 있다며 4월초 현대건설 주주협의회를 개최해 현대건설의 매각절차를 착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대우건설의 경우는 현대건설과는 사정이 다르다. 하지만 내년도 기업집단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M&A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지, 또 일단 50%+1주라는 규모의 대우건설 주식을 순조롭게 팔릴지를 단언하기 어렵다는 것.
◆대우건설 때문에 민영화 영향 '촉각'
이렇게 어려워진 건설사와 연관돼 고생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산업은행으로서는 민영화 속도를 내야 할 상황에 대우건설에 관여해야 하는 사정이 마냥 반가울 수 만은 없다. 이는 외환은행이 현대건설 건을 '해묵은 숙제'처럼 안고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우려가 더 높아지고 있는 것. 대우건설 주식이 빨리 올라(30일 대우건설 종가 1만2800원) 향후 대형 이익을 산업은행에 안기는 해피엔딩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