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10년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초구청장 교체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현재 서초 구정(區政)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박성중 구청장. '한나라 강세 지역인' 강남지역 특성상 박 구청장에 맞서는 야당 인사들이 역전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내부에서 올라오는 젊은피 수혈론이 부각되면서 사실상 본선보다 어렵다는 '1차 관문'을 놓고 뜨거운 각축장이 예고되고 있다. 몇몇 인물이 부각되는 가운데 박 구청장에 비해 다섯살 젊은 광역의회 의원 한 명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역의회 초선 경력의 서울시의회 허준혁 의원이다.
◆전면 부각 경험은 '일천', 15년 준비된 정치인
허 의원은 시의회 입성 연조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성 있는 자료 연구와 송곳 같은 공략으로 시정의 문제점을 공격해 왔다.
허 의원은 환경과 보건 등 여러 분야에서 다각도로 시정을 감시하는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허 의원은 이달 8일, 서울시에서 제출한 2007년∼2009년 한강의 수질오염도 측정 결과를 분석해, 상수원인 팔당댐에서부터 한강 하류지점인 행주대교까지의 수질이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허 의원은 따르면, 주요 수질오염 지표인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의 경우 뚝섬은 2.5mg/L(07)- 2.8mg/L(08)-3.5mg/L(09.9)로, 영등포는 3.1mg/L-3.3mg/L-3.7 mg/L으로 수질오염도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것. 허 의원은 "서울시와 각 자치구들이 하천변 미관에만 신경 쓰지 정작 수질개선은 뒷전으로 미룬 결과, 한강은 시민들이 수영해서는 안 될 정도로 오염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허 의원은 "낡은 하수관로 정비로 폐수를 방지하고 빗물저장시설을 확충하는 등 수질개선을 위한 대책들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대책까지 제시했다.
아울러, 신종 플루가 번져 사회 문제가 되던 시점에는 강남 3구가 감염발생 상위권에 모두 포함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는 등 지역과 관련된 이슈 발굴에 발빠르게 대처했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 363명-송파구 315명-도봉구 298명-강동구 292명-서초구 229명-강남구 212명의 순으로 나타나는 등 강남 3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플루 안전 지역이 아님을 지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다.
아울러 공공도서관의 신착 도서 현황에 대해서도 객관적 자료를 분석하기도 해 눈길을 끈다. 과거 허 의원은 서울시 문화국에서 자료 제출을 받아, 시내 52개 공공도서관의 희망도서구입비율은 21.4%에 불과하다는 점을 입증하기도 했다. 당시, 교육청이 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도 21.7%에 그쳐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이때 허 의원은 도서구입이 늦을 수밖에 없는 이유 중 복잡한 구매 절차가 근본적인 요인 중의 하나라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허 의원은 해결방법으로 "자료선정의 권한과 책임을 도서관의 전문사서 등 실무전문가에게 맡김으로써 수시구입이 가능한 자료선정 실무위원회를 운영방식도입을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이같은 활발한 의정활동은 그 자신이 15년간 중앙정치계에서 일해온 경험이 축적된 데 따른 것. 국회에서 보좌관과 비서관 등으로 활약해 왔고, 국회에서 근무하는 보좌진들의 모임인 '윤중로 포럼'의 대표를 역임해 요소요소에 인맥이 넓다.
◆학생회장 출신 열혈청년, YS진영과의 인연으로 정치 투신
그의 정치 입문 계기는 학생회장 등 이력과 무관치 않다. 단국대학교 법정대학 학생회장을 지내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한 그는 당시 군사정부의 행태에 환멸을 느끼던 차에 정치권과 인연이 닿았다. 1985년에 대학(원)생통일논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던 무렵 상도동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눌 기회를 얻는다. 이후 김덕룡 전 의원 보좌진으로 정가에 발을 디딘다.
이후 15년간 자료를 챙기고 미심쩍은 부분을 캐는 '매의 눈'을 기르는 시간이 시작된 것. 입문 초기 신산한 야당 생활을 한 경험은 이후 그의 소속 계보가 3당 통합을 하고, 여당이 되는 등 양지로 나온 후에도 그에게 DNA처럼 남아 있다.
"서초, 강남, 송파에선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가만 있어도 당선된다"는 세평이 싫어 오히려 더 열심히 뛰었다는 시의원 선거 당시의 무용담부터, 시의회에 입성하자마자 '아군'인 오세훈 시장이 이끄는 시청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날카롭게 몰아세워 그가 한나라당 출신, 더욱이 강남 3구 출신이라는 것을 뒤늦게 안 공무원, 기자들을 놀라게 해왔다.
◆틈나는대로 인자요산 새기며 등산
허 의원의 정치적 탯줄격인 YS가 정치적 격변기마다 '민주산악회' 회원들과 산에 오르며 마음을 다잡았듯, 그 역시 산을 좋아하며 틈나는대로 지인들과 등산하기를 좋아한다. 현재 서울등산연합회 총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런 허 의원은 현재 차기 구청장 후보로 당내외에서 거론되고 있다. 본인도 이를 거부하기 보다는 진지하게 검토하며 출사를 기정사실화하는 중이다. 이제 정책 감시단의 역할에서 정책집행으로 또 한번 변신을 시도하는 허 의원이 현직 구청장의 활동보다 더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당내 공천 문제와 지방선거 본선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