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히 최근까지 유력 후보로 거론되어 온 인사는 국민은행 현직 행장인 강정원 행장과 자산관리공사 이철휘 사장, 삼성경제연구소 대표를 지낸 김병기 씨 등 3명.
하지만 이 사장과 김 전 대표가 후보 사퇴 및 면접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KB금융 회장 선출 작업에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B금융지주는 3일 면접과 함께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요 후보 중 2명이 한 걸음 물러서면서, 강 행장이 단독 후보로 면접에 참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제는 강 행장이 단독 후보로 '부전승' 선출되는 것에 잡음이나 향후 문제가 없겠느냐는 것.
관료 출신들이 '아름다운 퇴장' 카드를 꺼내들면서 당초 낙하산 논란 등을 일거에 잠재우게 됐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서 강 행장이 안고 있는 문제가 부각돼 결국 강 행장이 안을 부담이 더 커진 셈이 됐다는 데 있다.
KB금융지주는 외국인 투자자들 지분이 약 56%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뚜렷한 오너가 없이 운영되는 은행 및 금융기관의 전형처럼 비춰지고 있다. 이 점이 신한지주 등과 구조적으로 다른 부분이다. 즉 현 지배구조의 이면에는 이로 인해 경영진의 권한이 막강해지는 효과가 있다는 풀이다. 더욱이, KB금융 전체에서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상당히 크다는 전제 때문에 이런 문제는 오롯이 '강 행장 1인의 권한 강화'로 이어진다.
황영기 전 지주 회장이 부임하면서 이런 문제에 불안한 균형이 이뤄지기는 했으나 현재는 그마저 깨진 상황이고, 강 행장이 지주 회장으로 선출되면 막강한 권한을 가진 기형적 구조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료 출신과의 경쟁을 통해 선출되면 이같은 문제를 잠재우고 등극할 수 있었겠으나, 그 기회가 '역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강 행장 역시 지금 진행 중인 과정에서 한 발 물러나 다시 지주 회장 선출 과정을 짜야 한다는 명분론에 말려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또 있다.
강 행장이 독주 끝에 순조롭게 등극하기에는 앞으로 불거질 은행간 M&A 대전에서 약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높아지게 된 것이다. '강한 방패막이' CEO를 원하는 일부 기류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정부 당국의 의중이 금융기관간 M&A 구도에서 적잖이 작용할 수 밖에 없는 만큼, 관료 내지 정부와 끈이 닿는 거물을 이번 기회에 영입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그런데 이번 2인 사퇴는 마치 강 행장이 이같은 기회를 차 버리는 것처럼 비춰지는 모양새라 강 행장측으로서는 신경쓰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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