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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UBS자산운용,총체적 난국 우려

지주 차원 몰아주기에도 성과 한계…지휘부 인선도 논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11.20 10:32:26

   
   
[프라임경제] 하나UBS자산운용이 하나금융지주의 몰아주기식 지원과 투자 손실, CEO 교체 추진 등으로 잡음을 낳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외국계 유명 금융회사인 UBS와 하나금융이 손을 잡은 케이스. 우리금융이 스위스 CS와 손을 잡고 우리CS자산운용을 운영했던 것과 유사한 경우로, 우리 금융기관으로서는 선진 금융 기법 이전을 노릴 수 있고, 외국계로서는 한국 금융시장에 파트너를 통한 진출 모색이라는 점에서 서로 윈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시도로 주목을 모았다.

그러나 하나UBS자산운용의 경우 앞서가는 외국계 기관과 손을 잡은 것도 무색하게 각종 우려를 살 만한 잡음을 계속 낳고 있다.

◆몰아주기식 판매 지원 불구, 경쟁업체에 밀려?

하나UBS자산운용이 정체 혹은 뒷걸음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008년 가을 기준, 하나UBS자산운용은 순자산이나 설정잔액면에서 은행계열(은행을 갖고 있는 지주사 소속)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단연  앞서나가는 위치를 고수하고 있었다.

당시 자산운용협회 등 업계 자료를 참고하면 은행계 자산운용사 중에서 설정잔액(수탁고라고도 함) 9월초 기준 하나UBS자산운용이 약 19조원으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 뒤를 KB자산운용(18조원대)과 신한BNP파리바운용(16조원대)이 그 뒤를 기록했다.

운용성과를 더한 순자산총액(NAV)은 전체 펀드를 기준으로 하나UBS자산운용(약 19조원), KB자산운용(약 17조7000억원), 신한BNP운용(약 14조3000억원), 우리CS자산운용(약 14조원) 순이었다.

하지만 금년 들어 이런 아성에 금이 가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순자산 300억 이상의 펀드 중(2일 기준) 1년 수익률에서 가장 많은 수익률을 낸 회사를 보면(마찬가지로 은행계 자산운용을 대비) KB자산운용 49.95%, 신한BNPP자산운용 46.73%, 하나UBS자산운용 43.83% 등의 순으로 상위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CS와 결별하고 외국계 흔적을 지운 우리자산운용이 42.46%로 바짝 하나UBS자산운용을 따라잡을 태세인 점은 지난 해 여러 모로 큰 차이를 보인 두 회사간에 이제 막상막하 게임이 벌어질 여지가 있다는 전망마저 낳게 한다.  

그나마 이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역시 하나UBS자산운용의 자력갱생 효과는 아니라는 점은 더 우려를 높이고 있다. 다른 은행계 자산운용보다도 더 심각하게 금융지주사 내 계열사의 엄호에 기대고 있다는 것.

이번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각 금융회사의 공모펀드 신규 판매 계좌 수와 판매 잔액을 분석한 결과, 6월 말 기준 은행계열 자산운용사 펀드의 계열사 판매 비중이 판매잔액의 79.0%, 계좌 수의 90.3%에 각각 이른다고 밝혔다. 각 금융회사들이 신규 판매한 적립식펀드에서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비은행계 자산운용사는 판매잔액 기준 27.0%, 계좌 수는 23.0%에 불과한 반면 은행계 자산운용사는 판매잔액 기준 91.9%, 계좌 수 기준 88.0%에 이른다.

특히 하나UBS자산운용의 경우,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에서 판매한 적립식펀드 규모가 판매잔액의 98.3%, 계좌 수로는 97.8%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돼 하나금융지주 차원에서 자산운용 계열사를 몰아주기식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최근에는 공모식 선박펀드의 손실 논란에 말려들어 하나UBS자산운용의 명성은 더 추락 중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출신 부사장은 '전관' 앉히고, 외국계 사장은 냉혈 금융맨으로?

하나UBS자산운용이 이렇게 막강한 화력 엄호에도 불구하고 실적 정체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가운데, 인사 면에서도 우려를 사고있는 문제가 있다.

바로 인사 문제다.

현재 외국인 사장과 한국인 부사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하나UBS자산운용은, 내년 초 한국인 대포로 교체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금년 5월부터 교체설이 있었고, 현재 진재욱 UBS대만 대표의 부임설이 유력한 상황.

하지만, 진 대표의 경우, 2002년 '와버그 삼성전자 보고서 사전 유출 파문' 직후 3년간 UBS와버그증권 서울지점장으로 뒷처리를 했던 적이 있다. 이때 보고서 유출 문제로 삼성전자 주가 파동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당시 이 증권사 서울지점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 기관경고와 함께 임직원 3분의1 가량이 징계를 받았다.

진 대표는 이 상황에서 부임해, 사실상 삼성전자에 투자했다 손실을 입은 소액투자자의 소송을 막는 서울지점을 진두지휘했고 이후 다른 곳으로 영전했다. 국내 투자자들과는 손실 보상 부인이라는 악연을 맺은 셈다.

더욱이 진 대표는 외견상 한국인 CEO 영입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중학교 이후 미국에서 자라고 학부와 직장 생활 등을 모두 서양식으로 한 바나나형 인사로 볼 수 있어, 한국인 CEO 발탁의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상황에 현재 부사장으로 있는 박윤호 씨는 금감원 감독총괄국장을 지내 기관의 각종 공격으로부터 효과적 방어를 위해 전관을 영입해 놨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 부사장은 하나IB증권 상근감사위원을 지낸 후 하나UBS자산운용으로 왔다.

결국 하나UBS자산운용은 각종 운영면에서의 우려와 함께, 인사 문제로도 논란을 여럿 안고 있는 불안정한 상태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나금융지주가 비상을 도모하는 현상황에 미운오리새끼 계열사로 전락하지 않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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