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하나카드 본사> |
이렇게 시작부터 다소 불안한 상황을 겪으면서, 독립법인으로 새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하나카드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하지만 SK텔레콤 혹은 미지의 다른 협상 대상자(유통과 통신 등 회사와의 컨버전스 가능성이 모두 점쳐지고 있음)를 찾는 문제를 무한정 매달릴 수 없기 때문에, 하나카드는 일단 독자적인 생존력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즉, 직원들 개개인이 발휘할 맨파워와 협력 네트워크가 낳을 팀워크 발휘가 필요한 시점인 것. 이런 상황에서 하나카드 직원들이 근무하게 될 여건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 카드사에 필요한 것은 성과급 통한 '야성'이다?
최근 독립 출범을 앞두고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은 '하나카드 설립 기획단'이 보고한 하나카드 조직 및 급여 체계안을 보고 대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의 조직이나 급여 체계를 새로 출범할 신용카드회사에 사실상 그대로 가져다 보고했던 것이 원인이었다는 후문이다. 기자 업무에 비유하자면 낙종한 다음 통신사 보도내용을 그대로 보고 베낀 셈이나 다름없었다는 평.
지금은 조금 달라졌지만, 은행의 문화는 '같이 잘 해서 같이 나눠먹는다'는 보수적이고 평등 지향주의가 강하다. 당연히 영업력이 강조되는 카드사 등 다른 금융기관, 더욱이 새로 태어나는 조직엔 잘 맞지 않는다.
더욱이, 김 회장은 평소 카드는 금융과 유통의 속성을 함께 갖고 있다는 식으로 강조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 조직 문화를 많이 가져다 이식하자는 안은 카드 설립 추진단장 이하 추진단원 전원이 회장의 평소 지론에 반기를 드는 '하극상'을 꾀한 것으로도 볼 여지가 없지 않았던 것. 이에 따라 부랴부랴 조직을 성과급 체제로 돌렸고 이로 인해 카드사 독립법인 출범이 당초 예정보다 늦은 11월 초로 밀렸다는 설도 있다.
결국 지주사 차원에서 하나카드 전체에 성과급 체제의 강력한 경쟁 체제, 적자생존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라고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단은 불안? 일단은 가고 싶은 직장?
물론 하나카드가 이런 무시무시한(?) 정책 때문에 다니지 못할 직장처럼 약육강식 논리만 강조되는 곳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카드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경력직 직원을 뽑은 바 있다. 이 경력직 채용에는 15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려 15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력직 채용에 지원한 다른 카드사 직원(내지는 카드 관련 근무 경험이 있는 자)들은 향후 성장잠재력 등에도 후한 점수를 줘 이같은 성료가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번 키코 상황으로 인한 적자 상황을 맞이했으나 여러 노력으로 이런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모습을 널리 보인 바 있다.
여기에 하나카드가 대형 카드사는 아니지만, 하나은행의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과 조만간 통신사와의 제휴 추진이 성공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이 경력직 모집 인기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부에서 옮기는 직원들의 기준으로 보면 이렇게 외부에서 들어가는 직원들이 갖는 기대감에 모두 공감할 만한 상황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은행에서 카드로 이동하는 직원들이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문제로 급여 문제가 있다. 하나카드 직원들은 은행급여의 90%가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상황에 성과급 중심 체제 운운한 지도층 인사의 발언까지 알려지면서 결국 편한 은행에서 풍찬노숙하러 필드로 밀려나는 기분을 맛보는 경우도 사람에 따라서는 느낄 수 있는 것.
더욱이 하나은행 뿐 아니라 카드업계와 정보통신업체 등 외부출신 인사영입도 적잖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 융합 문제, 인사 바람 문제 등에 이르면, 앞으로 상당 시간 내에 적잖은 이들이 가슴앓이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김승휴 하나號, 매번 근로조건 문제로 시끄러울 때마다 매끄럽게 모면
이렇게 이제 막 출범하는 하나카드의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데에는, 하나금융지주의 인사노무관리 과거가 근로자 복리후생과 공평정의에 때때로 어긋나거나 잡음을 만들어 조직 구성원들 가슴에 생채기를 내는 쪽으로 이뤄져 왔기 때문이다.
우선 하나금융지주 김 회장의 경우 이사회 의장 시절, 남녀 차별적 인사제도를 시정하지 않아 서울지방노동청으로부터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수사, 송치당한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노동 관련 공무원 중에는 특별사법경찰관리로서 경찰서에 근무하는 경찰 공무원처럼 수사를 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자가 있음).
하나은행은 2003년부터 직원의 직급을 '종합'과 'FMㆍCL'직군으로 나눠 어느 직군으로 입사했는지에 따라 임금과 승진체계를 달리한 바 있다. 하나은행 노조는 "FMㆍCL직은 종합직과 비교할 때 초임에서 50% 이상 차이가 나고 승진도 어려우며 대부분이 여성으로 되어 있는 등 성차별 요소가 많다"고 주장해 왔고 노동청도 이같은 지적을 권고 형태로 했지만, 시정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검찰 송치까지 이르른 것이다.
결국 검찰에서 무혐의로 정리됐지만, 조직 내에서 어떤 불만이 일어났을 때 무한대치로 갈 수 있는 김 회장의 스타일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2007년에는 노조 분쇄 논란에 하나은행이 흽쓸린 적도 있다. 회사측이 사용자 권한을 이용해 사전 동의 없이 분회장 20여 명의 승진을 단행하고, 이들의 분회장 탈퇴를 강요했다는 논란이었다.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논란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문제는 하나은행이 이처럼 시끄러운 원인이 급여 체제의 복잡함 때문이었다는 데 있다. 직렬마다 임금체계가 다른데, 이 문제는 하나은행과 구 서울은행간 통합 과정에서 임금 테이블 조정을 미봉으로 남겨뒀기 때문이라는 소리가 우세하다. 그리고 구 서울은행과의 통합 과정에서 당시 하나은행장은 김승유 회장이 맡고 있었다.
결국, 하나카드가 이번 출범과 함께 앞으로 여러 경쟁사들과 싸우면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특히 인사나 임금 등 돈문제, 출신 성분에 따른 차별 등 내부 갈등을 겪지 않으려면, 과거와 같은 인사노무 패턴에서 김 회장과 하나금융지주가 변신의 노력을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으로 귀결되고 있다. 김 회장이 성과급 체제를 통한 '야성' 강조만 할 것이 아니라 따사로운 뒷배경으로서도 먼저 기능해 줘야 신생 카드사가 뿌리내리기 수월할 것이라는 풀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