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은행이 전국 곳곳에 자전거 인프라를 깔아주는 '자전거 국토대장정'을 시작한다.
자전거 국토대장정의 첫 신호는 제주에서 울렸다. 우리은행은 10일 성산일출봉 야외무대에서 제주도와 자전거 기증 협약식을 맺고 제주도에 자전거 300여대를 기증했다.
◆행사 배경, 어디에 있나?
우리은행은 8월말 자전거 상해보험 무료 가입 혜택과 최고 4.6%(1년 만기)의 금리를 주는 '자전거 정기예금'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이 상품은 20영업일 만에 3만여명, 약 7천억원을 유치고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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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금융권에서 출시된 녹색 관련 상품들의 경우 이번 정부 들어 강조된 '녹색'에 영합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로 보는 경향이 많았다. 특히 자전거 관련 상품의 경우에는 실효성 있는 관련 보험 설계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한때의 유행 정도로 치부되는 경향이 더 짙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제주도 협약식에서 우리은행 이종휘 행장이 "녹색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한 끝에 친환경.에너지 절약의 생활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자전거 기부를 선택했다"고 밝힌 것처럼, 녹색 금융 상품의 발전을 위해서는 부족한 인프라를 함께 발전시키지 않고서는 안 될 필요가 느껴진 것.
이에 따라 우리은행에서는 이 정기예금의 판매수익금 가운데 10%를 재원으로 이번 기부 행사를 마련했다.
◆자전거 인프라 구축하면 전국이 '제 2의 상주' 가능
실제로 최근 건강의 한 방편으로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자전거 출퇴근 등도 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까지는 자전거를 타기에 적합한 환경이 구축되지도 않았고 자전거를 갖추는 문제도 고스란히 개인의 부담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녹색성장위원회 김형국 위원장이 걷기(Walk)와 자전거(Bike)를 합성한 와이크(Wike)라는 개념을 제창하면서, "다양한 녹색성장 관련 사업 가운데 (걷기와 자전거는) 국민들에게 파고들 수 있는 아이콘으로 교통수단이자 여가활동수단"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전거에 대한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이번 자전거 기부 활동이 제주도에서 시작된 것도 이런 교통과 여가의 이중적 속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유명 관광지이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천혜의 관광지로 각광받아온 제주도는 현재 '올레길'이 유명세를 타면서 '걷기'의 메카로 재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해안도로 등을 이용, 자전거를 타기에 적당한 코스를 갖고 있으면서도 제주도 자전거 여행 등 자전거 관련 기획은 일부만의 전유물로 남아 있었다.
결국 자전거를 다량으로 비치하는 것부터가 제주 도민들은 물론 제주를 찾는 많은 이들이 제주 관광과 자전거를 결합시킬 수 있도록 하는 관건인 셈. 자전거 도시로 유명한 경북 상주나 경남 창원 등이 시민들이 이용하기 좋은 자전거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과 유사하다.
자전거 기증이 제주가 한 번 오면 또 오고 싶은 관광지로 변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제주관광공사를 통해 적절한 활용방안을 마련해 기증 받은 자전거를 운영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제주를 시작으로 경남, 전라, 경북, 충청, 강원, 경기지역 등 전국 지자체를 매달 한곳씩 차례로 돌며 내년 5월 서울에 도착하는 것을 끝으로 16개 시도 자치단체에 총 5000여대의 자전거를 기증할 예정이다.
◆직접 참여가 사회공헌활동 대세…은행장이 직접 15Km 달려
한편 요근래 사회공헌활동의 대세가 기부 활동 외에도 직접 참여를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직접 의의를 느끼고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기부활동 참여자들에게 요구조건이 높아지고 있는 것. 예를 들어 한국씨티은행 같은 경우 헤비타트(사랑의 집짓기)에 자금 기부 외에도 하영구 행장 이하 직원들의 '노력 봉사'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이런 시대적 대세에 동참하고 있다. 이 행장은 10일 성산일출봉 야외무대에서 제주도와 자전거 기증 협약식을 맺은 다음, 우리은행 우수고객 모임인 '명사클럽' 회원들과 함께 직접 자전거를 몰고 나서 제주도에 자전거 문화 정착을 직접 알렸다.
더욱이 우리은행은 근래에 부각된 각종 문제를 일단 뒤로 하고, 민영화 추진 등이 공개적으로 다시 논의되는 등 발전과 재도약을 노리는 터라 이번 행사로 대외적으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행장은 성산일출봉에서 제주해녀박물관까지 15㎞를 하이킹한 뒤 제주도에 자전거를 기증하는 것으로, 이번 전국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렇게 우리은행이 자전거 국토 대장정을 단순히 기부(사회공헌) 활동이 아닌 녹색 금융 뿌리 내리기로 행장이 직접 참여하는 주요 기획으로 야심차게 시작한 만큼, 활동이 성공적으로 매듭지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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