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제적 고립 상황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많은 것을 얻어냈다.
중국과 북한이 5일 김정일-원자바오 회동을 통해 북핵 6자회담 복귀 문제에 대한 뜻을 서로 확인한 것으로 6일 외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원 중국 총리와의 평양회담에서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북핵 6자회담 등에 복귀할 용의를 밝혔다. 이는 북핵 협상에 돌파구를 여는 중대 발표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협상 진행에 따라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에 참여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은, 북한이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에 단계적으로 진출하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섣된다. 그러나 이번 회동의 전반적 그림을 보면, 그 핵 협상 과정에서, 북한은 중국이라는 든든한 방패를 통해 협상에 임할 수 있는 기반을 튼튼히 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체면, 북한은 실리면에서 이득 윈윈
우선 이번 원 총리 방북대표단은 북측에 상당한 선물을 제공했다. 4일 중국은 평양의 만수대의사당에서 북한에 '경제원조에 관한 교환문서' 등 다양한 협정, 합의문, 의정서, 양해문 등 많은 선물을 제시했다.
이런 유형적 성과 외에도,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물꼬를 여는 상황에서도 중국에 대한 우호적 결속을 확인, 과시하는 무형적 성과를 이번 회동을 통해 올렸다는 평이다.
그런 한편, 북한은 6자 회담 의장국이자 동북아 패권국으로서의 위상을 갈구하는 중국에 상당한 외교력을 확인시켜 줌으로써 중국으로서도 상당한 이익을 얻은 윈윈 게임이 된 셈이다.
미국이 매듭을 짓지 못하고 대치 상황을 지속해 온 것을 중국이 해결했다는 점을 세계에 과시할 소재를 제공함으로써, 북핵 개발 이후 소원했던 양국은 맹방으로서의 관계 복원에 한층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북미 회담 추진에 한층 추진력, '통미봉남' 가능성이 문제
또 북한이 강력하게 희망해 왔으나 미국 측이 그간 까다로운 조건들을 달았던 북미 양자회담이 김 위원장의 '선언'을 계기로 추진력을 얻게 됐다는 점도 이채롭다.
미국으로서는 회담 여부의 전적인 상황을 쥐고 있던 주도적 위치에서, 상대적으로 북한의 의중과 이에 쏠린 국제적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변화를 요구받게 됐다.
중국 등 주변국이 모처럼 찾아온 북한의 국제 사회 편입 기회를 사장시키지 말도록 미국측에 압박할 여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편 이렇게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북미 협상 성사는 핵 폐기 문제를 시작으로 종국에는 북미 수교, 체제 인정, 북한에 대한 불가침 보장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질병으로 인해 후계 구도를 조급히 여기는 상황을 감안하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는 남북 대결 등 긴장 국면에서 벗어나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 수도 있다.
다만, 문제는 북핵 협상이 지금까지 10년 가량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미해결로 남아 있을 정도로 변수가 많은 특수 영역이라는 데 있다. 더욱이 이런 북미 협상 무드에서 우리측이 배제되는 이른바 통미봉남 구도에 말려들 가능성도 우려된다. 더욱이 대북 기조에서 이미 경색 국면을 겪고 있는 MB정권으로서는 오바마 정부와 김 위원장간의 해빙 무드가 중국발 훈풍으로 성사되는 경우, 특히 외로운 상황을 맞을 우려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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