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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부푸는 M&A꿈, 과제는 무엇?

우리금융 공적자금회수 잡음 가능성·외은 노조 거부감도 숙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10.05 10:34:28

[프라임경제] 하나금융지주의 1조원대 유상증자설이 흘러나오면서 우리금융 인수추진설이 함께 대두되고 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한 하나금융지주의 구애설은 KB금융이나 신한금융지주는 더 이상 몸집 불리기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하나금융지주는 한 차례 M&A 추진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노릴 만 하기 때문이라는 공감대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가 유상증자건으로 M&A 시장의 눈길을 새삼 끌고 있다. 사진은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하나은행 본사>  
하지만 우리금융의 경우 인수자금이 너무 크게 요구된다는 점에서 과연 이번 증자만으로 충분하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융 급성장 전기…상대방 몸집 너무 큰 것은 '과제'

일단 하나금융지주의 증자 문제에 큰 체력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하나금융지주 자기자본비율은 6월말 기준으로 12.1%, 기본자본비율은 8.1%로 자본적정성 유지에 문제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유상 증자 이후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KB금융이 최근 1조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했을 때에도 논의가 됐듯, 하나금융지주 역시 증자를 추진한다면 이는 은행 또는 금융지주회사의 인수 또는 합병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설명이 우세하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M&A 매물은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정도.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연구원은 "그러나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회사는 외환은행과 우리금융 정도인데 이들 은행의 시가총액은 9조원과 13조원에 달한다"고 우려섞인 보고서를 5일 제시했다.

이 연구원의 분석처럼 50% 이상의 지분을 인수하려면 최소 5~6조원의 여유 자본이 있어야 한다. 이 연구원은 "대신 (우리금융 인수시) 주식교환을 통한 합병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데 민영화 대상 1호인 우리금융에 대해 정부가 보유지분 일부를 매각한 후 나머지는 주식교환을 통해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는 방식을 택할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가 주식 교환을 통한 대등 합병을 원하는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는 점에서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이 악재로 떠오를 전망이다. 

◆서울은행 인수 때에도 특혜 M&A 시비

하나은행이 오늘날의 하나금융지주로 급성장한 한 발판인 서울은행 인수 당시에도 이같은 특혜 논란이 불거진 적이 있다는 점에서 하나금융지주에 특혜를 주는 방향으로 물꼬를 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풀이다.

하나은행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은행을 인수하면서 역합병 방식을 택했다. 우량한 은행이었던 하나은행이 당시 이월결손금이 6조1000억원이나 되는 서울은행을 합치는 과정에서, 서울은행이 존속법인이 돼 하나은행을 합병하고 나중에 상호를 하나은행으로 바꾼 것이 이른바 역합병의 골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하나은행이 법인세를 절약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낳았다. 이에 대해 "명백히 법인세법의 조세회피용합병(2008년 국정감사 당시 강길부 의원 지적)"이라는 논란도 뒤따랐다. 실제로 합병 추진 당시, 정부는 법인세 감면효과는 3000억∼4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고, 은행계는 이를 초과, 최고 1조원 가까이 될 것으로 본 것도 사실이다.

이 문제는 최근에야 법인세 절감분에 대한 논란이 끝나면서 하나금융지주의 이익으로 끝난 적이 있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당시 서울은행이 합병 과정을 놓고도 각종 뒷말을 듣기도 했다. 서울은행은 CI통합 과정의 예산 낭비부터 각종 행장 업무추진비용 지출에 대해서까지 감사원 감사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이런 과정이 마지막으로 인원 감축을 더 하도록 하기 위한 공세가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온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주식 교환을 통한 대등 합병으로 갈 경우, 특혜 시비의 재발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높다.

◆하나은행, 외환은행 인수 추진에서도 이미 노조 거부감 확인

반대 이유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은행은 외국계 자본은 안 된다는 국민정서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하다"며 "하지만 외국인 지분율이 76.46%에 달하는 하나은행이 스스로를 토종은행이라고 말하는 것만큼 웃기는 일도 달리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2005년 11월 2일 외환은행 노조는 성명을 내 하나은행의 인수설에 대해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당시 노조는 "단지 지분율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고액배당을 통한 국부유출, 기업대출 외면, 내부통합 저해 등 외국계 은행의 폐해라고 말하는 3가지 문제가 하나은행만큼 적나라하게 드러난 곳도 드물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렇게 하나금융이 실탄을 확보하면서 M&A 꿈을 부풀리고 있는 가운데, 하나금융이 이미 여러 번 드러난 바 있는 금융시장의 거부감을 어떻게 해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않은 종잣돈으로 몸집을 최대한 불리는 묘를 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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