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추석 연휴 이후 국내 증시는 원화가치 상승 부담으로 인한 외국인의 투자 방향,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3분기 실적 시즌에 관한 기대 사이에서 조정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휴 직전인 1일 코스피 시장은 1650선 붕괴로 마감하는 등 최근 증시는 외국인의 투자 뱡향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이 매도세로 본격적으로 돌아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여기에 원/달러 환율은 원화 강세를 지속하다 최근 당국의 구두 개입 및 개입 추정 물량 등장으로 1일에는 소폭 상승으로 마감하는 등 기본적으로 하락세와 이를 제어하기 위한 당국의 힘겨루기가 예상되는 상태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 하락 상황의 지속 여부와 이에 따른 외국인의 방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환율 하락 지속 상황에서 외국인 방향은?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의 원/달러 환율 1130원대 전망이 제기되는 등 원화 가치 상승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크레디트 스위스 등 해외 투자은행들은 1년 6개월 안에 세자릿수 환율 진입까지 예상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향후 외국인의 매수세가 꺾이지는 않겠으나 폭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이하로 빠르게 하락하며 국내 증시에 대한 환차익 매력이 감소한 점"을 그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더욱이 "FTSE 선진국 지수 편입 이후로 매수 규모가 클라이막스를 지났다"고 전제하고 "매수 강도와 시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배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의 큰 이유가 글로벌 대비 빠른 국내 경기의 회복세에 기인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난달 31일 발표된 국내 경기 선행/동행지수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개선 정도가 둔화되고 있다"며 외국인의 매수 둔화 가능성을 예상했다.
◆실적과 금리는 요주의 대상
9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된 가운데, 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추석 이후 증시의 중요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이 아직 금리 인상을 '출구 전략'의 한 방법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은 없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한국은행이 금리 문제를 놓고 최근 기획재정부 등과 다소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감지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 다수의 견해지만, 일각에서는 9일 금통위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다가온 3분기 실적 시즌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증시에 반영된 상황이라 2분기와 같은 큰 어닝 서프라이즈가 없는 한은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나.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3분기 어닝시즌과 금통위의 금리 결정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 증시의 변동성에 대비할 것"을 조언한다. 매매 대상군을 다소 줄이고, 내수 관련주 등으로 눈길을 돌려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이 바람직한 때라는 것이다.
◆프랑스 CMA 여파 조선주 등 타격 여부 눈길
한편 악재 중에는 추석 전 일어난 프랑스 CMA CGM 해운사의 경영 위기가 우리 증시에도 큰 영향을 끼칠 요인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증권 양정동 연구원은 "CMA CGM이 국내에 발주한 37척 중 올해 인도 예정인 14척은 취소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인도 예정일이 3개월 남은 시점에서는 일반적으로 선가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이미 지불한 상태이기 때문에 발주자가 이를 모두 무위로 돌아가게 하는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양 연구원은 "나머지 23척의 경우도 최소한 선수금 15%와 배 되팔기(resale)로 얻는 원래 선가의 50%를 통해 65% 정도는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며 "이렇게 가정하고 계산하면 국내 조선사의 피해액을 많이 잡아도 9억달러(1조6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계3위 규모의 거대한 해운사인만큼 프랑스 정부가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른바 '대마불사론'을 언급하는 기류도 존재한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 김수진 연구원은 "CMA CGM이 위기 탈출을 위해 한국 조선업을 희생양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CMA CGM 사태는 한국수출입은행과의 추가 담보제공 문제가 핵심 사안이 될 것으로 판단, 한국 조선소가 양측 협상에 있어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선박 수주가 취소되는 경우 등 최악의 상황에서 되팔기 등의 방안이 시도될 수 있으나 이 경우 해운산업이 위축된 현상황에서 예상보다 큰 출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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