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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다사다난 1주년 거름삼아 도약

[KB금융 1주년]'두개의태양'시대끝 비은행확대 등 기대 높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9.28 13:59:54

[프라임경제] KB금융이 오는 29일로 금융지주사 출범 첫돌을 맞는다. 지주사 출범, 지주회장 사퇴와 대행 체제 돌입 등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1년간이었다.

이번 1년을 통해 KB금융은 많은 내부적 문제를 진단하고, 1등 금융지주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긍정적 자산 상황과 튼튼한 체력 강점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통합 이후 최대의 이벤트격인 지주사 전환은 우선 첫해 동안 긍정적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자산규모 333조원대의 KB금융은 국내 최대 금융그룹이라는 외형 못지 않게, 지주사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한데다(23조원 가량 상승) BIS 자기자본비율(12.77%)도 우수한 수준이다.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준비운동'격인 각종 업무 통합도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계열사별로 분산돼 있던 IT(정보기술) 기능이 국민은행 여의도 전산센터를 허브로 삼아 이전·통합돼 인프라 구축과 운영면에서 효율성 제고를 꾀했다.

◆비은행 부문 아직 취약, M&A건 번번이 좌절 등 풀지못한 과제도

하지만 KB금융은 아직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우선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이 취약, 은행 부분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는 면이 강하다.

황영기 전  지주회장은 지주사 출범 이후 비은행 부문 자산 비중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자산 비중으로 1.74%에서 1.91%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더욱 큰 문제는 비은행 부문의 당기순이익 비중이 아직 크게 효자 노릇을 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출범 당시 5.11%였던 순이익 비중은 현재 3.11%로 오히려 줄었다. 다른 금융지주들은 은행영업 수익 정체로 인해 비은행 수익을 '캐시 카우'로 삼으려 하고 있다. 신한지주는 이미 비은행권의 수익 기여도가 꾸준히 높아져 톡톡히 효과를 봤고, 하나금융지주 등 경쟁그룹 역시 대체로 사정이 마찬가지다.

이런 단선적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KB금융의 장기 과제다. 황 전 회장 당시 증권이나 보험사 M&A의지를 불태운 바 있는데, 현재 브레이크가 걸린 이 문제 역시 향후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KB금융은 금융지주와 가장 비중이 큰 은행, 전산센터 등이 명동과 동·서 여의도로 분산돼 불편이 크다. 이에 따라 한때 공평동에 통합 사옥을 마련하는 안도 추진됐으나 터가 안 좋지 않느냐(의금부 자리에서 많은 옥사가 일어났다는 문제로)는 말이 나와 없던 일이 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통합사옥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지나치게 강한 사외이사 제도도 문제라는 소리 역시 없지 않다. 사외이사들의 힘이 막강한 점이 약인 동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지난 번 2억원대 유상증자를 희망한 황 회장의 추진안이 결국 1억원대로 축소된 것이 황 회장 계열과 강정원 국민행장 계열 이사진간의 힘겨루기 결과라는 풀이도 있어 '거수기 이사회' 못지 않은 폐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더하고 있다.

◆시너지 효과 기대할 만, 증권 등 IB 기능 '괄목상대'

하지만 이런 몇 가지 문제가 노정됐으나 앞으로 KB금융은 일단 은행 부문이 갖고 있는 장점을 기반으로 타영역을 차차 키워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향으로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공감대다.

우선 황영기 회장-강정원 행장이 이루던 평행 관계가 이번 '황 전 회장의 우리은행 근무 시절 파생상품 손실 징계와 사퇴'로 정리되면서, 지휘 노선 갈등이 사라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기대감이다. 황 회장 돌연 사퇴 발표 이후에도 오히려 'CEO 주가 현상'(CEO의 부침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크게 받는 것) 없이 오히려 상승 마감했던 것은 '2개의 태양'을 시장이 원하지 않음을 방증한다.

이에 따라 현재 나오고 있는 회장-행장 겸임안이나 강 행장의 회장 이동 후 (비중이 그보다 작은 인물의) 행장 선임 등 어느 방향으로 가든 지금보다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욱이 아직 느리지만, 비은행 부문 역시 '서민 금융을 기반으로다져온' 리테일금융 상위권 은행의 덕을 보면서 통합 상품을 여럿 내놓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내놓은 복합상품 'KB 플러스타 통장'은 지금까지 27만계좌가 넘게 판매돼 국내 금융시장에 복합상품 출시 열풍을 일으켜, 은행·증권· 보험 카드 등을 연계한 복합상품을 선보이고 그룹 계열사 간 교차 판매를 하는 종합 능력을 인정받았다.

더욱이 그간 규모가 작아 논외로 치부됐던 KB투자증권이 두산주류BG 매각에서 인수측(롯데) 자문을 따냈던 것은 지난 하반기 IB부문의 '이야깃거리'였다. 이에 따라 퇴근 여러 번 이야기만 나오다 끝난 증권사 인수(KB금융은 유진투자증권과 푸르덴셜증권 등 여러 곳을 타진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오히려 평가에 마이너스 효과를 입었다는 소리도 들었다)를 듣기도 했다. 여기엔 이미 언급한 유상증자 자금 준비 과정의 여러 문제(유상증자액 1억으로 감소) 등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강 행장의 회장 대행 체제로 바뀌고 이후 신임 회장이 선임되면 M&A를 추진하기 오히려 좋은 게 아니냐는 것.

더욱이 카자흐 BCC 투자 등 그간 국제금융시장 경색으로 브레이크가 걸렸던 해외 진출 사업도 본격적으로 다시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강 행장의 골든 트라이앵글 구상(구 CIS 지역-한국-동남아)과 함께, 비은행 부문의 성장으로 인한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있는 포트폴리오 구축 등이 앞으로 현실화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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