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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하나고교장 '금융특성화校'에 어울리나

학생출교 외에도 상업주의에 관대·기금운용 지혜 부족등 논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9.25 17:18:47

[프라임경제] 하나금융지주가 서울 은평 뉴타운에 조성할 하나고등학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수목적고는 많아도 자립형 사립고(자사고)가 하나도 없던 서울 지역에 처음 생기는 터라 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웅대한 구상과 쏟아지는 시선 속에서 교장의 자질 시비가 남아 있어 그야말로 '호사마다' 우려를 낳고 있다. 명문 도약을 준비하는 막중한 소임을 맡을 첫 교장으로 발탁된 이는 김진성 씨(전 고려대 총무처장).  

◆덕성까지 갖춘 엘리트' 기를 자사고 교장을 "아무나 할 수 없어"

   
  <사진=김진성 전 고려대 총무처장>  
하나고는 내달 5일 첫 신입생을 뽑기 위한 원서접수에 들어가는데, 그간 일종의 부자 학교가 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하나금융 임직원 자녀를 위한 특례 입학 기구로 변질될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하나고로서는 각종 편견과 싸우며 다른 선발주자 자사고는 물론 각종 특목고 등을 능가하는 교육기관으로 빨리 자리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능력이 지적능력(극단적으로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명문대 진학자 수로 대표) 외에도 체력과 덕성 등까지 함께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능력이어야 함은 여러 번 언론들이 지적하면서 비판적 기사를 낸 바와 같다.

이에 따라 현재 하나고는 "전교생이 2개국을 구사하고 자율적인 교과운영과 맞춤형 인재를 만들겠다"는 교육과정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한편으로,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하나고 이사장)의 '창의적 세계인 양성'이라는 건학 이념에도 충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간 자사고들이 강조해 온 지성 못지 않게, 덕성이나 창의성을 강조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런 하나고를 이끌 인물로 김진성 전 고려대 총무처장이 발탁돼 우려를 낳고 있다. 우선 이번 정권 들어 부각되는 고려대 코드 맞추기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각종 자질 시비가 일 여지가 있는 인물이라는 우려가 없지 않다.

◆'학생 출교' 손에 피묻힌 교수가 고교생들 잘 보듬을까?

김 전 총무처장은 2006년에 보건과학대 학생 총학생회 투표권 문제를 놓고, 일부 학생들에게 출교 조치를 내리는 상황에 주연으로 부각됐다. 고려대 병설 전문대가 4년제인 고려대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이들에게 총학생회 투표권을 주지 않는 등 '2등 국민' 취급을 해 논란이 됐고, 일부 고려대 학생들까지 이런 불합리한 차별에 비판을 가하다 학교측과 마찰을 빚은 것. 이때 고려대측은 출교라는 극단적 조치를 취했으나, 법원은 사건 내용과 과정상 이 징계가 지나치다고 판단한 바 있다.

보직 교수 특성상 학생들을 내모는 악역을 맡을 수 밖에 없었다는 동정론도 있으나, 이후에도 출교 학생들이 면담 신청을 했을 때조차 면담 불발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전교조 엄민용 대변인은 "자사고도 교육기관으로 공적기관"이라고 전제하고 "학생들의 징계와 출교에 앞장선 분이라고 한다면, 소통이나 민주적 운영, 합리적 운영에는 장애가 있지 않겠나 우려와 염려가 든다"고 논평했다.

이에 따라 100%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학교에 의존하는 생활을 하게 되는, 더욱이 대학생보다 지적으로나 심적으로 성숙도가 떨어지는 학생들을 김 전 처장이 자애롭게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기금 운용 과정에서 새가슴(?)에 투자적기 놓쳐, '금융 특성화 고교' 교장 잘할까?

한편, 김 전 총무처장이 하나고의 특성에 적절치 않다는 뒷말을 낳는 부분은 또 있다. 김 전 총무처장은 총무처장과 '자금운용위원장'을 겸임한 바 있는데, 당시 학교 기금을 불리는 과정에서 연세대나 이화여대 등 앞서가는 학교들을 따라잡지 못하는 행보를 보인 적이 있다.

김 전 총무처장은 2005년 무렵에 안정지향적인 정기예금에 대부분의 자금을 방치(?)한 것. 당시부터 2007년까지가 펀드 열풍이 부는 등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의 기회가 좋았다는 평가다.

이때 연세대나 이화여대가 먼저 YES펀드 등으로 알토란 같은 기금을 늘리는 지혜를 발휘하는 동안, 고려대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보다 안정지향(경우에 따라서는 무사안일이라는 비판을 살 수도 있는 부분)을 택했고, 그 정점은 김 전 총무처장이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고려대의 분위기도 조금 변화돼 적극적으로 기금을 자체펀드를 운영하는 등 변신을 꾀했지만, 이후에 기금 차이가 벌어지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이 남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사학진흥재단 '2007년 회계연도 사립대 재정통계 조사'에 따르면 이화여대가 511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홍익대 3697억원, 연세대 2730억원, 수원대 1734억원, 고려대 1704억원 등의 순이었다.

2005년 무렵에는 연세대와 고려대가 기금 규모가 비슷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고는 모기업인 하나금융지주가 국내 4대 금융지주라는 특성을 살려 '경제·금융 특성화 학교'로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즉 경제적 마인드를 키우는 교육도 할 것이라는 전언인데, 이런 상황에 안정지향적인 면만 두드러졌다는 평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김 전 총무처장이 정점에 서는 건 난센스일 수도 있다는 평이다.

◆'상업주의 논란 타이거 플라자' 등 문제와 삼성에 필요이상 저자세도 문제

아울러 김 전 총무처장이 총무처장으로 있던 2004년 고려대 내 타이거 플라자가 문을 열 당시, 상업주의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타이거플라자는 본래 교육용 강의동으로 허가를 받고  후생복지관으로 쓰일 것으로 당국에 건축 허가를 얻은 다음 지어졌으나 타이거 플라자라는 이름 하에 상업시설들이 들어서는 편법 활용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결국 학생자치공간도 부족한 상황에서, 타이거플라자의  상업시설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김 전 총무처장은 2005년에는 학교에 기부금을 많이 내는 삼성에 필요 이상 저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주는 것은 문제라는 항의를 표했는데, 이것이 시위로 해석되고, 언론에도 대서특필되자 보직교수들이 사표를 내는 등 극약 처방을 하면서 진화에 나선 것.

이러한 김 전 총무처장의 행보에 대해 학생 발언권보다는 대기업이자 기부 돈줄인 삼성에 너무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이런 우회적 공세를 통해 학내 발언권을 압살한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결국 상업주의 논란이나 과도한 눈치보기, 학생 출교의 전력 등 그간 여러 어두운 평가를 남길 수 있는 족적을 남겨온 김 전 총무처장이 금융 특성화 고교인 동시에 전인 교육을 이루는 소임을 다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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