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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가계부채 위기 뇌관 '주담대' 꿈틀

은행권 주담대 지난달 2조8000억원 증가, 전문가들 "부실 대비해야"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3.05.26 11:11:10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증가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가계부채 위기 뇌관인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 금리가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담대 대출자를 더욱 꼼꼼히 선별해 부실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5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올해 2월 회의를 시작으로 세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다. 이번 결정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문제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으로 주담대 수요를 억누를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이후부터 꾸준히 줄어들던 주담대가 올해 3월(2조3000억원)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올해 4월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전월 대비 2조8000억원 늘어난 803조6000억원이다. 

잠잠했던 주담대가 꿈틀거리는 양상은 주택 거래량에서도 확인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3월 2979건으로 지난해 평균 거래량인 998건 대비 198.4% 증가했다. 또 3월 전국 월별주택거래량은 지난 1월 대비 두 배 늘어난 5만2000건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주담대 수요 증가 요인으로 낮아진 대출금리를 지목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2월 5.56%에서 지난주 4.42%까지 낮아졌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은 이미 지난달 주담대 금리를 3% 후반대까지 인하했다.  

금융권에서는 세 차례 이어진 동결이 시장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웠고, 대출금리 산정에 활용되는 국채 등 채권 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결과 대출 금리 하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이 금리를 동결해 놓고 올리지 않을 텐데 겁만 주고 있다는 시장의 반응도 들었다"며 "한국이 절대로 못 할 것으로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국은행


하지만 이 총재 발언에도 시장의 기대감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중론이다. 금융권과 학계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주담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한국은행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동안 금리인상기로 인해 주택 구매를 미뤄왔던 이들이 주담대를 받기 위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학계는 은행권에 주담대 증가로 인한 부실 위험을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신규 연체채권 규모가 전년 동월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조7000억원을 기록했고, 주담대 연체율이 전년 동기 대비 0.10%p 오른 0.20%로 집계되는 등 현재 은행권 대출 원리금 연체자가 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담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주담대가 늘었다고 문제인 건 아니고 대출이 부실화되지 않도록 대출자를 선별해 관리하는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있는 사람들에게 제공한 주담대는 최근 문제인 주택가격 하락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하지만 주담대가 상환 능력 없는 이들에게까지 제공되는 것은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행이 정부에서 미분양을 막고 부동산 경기를 올리기 위해 움직이니까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 같다"며 "제일 우려되는 게 금융권 부실이다. 가급적이면 은행이 위험에 대비해 현금 비축을 더욱 늘리고 건전한 대출자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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