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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민의 경제학] 전기차와 광산① '광산은 과학입니다'

 

오석민 프리굿 대표 | odolian@nate.com | 2023.05.15 11:26:36
[프라임경제] 세계 1위 리튬광산 회사인 중국의 간평리튬社의 시가총액이 17조원에서 170조원으로 10배 상승했다. 미국의 리튬 광산회사인 시그마리튬社, 리튬 아메리카스社의 주가도 약 20배 상승하며 전기차 관련 원자재를 생산하는 광산회사에 전세계의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앞으로도 전기차 성장과 함께 앞으로도 확산되고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시대적 흐름은 한국에도 이어져 최근 전기차 관련 원자재인 리튬, 니켈 광산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상장사나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바야흐로 과거 10년 동안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다시 봄을 맞아 꽃을 피우고 있는 해외자원개발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광산 성공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해외자원개발 성공 조건 중 첫 번째는 과학적 탐사를 통한 매장량 확인과 확보다.
필자는 지난 15년 동안 '광산은 과학'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광산은 지표지질 조사와 지질도 작성을 시작으로 마그네틱 탐사나 전기 탐사등의 물리탐사, 지표에서 2~4M 깊이로 트렌치 조사(쉽게 도랑을 파는 것)를 한 후 종합적으로 결과가 좋아 광물의 매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시추를 하여 매장량을 확인한다.

시추(드릴링)는 지하 수백 미터 밑의 광물을 지표로 끄집어내는 탐사로 시추를 통해 얻어진 시추코어로 하부의 상태를 파악한다.

시추는 하부 100m 수준의 단공 에서부터 깊게는 하부 1~2km에 이르는 장공도 있고
이런 단공, 장공의 시추는 바둑판 배열식으로 수십에서 수천공씩 진행되며, 이렇게 시추한 총 길이를 다 합쳐서 많게는 수십만 미터의 시추와 수천개의 시추공을 통해 광물의 매장량은 결정된다. 

또한 시추조사는 품위가 잘나오는 지역을 집중해서 하는 방식이 아닌 매장량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 간격을 두고 바둑판식의 배열로 진행된다.

리튬 광산의 경우 한 군데의 시추지점을 기준으로 동, 서, 남, 북 400m간격을 띠고 시추가 연속적으로 진행되며, 초기 시추데이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기존의 400m간격에서 200m간격으로 좁혀서 추가 시추를 진행하며, 시추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매장량과 광물의 3D 매장분포도를 구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시추데이터는 매장량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탐사고 글로벌 광산업계에서는 시추가 되어 있지 않다면 매장량을 발표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쉽게 말해 시추는 글로벌스탠다드에 맞게 많이 할수록 매장량은 더 정확해 진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광산은 지표지질조사의 광물시료 분석 결과부터 지질도상의 지질분포, 그리고 시추를 통해 얻은 시추코어의 데이터 등 탐사과정의 모든 데이터가 논리적으로 일치해야 하고, 탐사의 모든 데이터와 시추 코어를 확인 과정을 거쳐 매장량의 확정과 진위여부를 확인 하는 것이다.

그래서 광산회사는 실제로는 데이터 회사이고, 광산의 매장량은 과학적인 검증을 거쳐서 얻어지므로 '광산은 과학'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기사로 접하는 광산업 진출회사들의 매장량 발표를 보면 시추에 관련한 데이터 언급 없이 심하게는 수조 원의 매장량이 있다고 발표하거나 공시하는 경우도 있는데, 발표한 회사가 매장량을 확인 할 수 있는 시추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시추 데이터가 없다면 발표한 매장량은 전혀 신뢰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광산업에 진출한 기업은 1차적으로 광산의 데이터와 현장상황이 일치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지올로지스트를 비롯한 내부 지질 전문가를 확보해야 하고, 또한 외부 전문가나 해외 지질 컨설팅회사와 크로스 체크하여 광산의 지질 데이터와 매장량 진위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해외자원개발사업의 특성상 수백억 원도 그리 큰 규모의 투자가 아닌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은 일차적으로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충분한 준비와 확인과정을 통해 광산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자원개발 성공의 최소 조건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 1980년대 후반 이후 광산업을 등한시하여 국내에서 가행 되는 광산도 거의 없고, 광산현장에서 일한 전문 기술자의 명맥도 끊긴 상태이다. 특히 과거 10년은 정치적, 감정적 미움에 사로잡힌 정권들의 무지함으로 국가의 중요한 산업인 해외자원 개발사업을 죄악시 하고 해외자원개발사업자들을 죄인으로 만들어 한국의 자원개발의 미래를 망쳐 놓은 게 현실이다.

전기차 시대와 친환경시대를 맞아 미래에 핵심 원자재 확보가 국가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은 국민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해외자원개발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자원개발 매뉴얼을 만들어 매뉴얼에 의한 의사결정을 해야한다.

정부도 민간기업에 재정적인 지원을 통해 기업들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장려하고, 기업들이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줄여 나갈 수 있도록 광해광물공사 통한 새로운 민관 협력 모델을 만들어 기업들이 자신 있게 자원개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오석민 프리굿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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