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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일본 톺아보기] '세계적 마피아' 일본의 폭력단①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3.05.12 10:16:24
[프라임경제] 폭력단은 폭력이나 협박을 동원해 사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구성한 반사회적 집단을 말한다. 이 용어는 패전 후 곳곳에서 행패를 부리는 무리를 언론이 '폭력단'이라고 지칭하면서 일반화됐다. 현재는 일본 경찰법 등에서도 법적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 '폭력단'은 역사와 규모가 세계적이다. 2014년 9월 미국 경제지 포춘은 세계 마피아들에 대해 자금력으로 순위를 매겼는데 '세계 최대'라는 러시아 레드 마피아에 이어 일본 '야마구치구미'를 2위로 꼽았다. 

도쿄 스미요시카이 산하 조직 조원들. © 위키피디아 재팬 캡처


하지만 일본에는 해당 조직 외에도 스미요시카이 등 유력한 폭력단이 다수 존재한다. 그들의 자금력까지 합치면 압도적 세계 1위가 될 게 분명하다. 또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정교한 조직 체제를 갖추고 있어 일개인이 대항할 수 없는 매우 위협적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2021년 12월 기준 전국 폭력단 세력은 2만40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폭력단 구분 △구성원 △관련 용어와 은어 △역사 △조직과 호칭 △사형(린치) △돈세탁 △조직별 세력과 활동 지역 △재일교포 관련 정황 △점차 좁아지는 입지 등을 수회에 걸쳐 살펴본다.

◆폭력단 구분

# 지정폭력단 

국가공안위원회가 시민 생활에 위해를 끼치는 흉포한 조직으로 지정한 폭력단으로, 2022년 말 기준 25개다. 최대조직 '야마구치구미(고베시)'를 비롯해 △스미요시카이·이나가와카이(도쿄도) △구도카이(후쿠오카) △교쿠류카이(오키나와) 등 나름 전통과 위세를 내세우는 조직이 전국 곳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 특정지정폭력단

지정폭력단 중에서도 '총격이나 화염병을 던지는 등 위험 행위를 반복(특정위험)하거나 타 조직과 항쟁으로 주민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끼칠 우려(특정항쟁)가 있는 조직'으로, 특별관리 대상이다. 현재 지정폭력단 중 6개 조직이 지정됐으며, 조직원은 5인 이상 집결하거나 불법행위를 하면 경고 없이 체포될 수 있다.

# 지정 외 폭력단 

도쿄도 등 수도권 중심으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암약하는 40여개 군소 폭력단이다. 이들은 세력이 약하지만, 자기 지역에서 무서운 기세를 떨친다.

# 준폭력단 

'한(半)구레'로 부르는 집단은 '반쯤 불량스럽다' 또는 '흑도 백도 아닌 그레이(회색)'라는 이중적 의미를 띤 불량청소년 집단이다. 1980년대 등장한 폭주족을 뿌리로 보고 있다. 1992년 폭력방지대책법 시행 이후 급격히 불어나 특수사기 및 불법 대부업, 유흥업 등에 진출하면서 폭력단과 공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11월 경찰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전국 한구레는 60개 그룹, 4000명에 이른다. 

◆단체와 구성원

# 단체명

창설자 이름이나 발상지, 소재지 뒤에 △구미(조) △카이(회) △잇케(잇카·일가) △렌고(연합) △고교(흥업) 등을 붙여 단체명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스가 죽으면 단체명을 바꾸기도 하지만, 전통이 있는 곳은 대물림하는 경향이 있다. 

# 야쿠자(ヤクザ) 

폭력단을 구성하는 개개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전통 도박 가루다에서 나쁜 패인 8(야)-9(쿠)-3(산) 또는, '야쿠니 다타나이(도움이 안 되는) 자'에서 왔다는 등의 설이 있다. 

# 고구토(極道) · 닌쿄(任侠)

야쿠자가 자신을 미화할 때 사용하는 말로, 각각 '극한의 길', '인의를 중시함'이라는 뜻이다. 

# 진피라(チンピラ)

야쿠자 말단 또는 신출내기 구성원을 부르는 말로 '산시타(三下)'라고도 한다.

◆관련 용어

# 폭력단 대책법

정식명칭은 '폭력단원에 의한 부당한 행위 방지 등에 관한 법률'로, 지난 1992년 시행됐다. 주요 골자는 폭력단원이 자신이 속한 지정폭력단이나 상위 폭력단 등 위력을 빌려 영업자에게 자릿세나 보호료 요구, 부당한 방법으로 채권을 받아내는 행위 등 27개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흔히 '폭대법'이라고 줄여 부른다. 

# 나와바리(縄張り)

정당한 권리가 없는데도 다른 폭력조직 활동을 거부하고, 자기들 권익 대상 범위로 설정하고 있는 구역이다. '오야붕(두목)'이 나와바리를 측근에게 분배하고 상납금을 걷는다. 

# 시노기(凌ぎ)

자금획득 활동을 말한다. 주요 수입원으로는 자릿세 징수, 마약이나 각성제 판매, 매춘 알선, 강도나 절도, 사설 도박장 개설, 총회꾼, 민사 개입, 특수사기 등이 대표적이다. 활동에 방해가 되는 대상에게는 방화나 살인을 서슴지 않는다.

# 미카지메료(みかじめ料)

자기 세력권 내 바나 클럽 등 유흥업소·음식점·매춘업소·파친코·게임업소·마작업소 등을 대상으로 보호료 명목으로 받아내는 자릿세다. 거부하면 집단 위력을 동원해 위협과 해코지를 통해 영업을 방해한다.  

# 다이몬(代紋)

야쿠자 일가를 상징하는 엠블럼으로, 폭력단 대부분이 규모와 상관없이 명함 및 배지로 사용하면서 집단 위력을 과시한다. 

# '이레즈미(刺青)' 또는 타투

야쿠자 하면 으레 상징처럼 떠오르는 것이 문신이다. 문신은 새길 때 고통과 시술 후 발열을 참아내야 하므로 '남자 위세를 보여준다'는 과시욕이 작용한다. 따라서 야쿠자들은 큰 문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등 시술에 6개월 이상, 전신은 2~3년 걸린다고 한다. 

다음 편에서는 폭력단 역사, 조직과 호칭, 은어, 사형(린치), 술잔 맹세 등을 알아본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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