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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용어사전] 공공주택 무량판 구조 '위험 확산'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3.05.03 15:56:23
[프라임경제]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확한 의미를 알기엔 쉽지 않은 부동산 용어. '부동산 용어사전'은 이런 알쏭달쏭한 용어들을 보다 쉽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이번 회차에는 건축 구조 종류 중 하나인 '무량판 구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무량판 구조 - 건축물의 뼈대를 구성하는 방식 중 하나. 수직재의 기둥에 연결돼 하중을 지탱하고 있는 수평 구조 부재 '보(beam)' 없이 기둥과 슬래브(slab)로만 구성된다. 건축 구조를 건물에 작용하는 힘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구분할 때, 축하중에 의한 구조방식 중 하나다.  


'무량판 구조' 용어는 최근 언론을 통해 심심치 않게 노출되고 있죠. 해당 용어를 설명하기 위해선 앞서 △벽식 구조 △라멘 구조에 대한 설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벽식 구조' 사전적 정의는 기둥·들보 등 골조를 넣지 않고, 벽이나 마루로 구성한 건물 구조를 의미하는데요. 즉 보와 수직으로 세워진 기둥 없이 바닥‧지붕‧벽 등 벽체만으로 슬래브를 지탱, 하중을 견디는 구조인 것이죠. 

벽체나 바닥판의 편면적 주조체만으로 구성된 구조물인 만큼 기둥이나 보 없이 바닥 슬래브와 벽으로 연결돼 강성이 우수합니다. 또 간단한 마감 공사로 공사비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층간소음 정도가 크고, 노후된 배관 등 설비 교체가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하죠. 

'라멘 구조'는 벽식 구조와 달리 벽체가 아닌 하중을 지탱하는 수평 기둥 '보'를 포함해 '슬래브', '기둥'이 건물 하중을 버티는 구조를 말합니다.

세대 내부 벽을 어디에 구성하느냐에 따라 내부 구조를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위·아래층 소음이 벽을 타고 전달되지 않고, 층과 층 사이에서 무게를 떠받치는 '보'가 완충 역할을 해 층간소음에 가장 강합니다.

다만 내부 공간 벽이 얇아 방과 방 사이 소음에는 취약하며, 보가 설치된 공간만큼 층고가 높아져 벽식 구조 대비 공사비가 비쌉니다.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인천 검단신도시 AA13-1‧2 블록 현장으로 하중 지탱에 취약한 '무량판 구조'로 설계됐다. ⓒ 연합뉴스


최근 거론되는 '무량판 구조'는 라멘 구조와 달리 '보'가 없이 기둥만이 위층 수평 구조 '슬래브'를 지탱하도록 만든 건물 구조입니다. 정리하자면 슬래브와 보, 기둥이 있는 구조는 '라멘 구조', 보와 기둥 없이 벽체로 슬래브를 지탱하는 구조는 '벽식 구조'라 할 수 있겠죠. 

상부 소음이 기둥을 통해 빠져나가 벽식 구조 대비 층간 소음이 덜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더불어 벽 철거가 가능해 리모델링시 구조 변경이 용이하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단점은 시공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라멘 구조와 달리 하중을 지탱하고 있는 '보' 없이 위층 수평구조 '슬래브'를 기둥만이 지탱하는 만큼 하중에 상당히 취약하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힙니다. 

이런 무량판 구조는 인천 검단신도시 안단테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자주 언론을 통해 거론되고 있는데요. 하중 지탱에 취약한 '무량판 구조'인 탓에 설계를 주도한 발주처 'LH' 책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실제 LH는 2017년 개발한 'LH형 무량판 지하주차장 구조시스템(LH‧FS)'을 2018년부터 설계 및 공급하는 공공주택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번 안단테 주차장에도 적용됐죠. 

LH형 무량판 지하주차장 구조시스템 설명도. ⓒ LH


현재 국토교통부 등은 사고 원인 파악을 위해 관계기관 합동 특별점검 및 관계 전문가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불법 하도급에 대한 조사도 면밀히 한다는 방침입니다.

물론 섣불리 책임 소재를 예단하긴 쉽지 않겠지만, 설계 자체에서 문제점이 밝혀질 경우 파장은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최악의 경우 2018년 이후 설계·공급된 LH 공공주택 전체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원희룡 국토부 장관 역시 지난 2일 방문한 사고 현장에서 "위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발주처 LH와 시공사 GS건설에게 무거운 책임을 묻겠다"라고 경고하기도 했죠. 

과연 사고 원인이 '무량판 구조'에 있는지, 또 이로 인한 여파가 어느 선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련 업계는 물론, 공공주택 입주자 및 입주 예정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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