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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500조원 규모 '덕심' 사로잡을 'K-애니' 선두주자는

글로벌 시장서 IP 존재감 확인 중…웹툰 원작 애니메이션으로 성인 컨텐츠 '커버'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3.04.11 13:11:07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은 지난해 기준 3800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503조1200억원에 육박하는 거대한 산업군이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은 '전통적 강자'인 미국과 일본의 양강 구도아래 중국이 거대한 자국 수요를 무기로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이른바 'K-애니'로 대표되는 한국 애니메이션은 각자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차별화된 전략으로 세계에 자신을 알리고 있다. 

K-컬쳐를 논할 때 많은 이들이 드라나마 영화, 혹은 게임산업에 초점을 맞추곤 한다. 그에 반해 애니메이션은 아직까지 '나이'나 '관심사' 측면에서 편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기 마련이다. 

하지만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은 지난해 기준 3800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503조1200억원에 육박하는 거대한 산업군이다. 이중 순수한 미디어엔터 분야의 애니메이션만 따져도 1100억달러(약 145조5300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미국은 디즈니, 유니버설 픽쳐스 등의 스튜디오들이 전통적 강자로 군림하고 있으며, 일본은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리즈 방영편수의 35%를 독식 중이다. 중국은 영화 부문에서 애니메이션이 자국 영화 비중이 60%를 상회하고 있다. 

글로벌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경우. 매년 애니메이션 투자액을 30%씩 늘리면서 시장 지배력을 넓히고 있으며, 그 밖의 글로벌 OTT 사업자들의 경우 오리지널 시리즈 투자를 강화 중에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애니메이션 시장은 6000억원 내외로 추산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볼 땐 규모가 작지만, 해외판권 수출 및 라이센싱 강화를 통해 계속해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해외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국내 애니메이션을 꼽으라면 단연 더핑크퐁컴퍼니의 '핑크퐁 아기상어'다.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Baby Shark Dance)' 영상의 경우, 전 세계 유튜브 누적 조회수 1위를 넘어 세계 최초로 100억뷰를 달성하며 기네스북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유명하다. '아기상어' IP는 아직까지 세계에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핑크퐁 아기상어' 홍보 이미지 ⓒ 더핑크퐁컴퍼니


더핑크퐁컴퍼니는 지난해 넷플릭스와 콘텐츠 배급 계약을 체결하고 차세대 IP '베베핀' 시리즈도 선보였으며, 런칭 1년 만에 유튜브 구독자 수 기준 6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시리즈 및 영화의 90% 이상이 아직까지 유아·청소년 콘텐츠로 한정돼있어 성인용 시장 대비는 미흡하지만, 이 또한 급증하는 웹툰 원작 애니메이션 제작을 통해 독특한 소재와 성인용 콘텐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애니메이션 관련 기업들의 경우, 스튜디오미르를 비롯한 탑티어 제작사들은 글로벌 OTT향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어린이용 콘텐츠에 집중하는 SAMG엔터와 대원미디어는 각각 중국과 일본을 주축으로 해외 직접 진출을 꾀하고 있다. 또한 SAMG엔터와 애니플러스는 보유 IP를 활용한 오프라인 사업 확장도 진출했다"고 분석했다.

스튜디오미르(408900)는 국내 타 애니메이션·캐릭터 업체와 달리 애니메이션 제작 매출 비중이 100%를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향 성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수출 비중이 99%에 달한다. 메인 프로덕션 소화 능력뿐만 아니라, 기획부터 메인, 후 작업까지 진행하는 총괄 제작까지 가능하다는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스튜디오미르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스튜디오미르


이러한 총괄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3대 애니메이션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 워너브라더스(WB), 디즈니에 모두 공급하고 있다. 최대 매출처인 넷플릭스로는 대부분 총괄수주의 형태로 공급 중이며, 올해도 '데빌 메이 크라이(Devil May Cry)'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총 3건의 프로젝트가 진행 예정돼있다. 이외에 워너브라더스향 '할리퀸 시즌4'가 올해 공개 예정에 있으며, 디즈니향으로는 '엑스멘 97'과 '스타워즈: 비전'을 수주했다.

SAMG엔터(419530)는 중국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력 컨텐츠인 '미니특공대' 시리즈는 중국 남아 완구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으며, '반짝반짝 캐치! 티니핑'은 지난해 중국 메이저 OTT인 유쿠(Youku)와 아이치이(IQIYI)에서 키즈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일본과 미국에도 '반짝반짝 캐치! 티니핑' 시즌1이 방영되면서 해외 시장 공략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인기 IP를 기반으로 한 패션, 화장품, 테마파크, 교육 등 신규 사업의 다각화도 구체화 될 예정이다. '이모션캐슬 스토어', '이모션캐슬 라이브파크', '이모션캐슬 어드벤쳐' 등의 런칭을 통해 캐릭터 IP 사업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반짝반짝 캐치! 티니핑' 중국 홍보 이미지 ⓒ SAMG엔터


애니플러스(310200)는 지난해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을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국내·아시아 시장 내 지배력 확대와 함께 오리지널 애니 콘텐츠 제작을 통해 과거 단순 유통 구조에서 탈피하겠다는 전략이다.

'라프텔'의 직접적인 글로벌 피어(Peer)로는 2021년 소니(Sony)가 약 1조3000억원 가치로 인수한 북미 최대 애니 전문 OTT '크런치롤'이 언급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라프텔' 유료 구독자 수 약 100만명 확보 시 사업가치는 최소 1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원미디어(048910)는 자체 IP인 '아머드 사우루스'가 오는 18일 일본 지상파에서 전 시즌을 순차 방영하며, 내년 하반기엔 미국 배우들을 기용해 재가공되는 '아머드 사우루스 글로벌 시즌1'으로 북미시장 진출도 예정돼있다.

이와 함께 국내 합작회사 캐릭터인 '무직타이거'를 일본에 론칭하는 등 수십년간 쌓은 서브컬쳐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발판으로 캐릭터·IP 상품화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한편,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 등 국내 대기업들도 애니메이션 제작 내재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네이버는 산하 스튜디오N, 스튜디오리코, 로커스 등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두고 올해부터 IP 영상화를 빠르게 내재화하고 있으며, 올해 '연의 편지', '유미의 세포들', '나노리스트'를 국내시장에, '로어 올림푸스'를 미국 시장에 선보인다. 

카카오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해 자체 제작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내 마음은 무지'를 4월부터 방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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