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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경의 문해력 칼럼] 이해력의 3단계

 

이가경 문해력 스피치 융고 대표 | bonicastle@naver.com | 2023.03.24 17:16:08
[프라임경제] 우리는 여러모로 이해력이 필요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글과 말의 경우에도 이해가 전제돼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고, 나와 상대를 이해해야지만 관계를 맺을 수가 있다. 거기에 사색과 통찰은 이해력의 폭을 넓히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성숙한 이해력이야말로 농밀한 관계와 소통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예부터 하나를 알면 열을 아는 것도 이해력의 깊이가 남다름을 설명하는 말이었다. 그러니까 이해력은 폭과 깊이를 따질 수 있고, 단계적으로도 충분히 나뉠 수 있다. 나는 그와 같은 이해력을 세단계로 나눠 설명해보고자 한다.
 
이해력의 3단계 중에서 1단계는 생각하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음이다. 예를 들어 참과 거짓을 분별하는 명제이거나 '싫다' 혹은 '좋다'와 같은 호불호의 논제와 관련된다. 또는 진영논리에 빠졌을 경우에도 1단계의 이해력은 곧장 발휘된다.

최근 게재된 기사문 중에서 '명품의 가격인상'이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그 글을 접했을 경우, 이해력의 1단계에서는 개개인의 경제적이거나 심리적인 이유로 명품을 안 사거나 못 사겠다는 판단으로 이해될 것이다. 그처럼 어떤 글 속에서 핵심을 파악하면 자신만의 판단과 해석이 곧장 이어지게 된다. 주관적인 생각만 갖고도 문맥은 충분히 이해될 수가 있다. 

그러나 어떤 사안들은 꽤나 복합적이어서 자칫 주관적인 해석과 판단으로 자신의 생각을 한정짓는다. 게다가 전체의 한 부분만 볼 수 있는 시야의 한계도 존재하므로 우리는 그 점을 필시 유념해야 한다. 

이해력의 1단계에서 조금 더 생각을 확장해보자면, 왜 명품은 계속해서 가격을 인상하는지 그럼에도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나아가 가격상승은 수요의 확장에 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왜 명품을 원하고 바라는지에 관한 고찰 또한 가능하다. 그것이 이해력의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질문이 된다, 

그렇다면 이해력의 세 번째 단계의 질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평등하고 상호의존적이며 자유경쟁을 지향하는 이데올로기를 표방한다. 그래서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조건을 견주면서 보이지 않는 차이로 인한 불평등을 감지해내기도 한다. 

평등은 모두에게 사회적인 공평함을 제공한다지만 개인적인 능력과 환경의 차이는 보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능력껏 얻은 물질을 활용해 비슷함의 범주 안에서 저만의 차이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그럼으로써 불평등을 해소하거나 조장하기도 하고 사회적 불안으로부터 맞서게 된다. 

장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 애덤스미스의 <국부론>과 연관시켜보면 보다 폭넓은 이해가 가능하게 된다. 그렇게 다면적 사고와 사상, 이론을 연결시키는 과정이 바로 이해의 3단계가 된다.

이해력을 단계별로 나눠 생각해보자는 것은 오판을 피하려는 목적이기도 하다. 판단은 문제나 현상에 대한 이해력에 기초하며, 그 이해력에 따라 해석의 방향이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다. 고로 잘못된 판단은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깊게 해석하지 못함이다. 

또 이해력을 확장하는 3단계 과정은 시야를 넓혀 해답을 찾아가려는 시도가 된다. 생각해보면 좋다, 나쁘다와 같이 일차원적인 이해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와 상황들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현실적인 문제는 호와 불호로 설명할 수 없는 매우 다변적인 특성을 가진다. 

명확한 구분과 경계가 없는 인생의 문제들로 인해 우리는 매순간 지혜와 현명함을 얻고자 분투해야만 한다. 그렇게 이해력의 영역을 넓히다 보면 다양한 점과 만나는 접점이 늘기 마련이다. 접점마다 앎이 있고 새로움을 발견해 해답을 찾으면 기어코 생각은 변한다. 생각의 역동을 추구해서 변화를 맞이하면 남들과는 다른 결말을 얻게 된다. 내가 충분히 의도하는 대로 특별한 미래를 확실히 맞이하게 된다. 


이가경 문해력 스피치 융고 대표
<내 나이는 39도> <기울어진 의자> <마흔의 온도> 저자, 필명 이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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