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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證막] 바람 잘 날 없는 韓증시, 금융리스크에 롤러코스터

SVB·CS 등 은행권 우려 시장 지배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3.03.17 22:36:56
[프라임경제] 한증막은 '한'주간 '증'시가 '막'을 내렸다의 줄임말로 즉 국내증시가 한주동안 어떤 요인으로 상승 또는 하락했는지 이유를 살펴본다.

3월 셋째 주 한주간 증시가 막을 내렸다. ⓒ 프라임경제


이번 주 한증막은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해외 은행들의 파산이다. 코스피 지수는 17일 2395.69를 기록했다. 전주(2394.59) 대비로는 0.04% 올랐다. 각국 정부가 금융지원을 통해 리스크가 완화된 영향이다.

한주간 국내 주식시장의 주요 이슈는 △로봇 관련주 강세 △2차전지주 급락 △반도체 호재에 따른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상승 △에스엠(041510) 지분 인수다.

◆해외 은행 줄파산에 각국 정부 금융지원, 시장 '안정'

이번 주는 SVB 등 해외 은행들의 이슈가 전 세계 시장을 휩쓸었다. 먼저 채권 포트폴리오 손실에 증자를 모색했던 SVB는 결국 파산했다. 모기업 SVB파이낸셜이 증자에 실패해 매각을 모색했다. 그러나 미 금융당국은 은행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세우고, FDIC 관할로 예금을 모두 이전했다. SVB는 미국 내 16번째로 큰 은행이다. SVB의 이번 파산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국 역사상 두 번째 규모다.

SVB가 파산한 이후 디지털 자산과 상업 부동산 등에 집중해온 시그니처은행도 파산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 나온 후 다른 은행도 줄파산한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FDIC는 SVB와 시그니처 은행의 고객 예치금을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한다고 밝혔다.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을 지원하기 위한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도 시행한다.

지난 15일(현지시각)에는 스위스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 주가가 유럽 시장에서 장중 30% 폭락했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가격도 장중 20% 이상 떨어지면서 은행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미국 은행 파산이 유럽 은행권에 대한 우려로 번지는 모양새다.

CS는 최근 2021년과 2022년 연간 결산 보고서와 관련해 회계상 내부 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CS는 5개 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하고, 지난해 4분기에만 1000억달러 이상의 고객 자금 유출을 겪어 이미 상황이 악화한 상태였다.

다만 스위스중앙은행(SNB)이 CS에 필요 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증시 낙폭이 줄었다. 스위스 당국은 "CS는 자본과 유동성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며 "미국 특정 은행들의 문제가 스위스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전이 위험을 야기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에 시장이 안정됐다.

미국 실리콘밸리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대한 우려도 불거졌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개장 초 30% 이상 폭락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회사는 매각 등 전략적 옵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리서치 기관 레이먼드 제임스에 따르면 퍼스트 리퍼블릭은 SVB와 시그니처 은행 다음으로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하는 예금 비중이 높은 회사다. 앞서 신용평가사 S&P글로벌과 피치가 퍼스트 리퍼블릭의 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으로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분위기가 반전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이 나서 퍼스트 리퍼블릭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장 막판 11개 대형은행이 총 300억달러를 비보험 예금 형태로 퍼스트 리퍼블릭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가 각각 50억달러,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25억달러, BNY멜론, PNC 은행, 스테이트 스트리트, 트루이스트, US 뱅크가 각각 10억달러를 지원한다. 이같은 소식에 퍼스트 리퍼블릭의 주가는 9% 상승 마감했다.

◆대기업이 뛰어든 로봇 사업, 관련주 연일 강세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로봇 사업에 뛰어들면서 로봇주들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삼성전자는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에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코스닥 시장에서 16일과 17일 이틀간 37.46% 치솟았다. 특히 16일에는 29.98% 상한가로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기대감을 키운 영향이다.

이외에도 코스닥 시장에서 △뉴로메카(348340) 30% △에스비비테크(389500) 23.14% △로보티즈(108490) 7.96% △유일로보틱스(388720) 5.83% 등 로봇 관련주들이 상승세로 마감했다.

한화(000880), 포스코ICT(022100), 현대차(005380) 등 대기업이 로봇 회사들을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日 반도체 수출 규제 폐지·K칩스법 통과, 대장주 급등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해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6일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날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3년8개월 만에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2019년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 불화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의 3개 품목의 한국 수출을 규제한 바 있다.

여기에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인 'K칩스법(반도체 특별법)'은 지난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를 통과했다. 해당 개정안은 반도체를 포함한 국가전략산업에 설비를 투자할 경우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세액공제율을 현행 8%에서 15%, 중소기업의 경우 16%에서 25%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소식에 17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34%, 6.33% 상승 마감했다.

◆카카오, 에스엠 인수 '쉽지 않네'

에스엠 인수를 두고 카카오(035720)와 하이브(352820)가 지난 12일 합의를 마쳤다. 경영권은 카카오가 갖기로 했다. 하이브는 플랫폼 사업을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하이브는 입장문을 통해 "에스엠 인수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인수 경쟁으로 시장이 과열돼 하이브의 주주 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와 플랫폼 관련 협업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하이브도 입장문을 통해 "하이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달 26일까지 예정된 에스엠 주식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카카오는 주당 15만원에 에스엠 주식을 공개 매수해 에스엠 지분 40%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에스엠 지분 4.91%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가 이 가격에 추가로 약 35%의 에스엠 지분을 사들이려면 1조2000억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에스엠 주가는 전장 대비 1400원(1.25%) 상승한 11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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