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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낙하산 논란 이순호 예탁원 사장, 출근길 저지 투쟁 종료

16~17일 '반대 투쟁 종료' 직원 투표 결과, 찬성표 과반 이상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3.03.17 16:07:23

한국예탁결제원 노동조합이 부산 예탁결제원 본사 건물 앞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이순호 신임 사장의 출근을 막고 있는 모습. ⓒ 예탁결제원 노동조합

[프라임경제] 낙하산 논란으로 2주 가까이 출근을 못했던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이하 예탁원) 신임 사장이 본사에 입성하게 됐다. 예탁원 노동조합은 투표 결과에 따라 출근길 저지 투쟁을 종료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 사장이 낙하산 인사 등 여러 논란으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리더십은 남겨진 숙제다.

예탁원 노조는 지난 16일과 17일 이틀간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낙하산 반대 투쟁' 종료 여부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찬성표가 과반 이상을 득표했다. 이에 예탁원 노조는 이 사장의 출근길 저지 투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사장은 지속되는 출근길 저지 투쟁에 논란을 해소하고자 지난 15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이 사장의 낙하산 논란 해명과 예탁원 비전 등을 청취하는 자리였다.

투표 결과 이 사장의 해명이 직원들의 갈등을 일부 해소시켰다는 분위기다. 예탁원 노조는 이 사장이 자본시장 비전문가이고, 지휘감독 등 행정경험이 없어 수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이 지난 15일 열린 직원 청문회에서 말하고 있다. ⓒ 예탁원 노조


가장 논란이 됐던 문제는 이 사장이 윤석열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는 점이었다. 이 사장은 지난해 윤 대통령 대선 후보 캠프에서 경제분야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이후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에서 비상임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당시 경제1분과는 최상묵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인수위원으로 참여한 곳이다. 예탁원 노조는 이 사장이 김 부위원장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86학번 동기라는 학연 덕분에 사장직을 꿰찼다는 시각이었다.

이에 예탁원 노조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 은행전문가 사장은 필요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동안 '친구 찬스 사장 내정이 공정이냐', '예탁원 사장은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이 사장의 출근길을 막아왔다.

여기에 이 사장은 낙하산 논란에 더해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경력 때문에 '이해상충 문제'까지 논란을 빚었다. 자회사인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해 예탁원과 하나은행을 상대로 수천억원 규모의 소송을 진행 중인 탓이다. 이러한 논란에 이 사장은 지난달 17일 사외이사직을 내려놓았다.

결국 투표를 통해 노조의 출근길 저지 투쟁은 종료됐지만, 이 사장의 리더십은 풀어야 될 과제다. 여러 논란으로 첫발부터 직원들에게 신임을 얻지 못한 이 사장이 남은 임기 동안 예탁원을 어떻게 이끌지 주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사장은 노조의 투쟁 중단으로 오는 20일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본사에서 취임식을 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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