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삼성·SK, 실적 부진에 中 생산 반도체 규제 타격까지

美 압박에 50조 투자한 中 공장 비상…공장 다변화 필요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3.02.28 16:15:28
[프라임경제]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공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한도를 설정하겠다고 밝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 ⓒ SK하이닉스


이들 두 기업은 중국 현지에 핵심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중국 법인 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 통제로 첨단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中법인 실적 크게 악화

두 기업은 50조원 이상을 투자해 중국에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는 D램 공장, 충칭에는 후공정 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SK 하이닉스 중국 반도체 공장. ⓒ 프라임경제


28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판매를 맡은 삼성전자 중국 상하이법인(SSS)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조9555억원이 줄어든 21조3706억원을 기록했다. 낸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 시안법인(SCS)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338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원 가량이 줄었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D램 공장을 운영하는 SK하이닉스 중국 우시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9조5242억원으로 전년(12조9389억원)보다 26.4% 줄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국의 제재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지 못 하게 하는 대중국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규제에 따르면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6㎚ 이하 로직칩을 생산할 수 있는 장비와 기술을 중국에 들일 경우 미 상무부의 별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에 '1년 유예'를 받았으나, 장비 수입 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유예 연장이 불투명해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두 기업에 대한 반도체 수출통제 유예를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 수준까지 규제?…'탈중국' 가능성도 거론

그러나 두 기업이 1년 유예를 받은 지 4개월 만에 미 정부 고위 관계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서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상한선을 설정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최근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한미 경제안보포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과 관련해 "기업들이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cap on level)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내 공장에서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물량에 제한을 걸겠다는 것이다. 

여기 더해 미국 정부가 28일부터 반도체 지원법 보조금 신청을 받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이다. 앞으로 10년간 중국 등 우려국에서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탈중국 가능성도 거론된다. 늘어나는 중국 내 생산비용 상승 등을 고려하면 중국을 벗어난 공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에 팹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으며 이미 많은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매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국내외를 망라한 신규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것에 대해 다양한 조건과 가능성을 열어 놓고 여러 사항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공장에 문제가 생기는 건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에 해당한다"면서 "중국 공장 운영이 어렵다고 가정하면 팹 매각, 장비 매각, 장비 한국 이동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