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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률 0.8% 펫보험 "질병 명칭‧코드 표준화 필요"

차별화 없고 보장범위도 제한적…병원간 진료비용 편차 원인

황현욱 기자 | hhw@newsprime.co.kr | 2023.02.24 15:07:55
[프라임경제] 국내 반려가구가 600만을 돌파하면서 펫보험이 반려인구와 보험업계 화두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이기도 해서 관심도 높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펫보험 가입률이 1% 미만이라는 점이다. 여전히 높은 보험금과 보장범위 제한으로 반려인구의 고민으로 남고 있다. 

반려동물보험 침투율. ⓒ 보험연구원

최근 보험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의 가입률은 0.8%다. △스웨덴 40% △영국 25% △미국 2.5% 등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다. 펫보험 활성화는 현 대통령의 국정과제이면서 정부차원의 지원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는 아직 아쉽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1사1라이언스' 허가정책을 유연화했다. 반려동물은 그간 재물로 분류돼 손해보험사만 펫보험 영업이 가능했으나, 규제 완화로 생명보험사도 자회사 설립을 통해 반려동물보험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올해 1월 현재 펫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11곳이다. 이 중 삼성화재 다이렉트펫보험은 만20세까지 든든하게 지켜주는 '의료실비보험'을 강조하고 있다. 가입대상은 반려견과 반려묘로 만 10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보장내용은 △의료비 △수술비 △배상책임 보상 △사망위로금이다. 보험금은 시츄(2018년 1월1일 출생) 기준 월 8만9066원(기본플랜)이다. 

메리츠화재의 '펫퍼민트(강아지)'의 보장은 △의료비 △수술비 △배상책임보장을 해준다. 메리츠화재 펫보험도 만20세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갱신주기가 3년, 매년 1000만원 한도로 보장을 해준다. 또한 1600여개의 펫퍼민트 제휴 동물병원에서는 자동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금은 시츄(2018년 1월1일 출생) 기준 월 6만1380원(기본형)이다.

현대해상도 자사 다이렉트를 통해 '하이펫보험'을 취급중이다. △의료비 △수술비 △입원비 △배상책임 보상 △장례비를 보상해주고 있으며, 보장 나이는 타사와 동일하게 만20세까지다. 보험금은 시츄(2018년 1월1일 출생) 기준 월 4만7940원(스탠다드형)이다.

얼핏보면 펫보험 가입을 왜 주저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그러나 반려인구의 의견은 다르다. "펫보험은 딱 '보기좋은 떡' 수준"이라는 평가다. 회사별로 상품이 차별화되지 못한데다, 보장범위도 제한적인게 이유다. 

반려인구인 A씨는 "보험료가 강아지 종마다 다르게 책정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반려동물은 건강검진을 하지 않는 이상 자세히 어디가 아픈지 잘 파악이 안된다"며 "동물병원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보험사에서는 진료비 한도를 별도로 정해두고 있고 펫보험 보장항목이 실질적으로 많지 않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실제로 현재 동물병원의 질병명과 진료행위 명칭·코드는 표준화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동물병원간 진료비 편차는 크다. 또한 수의사의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도 없어 진료비 정보에 상당한 비대칭성이 존재한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려동물보험시장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펫보험의 보험료는 반려동물의 종류와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월 4~5만원 수준에서 높게는 8~9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며 "높은 보험료임에도 슬개골, 고관절 탈구 등에 대한 보장은 통상 1년의 면책기간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고령견의 경우에는 보험가입이 제한되고, 자기 부담률이 높아 보장범위가 제한적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도 종마다 질병 발병률이 천차만별이라 다르게 책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동물병원 진료비용 체계가 불투명해 예측이 어렵고, 이로인해 보험사들은 펫보험 신상품 개발에 한계를 느끼는 이유"라고 말했다. 보험사의 손해율 관리 및 보장한도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김경선 연구위원은 "반려동물보험 가입시 요구되는 반려동물 사진만으로는 완벽한 신원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보험계약자의 도덕적 해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내장형 무선식별장치를 통한 반려동물등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도별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신규 등록 비율. ⓒ 보험연구원

현재 동물등록은 내·외장형 무선식별장치로만 가능하다. 인위적인 조작이 불가능한 내장형으로 신규 등록한 반려견은 지난 2021년 기준 46.6%에 그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 기등록된 반려동물의 유실, 사망 등에 대한 신고 관리는 미흡하다"며 "반려인의 요구만으로 동물등록 변경이 허용되는 등 제도상 허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국에서는 반려동물등록제를 개선해 등록율을 제고하고 동물등록·관리시스템의 미비점을 정비해 동물병원에서는 반려동물 개체식별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동물등록정보조회서비스의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면서 "동물병원별로 상이한 질병명과 진료행위의 명칭·코드를 표준화하고 동물병원이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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