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오픈AI의 챗GPT로 촉발된 AI(인공지능) 기업에 대한 '훈풍'이 의료 AI 기업들로까지 번지고 있다. 향후 의료 AI 관련 규제 완화와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까지 맞물리면서 우수한 기술력과 함께 글로벌 파트너십까지 갖춘 기업들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특히 루닛(328130)의 경우, 주가가 올해에만 45.75%의 상승세(지난 23일 종가 기준)를 보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일 10시44분 기준 코스닥시장에서도 전일대비 4.20% 오른 4만3900원으로 상승세를 시현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루닛은 '인공지능으로 암을 정복한다'는 미션을 가진 AI 기반의 의료영상 진단 및 치료 플랫폼 개발 기업이다.
국내 증시 의료 AI 중 시총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루닛은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138억66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109%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해외 매출이다. 지난해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은 110억원으로 전체의 약 80%를 차지한다. 46억6900만원을 기록한 전년대비로는 2배 이상 크게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은 19억7000만원에서 28억6400만원으로 45% 증가했다.
루닛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뛰어난 기술력과 글로벌 파트너십 덕분이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루닛은 앞서 여러 AI 대회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MS), 하버드 등을 제치고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AI 기술력에 대해 글로벌 수준의 검증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또한 GE 헬스케어, 필립스 등 의료 기기 장비 시장에서의 글로벌 파트너사와 계약을 체결, 글로벌 시장에서 루닛의 AI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장비들을 판매하고 있다. 전 세계 600여개 이상의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으며, 재계약율은 94%에 달한다.
향후 전망도 밝다. 루닛의 주요 솔루션 중 하나인 '루닛 CXR'은 페암 초기 진단율을 50% 이상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지며 AI 솔루션을 사용한 조기 진단 시장 형성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루닛 인사이트 MMG'는 50% 이상의 유방촬영장비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파트너사인 홀로직사를 통한 매출 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암 환자의 조직 슬라이드를 AI로 분석해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와 환자의 예후 예측을 돕는 솔루션 '루닛 스코프'는 향후 기대감이 더 크다. 지난 2021년 글로벌 액체생검 1위 기업인 가던트헬스(Guardant Health)는 '루닛 스코프' 관련 300억원을 투입해 지분 및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표적항암제 시장은 '이미 나올만한 건 다 나온' 포화상태다. 당연 성장세도 둔화되어 있다. 이에 루닛은 AI 기반 조직 바이오마커를 통한 면역항암제 시장 공략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범석 루닛 대표는 "암은 복잡한 질병이기에 암 환자들을 특정 생물학적 특징에 따라 분류, 치료 결정 가이드가 되는 검사인 바이오마커 분류 후 맞춤형 치료약을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반진단 솔루션인 '루닛 스코프'는 면역항암제 시장과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엔 실제 임상 데이터 연구를 통해 '루닛 스코프 IO'가 간세포암 환자에서 면역항암제의 병용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경우와 대장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경우에 적용될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연구 결과는 '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 2023)'에서 발표됐다.

지난해 7월 진행했던 IPO 기자간담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서범석 루닛 대표. = 박기훈 기자
루닛은 지난 23일 '제2차 디지털 국정과제 간담회'에서 전국 보건소를 대상으로 한 'AI 스크리닝 센터' 도입 방안도 내놓았다. 해당 간담회에는 루닛을 비롯해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 SK텔레콤(017670), LG(003550) 등 국내 AI 관련 기업 관계자들과 지능정보산업협회,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등 공공기관 및 학계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서 대표는 전국 보건소에 AI 스크리닝센터를 마련하고, 만성 및 중대질환 등 예방이 최우선시 되는 질병에 대한 철저한 사전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AI 기반의 영상분석 솔루션을 도입하고 폐 질환, 안과 질환, 치매 등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중대질환을 지역 보건소 및 상급의료기관과 연계한 사전 진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안을 제시했다. 또한 AI 공공의료 플랫폼을 구축해 환자별 맞춤형 AI 의료기술 추가 확장 방안도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루닛의 이러한 행보와 관련해 글로벌 탑티어(top-tier) 수준의 AI 기술력을 가졌기에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황세환 FS리서치 연구원은 "경쟁사들을 체크해 본 결과, 루닛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인 것은 분명하다"며 "폐암과 유방암의 암진단과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을 예측하는 '루닛 스코프'의 경우 속도 면에서 앞서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