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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유안타?"…우리금융, 증권사 M&A 고민 이유

주식시장 하락에 조심 분위기…"균형 잡힌 수익구조 리테일 기반 회사" 관건

이정훈 기자 | ljh@newsprime.co.kr | 2023.02.16 13:40:09

서울시 중구 우리금융 본사 사옥 전경. ⓒ 우리금융

[프라임경제]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증권사 인수 의지를 공식화했다. 그동안 여러 증권사가 물망에 올랐지만, 리테일이 강점인 증권사를 인수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삼성증권(016360)과 유안타증권(003470)이 유력 후보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전상욱 우리금융지주 미래성장총괄 사장은 지난 8일 2022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사 인수합병(M&A)은 적정자본비율 유지와 주주이익 극대화 관점에서 추진한다"며 "타깃은 종합자산관리서비스 등 그룹 시너지에 유리하고 균형 잡힌 수익구조를 보유한 리테일 기반 증권사"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금융지주의 증권사 인수설에 대한 막연한 소문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증권사 인수 소문의 근거는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 중 증권 자회사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결국 업계의 평가가 뜬소문은 아니었다는 얘기인데,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를 보면 증권사 인수에 대한 갈망이 와 닿는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은행 의존도 평균은 78.3%다. 이 가운데 우리금융이  가장 높다. 은행 의존도는 금융지주사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은행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물론 우리금융은 우리종합금융 등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계열사들도 있다. 그럼에도 비지배지분까지 합산한 순이익 기준으로 봐도 지난해 은행 의존도는 평균보다 높다. 즉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의미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지주사로서 시너지 창출을 위해 증권사 인수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끊이지 않았다.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선 증권사를 통한 투자금융 부문 확충이 절실해서다.

그동안 세간에 가장 많이 언급된 증권사는 SK증권(001510),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이었다. 하지만 전 사장이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내용과 비교해보면 두 증권사와는 거리가 멀다. 방점은 '균형 잡힌 수익구조를 보유한 리테일 기반 증권사'인데, 이를 두고 업계는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을 꼽고 있다.

균형 잡힌 리테일 기반 증권사라면 다수 영업점을 보유하고, 우수한 실적을 내는 곳을 뜻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의 점포 수는 각각 44개, 58개다. 4대 금융지주 중 증권 자회사 점포 수와 비교해 보면 △KB증권 104개 △신한투자증권 80개 △하나증권 55개다. 같은 기간 누적 리테일 수수료 수익은 삼성증권 4208억원, 유안타증권 1590억원이다.

이를 놓고 보면 우리금융이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 모두 군침 흘릴만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다만 우리금융의 덩치를 감안하면 큰 매물에 더욱 눈길이 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우리금융 입장에서 굳이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몸집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형 증권사를 인수해 바로 증권업계 상위 순위권에 오르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삼성증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재 주식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 증권사 인수에 서두르지 말자는 분위기"라며 "물론 증권사 인수 의지는 확고하지만, 다음 회장님의 생각도 살펴봐야 더욱 확실시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즉 오는 3월24일 우리금융의 새 회장으로 취임을 앞둔 임종룡 내정자(전 금융위원장)의 의중에 따라 청사진이 구체화될 것 같다는 의미다. 결국 현재까지 매물로 나온 증권사가 없는 가운데 임 내정자의 행보가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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