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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반면교사(反面敎師)가 필요한 '지금'

 

강현희 칼럼니스트 | psh@newprime.co.kr | 2023.01.20 12:06:48
[프라임경제] 6.29 선언 이후 민주주의가 확립되고 사회 많은 분야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는 시행되고 있지만, 내용적 민주주의는 아직도 요원한 상태이다. 특히 정치결사체 모임인 정당 내 민주주의는 국회와 정치권 전체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재 국민의힘은 당대표선출을 앞두고 후보선출 과정에 여러 가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하고 출마를 하고자 하는 후보에게 출마를 저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여당 당대표 선출에 대놓고 선거개입을 하고 있어 국민의 시선에서는 '윤심'이 '흑심'으로 보인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전혀 민주적이지 않고 공정하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굉장히 폭력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여당 당대표선거에 핵심처럼 등장하는 '윤심'이라는 단어는 당내 정치인들을 근윤(친윤)과 멀윤(비윤)이라는 적대관계를 형성하도록 하고 있다. 

또,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 대한 지나친 경계와 반대를 거침없이 내뱉으며 피선거권마저 빼앗았고 당내 많은 의원은 '윤심'을 따르듯 해당 후보에 대한 적대감을 그대로 표현하고 출마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는 등 비민주적인 행위를 입법부에서 서슴없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심'이 당대표 선거에서 갈등을 조장하고 폭력을 주도하고 있는 것. 학교였다면 학교폭력의 주범이고 직장이었다면 직장 내 괴롭힘의 주동에 해당한다.

윤 대통령은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을 자주 언급해왔다. 현재 여당의 당대표선출 과정이 본인이 언급한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초등학교 선거든 당대표 선거든 모든 선거의 기준과 과정은 같다. 그런데 정치인들의 집합체인 이번 선거는 공정하지도 민주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불공정하고 폭력적인 선출 과정을 지켜보면서도 여당 내 많은 정치인은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되려 공정한 기회를 얻고자 하는 후보들을 비방하고 외면하며 윤심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이유가 '공천권'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 국민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자신과 같은 조직에 있는 누군가에게 가해지는 폭력적인 행위에도 눈 감는 것이 정치일까? 그래서 신뢰하지 않는 직업의 최상위를 정치인이 매년 지키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얼마 전 특정 지역의 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에서 투표결과가 뒤집히는 일이 발생했다. 초등학교 학생회장 선거지만 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원해서 전자 투표시스템까지 활용되었는데도 부정투표지가 발견되면서 당선이 취소되었다. 담당교사의 부정으로 당선자가 바뀐 것이다. 어른의 어긋난 행동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 것이다.

겨울 방학이 끝나면 새로운 학기가 시작한다. 그리고 반대표 또는 학생회장을 생각해왔던 아이들은 각종 선거를 준비한다. 초등학교 반대표 선거를 비롯해 모든 선거는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 사회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후보선출부터 공약 제시 과정, 투표과정, 선거유세과정, 투표결과까지 공정함을 잃지 않도록 많은 시간과 인원을 투여한다. 

초등학교 선거도 회장 후보 출마는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열려있으며, 선거 과정에 선심성 금품, 음식물 제공 등은 엄격하게 차단하고 있다. 공약 역시 실행 가능한 공약을 기본으로 하고, 후보 연설도 1분으로 모든 후보에게 공평하게 주어진다. 

다수의 후보자가 있을 때 예비투표 후 많은 투표를 받은 순서로 3배수 선출 후 본 투표를 시행한다. 학생회장의 경우 선거운동 기간이 있고 그 기간에 자신들에게 투표해야 하는 이유를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유세활동을 한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다른 후보를 비난하거나 거짓된 정보로 상대 후보를 난처하게 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만약 앞에서 언급한 내용 중 불법행위가 이루어지면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거친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즉, 교내 선거에서 불공정한 규칙과 과정은 인정하지 않는다.

현 국민의힘 대표선출 과정을 초등학교 선거에 비유하자면 학교가 특정 학생을 위해 규정을 바꿔주고 특정 학생의 출마를 학교장이 막아서고 출마를 고민하는 학생에게 선생과 학생들이 집단으로 비난하는 것이다. 학교 또는 기업이었다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을 정치권은 여과 없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국민은 정치권을 '정치판'이라고 비하하며 불러왔을 것이다. 

국민의 눈높이를 정치인들이 따라서 오지 못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 정치인들을 선택한 것은 국민이었다. 물론 각 정당에서 배출된 한정된 후보 중에 선택해야 하는 국민의 고민은 쉽지 않다. 최선이 아닌 최악을 피하는 법. 그게 우리 국민의 투표의 큰 부분이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비단 국민의힘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정당대표 선출과 공천, 장관 임명에 누군가의 마음을 담아내는데 익숙한 한국 정치가 이젠 좀 더 성장해야 하지 않을까?

현 여당의 선거 과정을 초등학생들에게 배우지 말라고 해야 할지 여당 정치인들에게 초등학생들 선거를 보고 배우라고 해야 할지 '반면교사'라는 단어가 절실히 필요한 시절이다.

강현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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