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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분양시장 가늠자 '둔촌주공 일병 구하기' 성공할까?

정부 정책 최대 수혜 단지…시장 침체 따른 리스크 여전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3.01.15 13:15:47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현장.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일대 분위기는 통상 겨울 쌀쌀한 여느 날과는 다른 따스한 공기가 맴돌았다. 주위를 지나가던 사람들 얼굴은 매섭던 추위가 한풀 꺾인 탓인지 저마다 미소가 가득했다. 조금씩 느껴지는 싱그러운 바람은 주변 분위기를 북돋기에 충분했다. 

2023년 상반기 분양시장 '가늠자'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계약 현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사 현장을 걷다 마주한 견본주택은 그간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상당히 많은 인파로 뜨거운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자 올해 분양 최대어(最大魚) 서울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계약 마감(17일)을 앞두고 들썩이는 모습이다. 사실 해당 단지는 1만2000여세대에 규모에 우수한 입지 조건 등 강점을 확보했음에도 불구, 앞선 본 청약 결과 의외로 '흥행 참패'를 피할 수 없었다. 

집값 고점 인식 및 급변한 금리 기조로 인한 미분양 사태,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높은 분양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경색 등 부동산 시장이 그야말로 역행했기 때문이다. 즉 불과 1여년 만에 상반된 시장 상황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의하면 올림픽파크 포레온 당첨 커트라인은 평균 45.9점(84점 만점). 청약 경쟁률도 1·2순위 3695가구 모집에 2만153명이 지원, 고작 5.5대 1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정부 1·3 부동산 정책 기점으로 이전과는 전혀 상반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사실상 모든 부동산 규제가 해제되면서 정책 최대 '수혜 단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규제지역이 해제됐다. 이에 따라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에서 벗어났다.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상향(50%→70%) 조정된 동시에 다주택자에게 중과되던 양도세·종부세도 피할 수 있는 상황이다. 2주택 이상 보유 가구의 경우 취득세 완화와 주택담보대출도 받을 수 있다. 또 분양가 12억원을 초과하는 전용 84㎡ 역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물론 전매제한도 완화(8년→1년)되는 한편 2년 실거주 의무도 사라져 입주와 함께 전·월세도 내놓을 수 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견본주택. ⓒ 프라임경제


변화된 분위기는 현장에서 입증됐다. 견본주택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청약 당첨자로 꽤나 북적였으며, 인근 공인중개소도 적지 않은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만난 청약 당첨자 A씨는 "당첨 당시 다주택자로, 상당히 많은 제약 때문에 계약 포기를 고민하기도 했다"라며 "그러던 중 전매제한 및 세제 완화와 함께 대출도 가능해져 계산기를 재차 두드리고자 견본주택을 방문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약 당첨자 B씨는 "전용 84㎡에 당첨됐지만, 높은 분양가와 중도금 대출 등 금융 부담 탓에 계약을 망설이기도 했다"라며 "하지만 12억원 이상 분양가도 대출이 허용되면서 가족들과 고민 후 최종 서명을 결정했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내비쳤다.
 
청약 당첨자 C씨는 "청약에 당첨됐지만, 현재 보유 주택이 매매되지 않을까 우려돼 계약을 미루고 있었다"라며 "하지만 실거주 의무가 사라져 곧바로 전·월세를 놓을 수 있어 부담 없이 계약서를 작성했고, 인프라도 훌륭해 비싼 분양가 역시 감수했다"라고 답했다. 

예비 번호를 기다리고 있는 D씨는 "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며 "당초 여전히 강력했던 규제로 내심 추가 당첨을 기대했지만, 막상 현장을 와보니 다수 당첨자가 계약하는 분위기"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일대 공인중개소도 상담이 이어지고, 이를 대처하기 여념이 없이 저마다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 대책 발표 이후 분위기가 급변한 만큼 방문 손님이 대폭 증가했다. 혼자서 업무를 보기 버거울 정도다. 일부 손님은 '조합원 물량'을 문의하고, 동향을 수시로 파악하고 있다. 프리미엄(P)을 주고서라도 매수하겠다는 손님도 만만치 않다." - 인근 공인중개사 E씨 

올햏 분양시장 '방향타' 올림픽파크 포레온 계약률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분위기가 높은 계약률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을 지우지 않고 있다. 규제가 대폭 완화됐지만, 집값 하락 및 고금리 기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만큼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청약 당첨자 F씨는 "입지에 비해 여전히 분양가 측면에서 비싼 면이 있다"라며 "특히 집값 하락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전매제한 시점에 손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계약을 망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청약 당첨자 G씨는 "고민되는 마음에 견본주택을 찾아 문의했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라며 "LTV 등 대출 규제가 완화됐지만, 만만치 않은 분양가와 고금리로 인한 금융 부담들을 감수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라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 대책으로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많은 수혜를 입은 건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 고금리와 고분양가는 여전히 서민들에게 부담거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더군다나 13일 기준금리가 0.25% 추가 인상된 만큼 대출 이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며 "향후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분양 시장 '방향타' 올림픽파크 포레온 최종 계약률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정부 정책에 힘입어 이전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동산 침체에 따른 리스크도 잠재된 상황. 과연 그간 우려를 불식시키고 지난 '흥행 참패'를 만회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전과 같은 처참한 성적표에 그칠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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