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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 앞둔 래미안 원베일리 '엎친 데 덮친 격' 속앓이 사연은?

조합 '직무대행 체제' 공사비 증액과 입주 지연 우려 해결 가능할까

전훈식‧선우영 기자 | chs‧swy@newsprime.co.kr | 2023.01.12 15:25:30

래미안 원베일리 공사 현장.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입주를 앞둔 서울 강남권 '대어(大魚)'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가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028260)이 지난해 제시한 '공사비 인상' 요구가 여전히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인한 공사기간 지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조합원들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해 8월 조합 요구에 따른 커뮤니티 시설 고급화 및 설계 변경 등을 이유로 1560억원 상당의 공사비 증액을 조합에 요구했다. 당초 공사비는 1조1277억원 수준.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이 요청한 커뮤니티 고급화와 설계 변경 등을 수행하기 위해선 공사비 인상은 필수"라며 "더군다나 부동산원에 검증해 공사비를 재협상할 것을 조합 총회에서 의결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합은 이런 공사비 인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삼성물산이 공사비 증액 관련 한국부동산원(이하 부동산원) 검증 신청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합 집행부 '공사비 증액' 내홍 여파

"지난해부터 공사비 증액 관련해 조합 내부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단지 상가 매각(1749억원)을 추진한 '조합장파'와 선 공사비 검증 실시를 주장하는 '부조합장파'로 갈린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점차 의견 대립이 심화되자 조합장이 해임 총회를 거쳐 지난해 9월 부조합장을 해임시켰다. 이를 통해 '단지 상가 매각을 통한 공사비 증액분 마련'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조합은 갑작스레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되는 사태에 직면하면서 사실상 조합 역할을 상실했다. 법원이 조합장 선거 당시 불거진 '부정 선거 의혹'에 대해 조합장 직무정지 가처분을 결정한 것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로 조합이 아무런 공사비 관련 조치를 취하지 못하자 삼성물산은 '공사비 증액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으면 조합 명의 통장 사업비 인출에 동의하지 않겠다'라는 공문을 전달했다. 통장 인출 제한시 조합은 집행부 임금이나 각종 용역비 등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정관상 직무대행 체제라도 공사비 검증 요청이 가능하지만, 계속 미뤄지고 있다"라며 "통장 관련 공문은 공사비 검증 신청과 같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임해 달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적지 않은 조합원들이 공사비 인상과 관련해 부정적 견해를 표출하고 있어 문제 해결이 쉽지만은 않을 모습이다.

한 원베일리 조합원은 "공사비 인상과 관련해 부동산원 검증을 위해선 공사비 상세 내역서가 필요하지만, 조합과 삼성물산의 과거 공사도급 계약서 체결 당시 상세 내역서는 없었다"라며 "뒤늦게 상세 내역서를 보내 공사비를 증액한다는 것은 부당하며, 증액 거부시 사업비 인출 제한은 조합원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사비 인상 검증을 위한 상세 내역서는 이미 지난해 조합에게 보낸 만큼 검증 절차 여부는 충분하다"라고 반박했다. 

◆공사기간 연장 거부 "기한 내 입주 장담 불가"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삼성물산이 11일 조합에 공사비 증액 문제와 별도로 '공사기간 연장(2개월) 요청' 공문을 발송하면서 또 다른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해당 공문에 따르면 지난해 화물 연대 파업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공사 지연이 불가피한 상태다. 물론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공사비 추가 증액도 피할 수 없다. 

조합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 유권해석인 '화물연대 파업 등 시공사 귀책이 아닌 경우 공사기간 연장과 공사비 증액을 해줘야 하고, 지체보상금도 부과할 수 없다'라는 내용을 함께 첨부했다"라고 말했다. 

물론 조합은 삼성물산 '공사기간 연장' 요청을 공식 거부했다. 공사기간 연장시 조합원은 물론, 입주 예정자들 피해가 극심하다는 점에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최대한 기존 공사기간에 맞춰 사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입주 연기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요청은 현실적으로 공사기간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조합은 이런 요청을 거부할 순 있지만, 그렇다고 기한 내 입주를 장담할 순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일 공사기간을 맞추지 못한다면 향후 책임 소재를 두고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라며 "현재 조합 집행부 직무대행 제체에서 공사비 증액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후 조합 입장이 난처해질 수도 있다"라고 첨언했다. 

현재 원베일리는 입주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공사비 증액과 공사 지연 우려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과연 현재 직무대행 체제의 조합이 시공사와의 갈등을 무사히 해결할 수 있을지, 나아가 정상적인 입주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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