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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도 넘은 중국의 카피캣…CES 2023서도 횡행

 

김소미 기자 | som22@newsprime.co.kr | 2023.01.11 17:20:24
[프라임경제] 지난 9일 폐막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 삼성, LG를 포함한 국내 기업들의 첨단 제품과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력,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 중국 가전업체 TCL이 선보인 스타일러(C32SL)가 낯이 익습니다. 

전신 거울로 활용할 수 있는 짙은 색상의 외관을 문짝에 적용했는데, 그렇습니다. LG전자 의류관리기 'LG 스타일러'와 꼭 닯았습니다. 중국 기업의 노골적 베끼기에 현지 행사장에 있던 관계자들도 탄식을 내뱉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광경, 낯설지 않습니다. 시계추를 3년 전으로 돌려볼까요. CES 2020에서도 중국은 카피캣 제품을 내세웠습니다. 피해를 본 기업은 삼성전자입니다. 최초 고안해 개발한 '더 세로' 형태의 TV 모양을 중국 기업이 그대로 카피해 전시했습니다. 중국 전자제품 브랜드 TCL은 이 사건을 계기로 '짝퉁 브랜드'라는 오명까지 얻었습니다.

고양이 사진을 보다가 '카피캣'을 떠올렸다. ⓒ 프라임경제


그럼에도 불구, 중국의 카피캣 제품은 다음해에도 등장합니다. 중국 TV 제조사 스카이워스인데요. 자사 '롤러블 OLED' 제품을 소개하는 온라인 설명회 도중 LG전자가 앞서 출시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제품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했습니다. 카피를 너무 잘한 걸까요? 아무튼 이 사건으로 논란을 불러왔죠. 

이에 LG전자는 카피캣 사례를 넘어 제품 사진을 무단 사용한 것에 대해 공식 항의했고, 스카이워스는 제품 이미지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이미지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며 공식 사과해 사건은 일단락 되었습니다.

카피캣이란 복사한다는 뜻의 카피(copy)와 고양이(cat)의 합성어로 독창적이지 않고, 남을 모방하는 사람이나 기업 또는 제품을 일컫는 말입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중국 기업의 카피캣은 이런 점잖은 말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바로 기술을 개발한 선두 기업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 점이죠. 차별화된 신기술로 건강한 경쟁이 이뤄져야 할 공간에서 아무렇지 않게 '짝퉁'을 대표 제품, 미래 기술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 비판의 대상입니다. 

중국 기업의 이런 행태는 비단 국내 기업이나 전자제품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해외 패션업계 기업들도 피해를 봤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패션기업 쉬인(Shein)에 대한 디자인 표절 소송이 잇따라 일어났는데요. 고소한 기업은 미국의 '랄프 로렌'과 선글라스 업체 '오클리' 등 대기업을 포함해 직접 제작한 상품을 판매하는 영세 업체까지 다양합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법원에서 제기된 쉬인에 대한 상표권 침해나 표절 소송이 최근 3년간 50여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중국 기업들은 카피캣 제품을 부끄러움 없이 내놓으면서도 예의없는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이런 행태가 최근에는 국제적인 문제로 불거지고 있습니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차이나리스(Chinaless, 중국산을 쓰지 않는 행위)"나 "차이나프리(Chinafree, 물건을 만들 때 중국산을 재료로 넣지 않는 행위)"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죠.

하지만 중국의 이러한 카피캣에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국내 선두 기업들입니다. 이유는 중국이 카피캣을 넘어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바탕으로 무섭게 쫒아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국내 첨단기술 유출도 심각합니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가 지난 10년간(2008~2018년) 적발한 국내 첨단기술 해외유출은 모두 364건입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중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제 중국 기업들은 '고양이를 보고 호랑이'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세계 각지에서 중국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기술 개발에 유출도 막아야 하고 카피캣에 대응도 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상황이 역전돼 중국을 쫓아가야 하는 신세를 면하기 위해선 국내 기업의 반전을 위한 해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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