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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中 코로나 확산'에 관련 테마주 난립…실상은?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3.01.05 11:38:42

시장에 떠도는 풍문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많다는 것이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코로나19가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중국은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감기약과 같은 의약품 사재기가 기승을 부린다. 산소호흡기를 비롯한 의료기기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소식에 즉각적으로 반응한 것은 국내 증시였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기 무섭게 제약주들과 관련 의료기기 주들이 요동쳤다. 한때 진단키트 관련주들도 간만의 반등세를 나타냈다. 이른바 '코로나 테마주'로 묶인 기업들은 관련 소식이 나올 때면 아직도 꿈틀거리는 추세다.

문제는 확인되지 않은, 혹은 오래된 소식이나 소문에 의존하는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 떠도는 풍문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많다는 것이다. 짧게는 몇 달부터 길게는 10여년 전에 있었던 소식을 부각하는 것은 물론,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데도 '비슷한 사업(또는 행위 등)'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엮는 경우가 태반이다. 

중국 내 코로나 확산 사태 초반 관심을 받았던 진단키트주의 경우, 본지가 중국에 진단키트를 납품 중인 업체를 찾기 위해 취재를 진행했으나 실제 진행 중인 기업은 찾지 못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과의 접촉이 있던 것으로 알려진 업체들 대부분 중국 진출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한 진단키트 업체 관계자는 "중국 내 진단키트 업체들과 가격 경쟁력에서 싸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업체들의 판매가 대비 거의 절반 수준이어서 수익을 볼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환자에게 필수적인 의료기기 중 하나인 산소호흡기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장사 중 멕아이씨에스만 유일하게 중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그 외 대부분의 업체들은 현재 중국과의 교류가 전무한 상황이다.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기본으로 하는 환자감시장치로 잘 알려진 국내 모 기업의 경우, 중국 코로나 사태가 부각될 때마다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중국으로의 직접적인 납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환자감시장치 업체가 중국 내에만 100곳 넘게 있어 자체적으로 해결이 될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기술적 측면에서도 중국이 뒤떨어지지 않는다. 중국 민드레이社의 경우, 오히려 우리나라에 수출해서 판매할 정도다. 중국에 판매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소회했다.  

코로나 백신과 관련해 주요 성분을 납품하는 모 바이오 회사는 최근 중국 내 팍스로이드 사재기 현상과 관련해 해당 이력이 주목받은 바 있다. 하지만 "백신과 치료제는 서로 작용하는 기전이 달라 아무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연관성이 없음에도 무턱대고 엮는, 말 그대로 루머인 셈이다.

사실 확인 없는 풍문은 비단 코로나 테마주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테마주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심한 경우엔 10년도 넘은 언론보도 등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인용하며 테마주로 엮는 경우도 있다"며 "본인의 돈이 들어가는 투자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간단한 확인 연락조차 안하고 '묻지마식'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단순한 소문이나 풍문만 믿고 도박하듯 급하게 매수하고 이윤을 남기려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며 "테마주나 관련주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이슈와 관련한 사실 확인이다. 이는 주식 투자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의 말처럼 주식은 도박이 아닌 투자다. 투자의 제1원칙은 계속된 공부와 정보수집이다. 새로운 소식을 알았을 때, "늦으면 손해다"라는 생각으로 허겁지겁 '사자'를 반복하는 것은 운에 맡기는 도박과 별반 다를 바 없다. 

혹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식 시장에서 당신이 특정 소식을 알았다면, 그건 그 누구보다 빨리 알게 된 것이 아니라 가장 뒤늦게 알게 된 것"이라고. 어려운 장이라지만, 투자의 기본은 지켜야 할 때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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